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고픈 9월 아침.- 영화 " The Kindergarten Teacher" 를 보고
" The Kindergarten Teacher"를 보고
-프시케-
시가 문득 말을 걸 때가 있듯이
영화가 어느날 갑자기 내게 다가올 때가 있다
"시"라는 소재 때문에
우연히 보게 된 영화
기대 이상만큼 흥미진진한
그러면서도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을
서스펜스 하게 느끼기도 한 영화
참 잘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대가 세대이니 만큼
점점 시, 문학, 글쓰기에
영상에 밀려 소홀해지는 것을
많은 이들이 느끼고 있을 즈음
잠시 고개 갸웃하며
생각할 수 있게 만든 영화
영화는
유치원 교사인 리사 (매기 질렐한)..
안정적인 직장과 평범하지만 자상한 남편
이제 대학 갈 나이가 된 다 성장한
아들과 딸이 있지만
뭔가 허전한 삶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야간 시 클럽에 등록을 해 다니고 있다
이렇다 할 좋은 시를 쓰지 못하는
자신의 시에 대한 재능 부족에
못마땅해하던 차에
자신이 가르치는 유치원에
5살짜리 지미(파커 세바크)가 우연히 읊는
시에 매료되고
그의 천재적인 재능에 매료된다
" 문득 시가 떠오르면.. 너는 읊고 나는 받아 적는 거야"
처음 그의 시를 적어
저녁 시 클럽 교실에서
그 시를 낭독하자
시를 가르치는 선생이며
같이 시를 공부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틀리다..
그러나 그 시가 자신의 시가 아니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점점 지미의 시를 낭독하며
만족해하고 있을 즈음
시를 가르치는 선생마저
자신의 시가 발전한다며
시인으로서 리사를 좋아하기 시작하고
유명한 시인들도 모이는 시 낭독회에서
지미의 시를 지미가 직접 낭독하는 것을
계획하지만
돈을 버느라 정신없는 지미의 아버지는
도와주지 않고 그의 재능을
하찮은 글 나부랭이나 쓰는 직업에
머물까 봐 리사의 재능을 아까워하는
조언을 신경 써서 듣지 않는다
점점 지미의 시에 매료되고
전화번호까지 지미에게 주며
시가 떠오르면
전화하도록 하며
지미의 시를 기다린다
그러면서 지미의 재능을 키워주겠다는
마음이 점차 지미의 시에 대한
욕망이 집착으로까지 이르게 된다
지미의 아버지에게 알리지 않고
시 낭독회에 데려간 것을 계기로
지미 아버지는 지미를 다른 유치원으로 옮기자
그러잖아도 점점 자신의 내면세계를 알아주지 않는
남편과.. 자신의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전화기나 SNS에 매달리는 세대로
성장하는 것 같은 아이들에게도
실망감이 들어가던 중..
지미의 다른 유치원에 가서
아이를 몰래 빼돌려 경치 좋은
캐나다 국경 근처로 수영과 소풍을 핑계로
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계획을
실천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듯 하지만
다 알고 있고
아무것도 느끼지 않을 것처럼
마냥 어린아이지만
모든 것을 느끼고 있었던
천진난만한 어린 시인 지미는
선생님 리사를 욕실 문을 잠그고
경찰에 납치범으로 신고를 한다.
자신이 납치범으로 까지 몰리게 되지만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도우며
마음 아파하기도 하는
리사의 생각은 지미를 더 훌륭한 시인으로서
대우해 주고 싶어 한 자신의 욕망이
자신의 모든 것을 망치게 될
집착으로까지 치닫는 것을 알면서도
지미의 재능과 그의 시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안다..
맨 마지막 장면
지미가 경찰차에 태워지고
문이 닫히자
늘 시가 떠오르면 리사 선생님께
그랬던 것처럼
공허하게 내뱉는 말이
심금을 울린다
" I have a Poem"
"시가 생각났어요"
그러나 그 자리에 리사 선생님은 없다
***
어떻게 보면
정말 단순한 영화인 것 같으면서도
복잡 미묘한 심리적인 요소가
많이 녹아있는 영화다
리사의 시를 향한 열망
작은 시인 지미에 대한 집착
리사에게 시를 가르치는 선생도
리사의 시에 매료되듯..
(결국 리사의 시가 아닌 것을 알고 실망함..)
사람이 지닌 재능에 반하는 것인지
그 사람에 끌리는 것인지..
그리고
리사의 그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기도 했다
시는 좋아하지만
시 짓는 것이 늘지는 않는..
나를 보는 듯..
이영화를 보며
잠자고 있던
이창동 감독의 "시"에 나오는
미자가 툭 미소 짓기도 하고
매디슨 카운티 다리에 나오는
프란체스카의
"흰 나방이 날갯짓하면
저녁 드시러 오세요""하는
대사가 스치기도 하고
그리고 "Il Postino"에 나오는
파블로 네루다와 우편배달부도
생각나며
내 잠자는 시에 대한 고품이..
지미의 시처럼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치듯..
내 허기진 심장을 노크했다
...
아... 시가 고프다.``
Anna,
-Jimmy Roy_
Anna is beautiful
Beautiful enough for me
The sun hits her yellow house
it's almost like
the sign from God...
The Bull
-Jimmy Roy-
The Bull stood alone
in the back yard
do dark
I opened the door
and stepped out
Wind the branches..
he watched me
blue eyes
He kept breathing to stay alive
I didn't want him
I was just a boy
Say "Yes"
say " Yes " anyway..
2019 년 9월 6일 금요일 시가고픈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