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겆이와 피아노
오늘은 날씨도 포근한데..
겨울비까지 내려 운치가 있는것 같죠?
아침나절..따끈한 Coffee 와 함께
즐거운 담소를 나눈후라 그런지..
조금은 더 행복해진 기분입니다..
주로 엄마들의 주제는 아이들이지만..
가끔씩 남편의 흉(?) 을 보는 적도
있음을 고백합니다..
왠만해선..옆지기의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는 저라서..
딱히 할말이 없어 이야기를 못했지만.
내가 만일 옆지기의 흉을 보자면 어떤것일까??
하고 생각을 해보았더니..
떠오르는 흉이 있어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쉿!! 비밀이예요..)
***
피아노의 선율이..
마음을 맑게 한다고
늘 마음에 새겼으면서도..
설겆이를 하고 있는데
옆지기의 서툰 솜씨로 치는
"주님 오실때까지" 라는 곡이
귀에 들어옵니다..
잠시 흥얼 흥얼 장단을 맞추다가
잠시 생각해본것이..
" 아니, 누구는 설겆이 하고 있고
누구는 피아노를 치고?" 하며
은근히 부아가 납니다..
" 이거 거꾸로 된거 아닌가??
우아하게 피아노를 쳐야 하는사람은
아내고..아내를 위해 설겆이를
도와야 하는 사람은 옆지기가 아닌가?"
또 속으로 은근히..불평을 합니다..
이번에는 연습을 하고 있는지..
"California Dreaming " 을 자꾸만 틀려가면서
치고 있습니다..
" 어?? 이건..어디선가 늘 듣던 곡인데..피아노
소리로 들으니..서툰 솜씨에도..
참 듣기 좋잖아 !..음 ..제법. 흉내는 내시고 계시군요.."
덜거덕 거리던 그릇 부딫히는 소리를 낮추며
조금 귀를 쫑긋 거려 봅니다..
"맞아.. 불평하는 마음보단..
피아노 선율앞에서 베푸는
관용이 더 어울리는 말이겠지?"
금새 생각을 바꾸어봅니다..
"아!! 피아노 소리 들으며
설겆이 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지..뭐.."
그래도 " 주님오실때까지" 라는 곡도
내가 좋아하는 곡이라..양손이 끝난뒤
처음 연습곡으로 선택했다는것과
" California Dreaming" 또한
나를 위해서 연주해주려..연습했을 것이라며
미소지어보며 자위합니다...
자칫..꿍얼거리며..불평했을 상황을
나 나름대로..긍적적으로 생각을 바꾸었다는것이
올해 세운 " 내가 배운것 실천하기" 의 진정한
실천의 행동이었음이 뿌듯합니다..
세상을 다 뒤져도..
피아노 소리 들으며 설겆이 하는 사람은
나를 포함해 몇 안될거라 믿으며..
사쁜 사쁜 젖은손을 닦으며
입가에 함박 미소를 지어보는
저녁은 피아노 소리와 함께
저의 마음을 행복하게 합니다..
아..그러고 보면 나야 말로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인가 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준비를 할때에도
저는 늘 피아노 소리를 듣습니다..
그뿐인가요??
교회에 봉사하며 하는 청소할때에도
간혹 목사님과 사모님의 피아노연주소리에
맞추어 청소하는 저는 그야말로
행복한 사람 아닌가요?
실은 어제 저녁에도
"Unchained Melody" 를 들으며
설겆이를 했다니까요...
"피아노치는 옆지기"가 있는 저는
정말 행복한 아내지요?
****
건희가 7살때
이웃 친한 친구가
컴퓨터를 가르쳐 준다는 조건으로
시작한 피아노 때문에
연습을 위해 마련한
피아노를..지금은 건희가 아니라
옆지기의 전유물(?)이 되어버린
사건이 생겼답니다..
건희가 배우는 바이엘 1, 2 권을
독학으로 2006년 말쯤에 시작해
지금은..연습으로 보고치는것에
서툴지만..제법 찬송가와
좋은 음을 연습하는 옆지기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답니다..
처음엔..조금 얄밉기도 했지만
워낙 음악에 소질이 없는 제가
할수 없는것을 재미있어라 하며
연습하는 그 열정의 인내에
생각을 바꿔서..대견하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덕에..저와 건희는 사실
피아노앞에 앉아볼 시간도
주어지지만..
본인의 실력이 어느정도 되면
건희를 야무지게 가르쳐 주겠다며
기다리게 한지가 벌써 1년이 되어간답니다..
아마 곧..건희를 직접 지도할 날이
머지 않았겠지요?
저도 기대해 보지만..
제 순서는 워낙 바쁜
자잘한 스케줄때문에
우아하게 피아노를 칠시간이
안 올것 같은 불안한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저는
"피아노 치는 옆지기" 를 둔
행복한 아내라고
자랑해도
생각하기 나름이더라구요..
불평쪽으로 생각하다보면
한없이 불평이 되겠지만..
다른 한편에 반드시 좋은 쪽이
있다는것을 생각하며
저는 되도록이면..좋은 쪽을먼저
보는것에 익숙해질때까지
연습하며..하나 하나..
실천을 해보려고 한답니다..
문제를 보실때..
어떤쪽을 먼저보시나요?
이왕이면..좋은 쪽을 먼저봐 보는
연습을 해보시지 않으시겠어요?
상황은 늘 180도 틀려진다는것을..
행복은 기다리는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또..두서없는 짧은 경험을
끄적여 본 날입니다..
오늘도 밝고 좋은 쪽을 보면서
행복을 만들어 가기로 해요..
2009년 1월 24일 토요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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