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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의 선물

프시케 psyche 2020. 7. 1. 21:25

 

 

 

 

 

연어의 선물

 

-프시케-

 

 

회귀 본능

물살 거스르며 

자신이 부화한 곳까지

가서 다시 알을 낳는다는

 정신력이 강한 너

 

저녁메뉴로 

연어구이를 하며

문득 든 생각

연어가 준 선물

 

후각 기억으로

오래전 태어난  자리를 찾는다지?

그래서 Brain Food 라고도 했던가?

 

  해야 하는 본분을 위해

거꾸로 물살을 가르는 초능력의 힘

오랫동안의

바다 생활을 접고

산란기 알을 낳기 위해

거센 물살을 견디며

갈 길을 힘차게 오르는 

머리좋은 너 연어야

 

너는 가면서 무슨 생각을 했었니?

그 오르던 길에

바다에서의 삶을 

되돌아보았니?

누군가에게 이기적이지 않았나

너의 삶에서 만난 많은 물고기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았는지를?

베풀기 보다 

받기만 하지는 않았는지..

사랑하기 보다는 

사랑 받기에만 급급하지 않았는지..

그래도 굳은 결심으로

어떤 삶이었는지 모르지만

단호히 접고

고향으로 떠날 수 있는

결단력있는 너 연어야

 

어서 고향으로 돌아가

 알을 낳아 번성 할 

너의 어린 분신들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생각과는 다르게

느닷없는 낚시꾼의 손에

걸려..

가야 하는 곳으로 가지 못하고

내 앞에 누워 있는 연어야

 

죽어서도 너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남기고

 비타민 B12며, 비타민 D는 물론

셀레니움 외에도 갖가지의

영양소로도

공헌한다지?

감사한다 

너 연어야..

 

어쩜 

예기치 않은 순간에

자신의 계획과는 다르게

마치지 못할수도 있다면

오늘이 마지막  날인것 처럼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너 연어야..

 

조금 짧아진 

이 가여운 생이

오늘 내게 준 좋은 선물

고맙다 너..연어야

 

아스라이 스치는 

책임감 강한 너의 일생에

내 삶을 오버랩 하여 상상하며

어쩌다

식탁 위에 놓인 너의 운명을

생각하니

왠지 

짠 한 마음에

손이 더디 가는 저녁식사 

좋은 선물 안겨준 너..연어야

 

 

* 어느저녁 연어구이를 먹으며 적어놓은 글

 

 

 

 

 

 

 

* 오늘 저녁은 연어 머리를 요리하기로 했다

 

 

2018년 4월 24일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