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엄마의 일기
(볼링장에서 있었던 일)
** 주일에 있었던 아이들과의
교회 볼링대회 후
볼링장 내부
여러 가지 예쁜 색깔의 볼링볼
영준의 의 볼링 form
건희의 볼링 치는 모습
트로피..
트로피 받은 건희
****
고슴 도치 엄마의 일기
-프시케-
교회 볼링대회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던 건희는 작년 볼링대회에서
국민학교 부에서 일등을 했다는 것 때문인지
그 볼링대회 이후, 늘 볼링을 하고 싶어 했습니다
일주일 전 아빠의 다른 일 때문에 참석이 불가능할지 모른다는 말을 듣고
일주일 내내 풀이 죽어있던 건희는
자신의 작년 결과를 믿고 있었던지.
은근히 등수 안에 들려고 하는 마음이 있는 눈치입니다
교회에서 친한 친구가 작년에 등수에 들지 못해서인지
올해에 토로피를 타면 그 친구에게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만일 그 친구가 트로피를 타면.. 건희는 있으니까
친구더러 가지라고 했다는 거예요
아마도 이번에도 자신이 또 등수 안에 들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을
생각하면 어이가 없기도 하지만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에는 슬며시 웃음이 나옵니다.
분주하게 사진을 찍느라 왔다 갔다 하는 사이
힐끔 건희의 모습을 보았더니
잘 안 맞는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하며
즐겁지 않은 표정이어서 옆으로 슬쩍 가서
말해주었습니다
" 무슨 경기든 반드시 이기겠다는 마음이 너무 강하면 잘 안되지만
편안하게 즐기면서 승패에 관계없이 느긋하게 하렴,
오서 코치님이.. 김연아 선수에게도 그렇게 했다잖니?"
이야기는 그렇게 해놓고 가만히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자신이 얻은 토로피를 다른 사람에게 조건 없이
줄 수 있는 만큼의 마음은 어떤 크기의 우정일까?
순수한 아이들의 우정의 마음을 느끼며
게임이 끝난 후 건희에게 이렇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 건희야, 보거라,, 네가 처음 잘 안되는듯한 게임도
너의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보시고 하나님이 잘 못한듯한 너의 점수로도
2등 트로피를 받게 해 주신 거 보았지?
게다가 네가 받은 트로피를 주지 않아도 네 친구에게도 트로피를 받게 해 주셨잖니?
그것도 1등으로.. 그러니.. 건희야 늘 그런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는 건희가 되렴.."
건희와 친구는 둘이 얼싸안고 팔짝팔짝 뛰며 좋아합니다
웬만하면.. 일등을 못했다고 억울해하거나 시무룩해할 만도 한데
그래도 같이 상을 받았다는 것에 저렇게 좋아하는 모습이.. 참으로 귀여운
우정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한편 영준이는 그전날 교회 친구의 생일 파티로
Spend Night를 하고 교회에 와서 예배후 축구를 하고 온상태라
힘이 들어 보이는듯하더니.. 첫 번째 게임에는
차분히 또박또박 치는 것 같더니
어른들이 치시는 훅을 시도한답시고
거터에 볼을 빠뜨리며.. 점수가 첫 번째와 차이가 나는 것 같아
슬쩍 옆에 가서 이야기했습니다
" 영준아, 아까 치는 것처럼 치면 잘 치겠는데 왜 굳이 훅을 시도하지?
열심히 하는 것 같지가 않는구나, 너는 트로피 타고 싶지 않니?"
이 말에 영준이의 말이 의외였습니다
" 엄마, 다른 친구들한테도 기회를 줘야지요
너무 이기려고 한다면 좀 그럴 것 같아요.. 다 같이 친구인데.."
조금 의아하기도 하고 속으로 핑계치 고는 참 잘 골라서 하는 말이려니 싶었지만
그 말이 핑계라는 것을 알면서도 은근히 미소가 나왔습니다..
속으로는 영준이의 진심 어린 마음이었기를 바라면서
또 한마디 합니다..
" 엄마는 네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고 싶었단다
네 솜씨를 충분히 발휘하지 않는 것 같아서..
축구할 때처럼 열심히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이렇게 말하면서도 엄마가 너무 슬부룍을 부추기는 건 아닌지,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은 채.. 혼자만 이기라고 하는 모습이 아닌지..
속으로 되내어 보며 또 말합니다
"그런 거였니" 그렇다면 네가 멋진 영준이가 틀림없구나
다른 사람을 위해 기회를 준 너의 마음이지만
사실 그 말을 잘못 들으면 자만의 소리일지도 모른단다.. 그러나 너의 그 마음을
순수한 쪽으로 보기로 했단다.. 너의 친구 생각하는 배려의 마음으로 말이야..
그러나 다음부터는 일단 주어진 일에는 일이든, 게임이든, 공부든, 운동경기이든
너의 최선을 다해 그 일에 집중하는 열심도 보고 싶구나..
그러면.. 그에 따른 결과가 더 좋지 않을까?"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같은 볼링게임을 하면서 건희와 영준이가 보여준 행동들이
작은 기쁨의 미소를 짓게 해 준 것이 흐뭇합니다
이것이 아마도 다른 사람이 보기에 고슴도치 엄마의 자식 사랑이 아닐까요?
요즘엔 너무 이기고 보는 세상
이겨야만 대우받는 세상이다 보니
이기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가끔은 스포츠 경기나 게임에서 이긴 사람에게
관심이 쏠리고 진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냉정한 것을 보며
진 사람들의 그 절망스러운 모습 때문에 경기를 피하기도 하는
소심하고 나약한 면을 닮은 게 아닌가 하면서도
긍정적인 쪽으로 제게 맞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영준이의 말도 핑계가 아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었으리라 믿고
건희의 트로피를 타서 타구를 주겠다는 순수한 어린 우정과
본인이 이기고 싶은 마음보다 다른 사람이 이길 기회를 주겠다는
핑계 아닌 핑계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싶은
반드시 이겨서 상을 탄 것보다 또 다른 흐뭇한 미소도
아마.. 고슴도치 엄마의 자기 위안이 아닌가 싶습니다..
화요일 아침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을 가르쳐준 영준이와
귀엽고 순수한 우정을 엄마에게 일깨워준 건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오늘은 아이들에게 엄마에게 준 교훈을 고맙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해주고 싶어 지는 날입니다
일등이 아니라도 꼴찌가 되어도
사람을 생각하는 그 따뜻한 마음이 먼저라는 것을 아이들이
진정으로 배우고 익혔기를 바라면서
엄마도 이런 우정과 배려하는 마음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준 오늘
언제나.. 마음 훈훈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아이들로
자라주기를 또 하나님께 기도드리며 감사드립니다..
사랑한다.. 얘들아..
2010년 4월 27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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