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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he Sense of an Ending" 을 보고

by 프시케 psyche 2020. 7. 8.

 

 

 

 

 

 

 

 

 

 

 

 

 

 

 

 

 

 

 

 

 

 

역사는 불완전한 기억과 불충분한 문서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

 

영화 " The Sense of an Ending"을 보고

 

-프시케-

 

우리는 정말 우리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할까?

 

영화 " The Sense of an Ending" 은

정말 반전이 "What ?"  하게 만드는 영화다

역시 맨부커 상을 받은 작품을 토대로 한 영화다 보니

걸작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기억은 우리를 배반하고

착각은 우리를 행복으로 이끌듯이

영화는 

노년의 화자인 토니 웹스터는

기상 후 커피를 내려 마시고

 신문에서 자신이 기고한 글을 읽고

그가 일하는 카메라 가게로 나가는 도중

 

지나던 우체부가 건네준 Certified Mail

한통을 받게 된다

 

 

" 우리 젊은 시절에는 자신의 감정이

책에서 읽은 것 같은 그런것이기를 바란다

그 감정이 자신의 삶을 뒤집기를,

새로운 실제를 창조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 촛점이

속도 내기를 고집하게 되고

모든 것이 너무 빨리 다가오게 되면

중년이 되고, 장년이 되고 노년이,,

시간이 흐르면 우리는 좀 더 부드러운 것을

원하게 한다.. 그렇지 않은가?

당신은 당신의 감정이

당신의 삶을 지탱하면서

그 순간이 되었을 때

그 감정이 당신들에게

모든 것이 다 잘 돌아갈 것이라고

말해주기를 바란다

그런데 뭔가 잘못된 점이

있지 않을까?"

 

영화가 시작되면서

나오는 토니의 독백이다

 

 

1960년대 말 16세 이상만 다니는 영국 한 고등학교를 

회상한다

 

역사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질문을 한다

 

헨리 8세 시대의 특징에 대해

말해 보겠나?

한 학생이 

"불안이 있었습니다

큰 불안이.."

 

새로 전학 온 아드리안 핀에게 묻자

 

" 잘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무엇을 모르나?"

" 제가 무엇을 모르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건 철학적으로 자명한 것이죠.."

" 우리가 아는 것은 무언가 일어났다는 것이죠..

" 다시 말해 주겠나?"

" 무언가 일어났다는 거죠.."

모든 사람이 가장 진실하게 말해 줄 수 있는

역사의 특정한 시기에 대해서는..

무슨 일인가가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책임을 전가한다는 것은 완전한 자기 회피가 아닐까요?"

우린 한 개인을 탓하고 싶어 하죠..

그래야 모두 사면을 받을 테니까..

그게 아니면 개인을 사면하기 위해

역사의 전개를 탓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모두 부정 부적인 카오스 상태 탓이라 해도

결과는 같지 않을까요?

제 생각에는 지금이나 그 때나

개인의 책임이라는 연쇄 사슬이 이어져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고리 하나는 모두 불가피한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모두를

비난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사슬이 긴 건 아니죠..."

 

이렇게 이야기하는 천재적 두뇌를 가진 

아드리안의 대사가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매사에 분명한 여자와 미스터리를 남겨두는 여자

그리고 이는 남자가 여자를 볼 때 가장 먼저

감지하는 것이며.. 가장 먼저 그를 매료시키는 거나

그렇지 않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지"

 

 

영화의 매력은 아무래도 상을 받은 소설로 

만든 영화여서겠지만

상당히 매력 있는 대사들이 많이 나온다..

 

 내용은 

토니 웹스터와, 콜린 심슨 , 알렉스 스튜어트 

그리고 나중에 합류한 아드리안 이 네 청년들은 절친이다.

그중 

 토니와 아드리안 그리고 베로니카라는 여학생과 연관된

 기억과 윤리를 소재로 한 심리 스릴러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저위의 내용들은

이 네 친구들의 고등학교 시절 교실에서 토론하던 내용들이다

어느 날  2년간 같은 반이었던 롭슨이라는 학생이

여학생을 임신시킨 후 다락방에서 자살했는 소식을

조회 시간에 들은 날

 역사시간에 유난히 조용하다는  선생님의 말에

 아드리안은

이야기한다.

"역사가의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

책임을 특정한 열매 맺는 경기장 탓으로 돌리기 위해서죠

"좀 더 자세히 해주겠나?"

"역사가들은 해답을 갈구합니다.

누가 비난을 받아야 할 것인지..

이 사건 또한 그 잔혹한 행위에 대해서 말이죠.

하지만 모르겠습니다

어떤 땐 그것을 안다는 것은

저에게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계속해 보게나"

"패트릭 그랑지는 이렇게 말했죠..

역사는 어떤 시점에서 생산된 확실성이며

그 시점이란 기억의 불완전성이

문서화의 부적절성과 만나는 시점이다" 라구요..

그건 빅터(승자)의 거짓말입니다

그것 또한 패배자들의 착각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한...

 

답슨의 자살을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답슨의 자살이

여자 친구가 임신을 해서라면서요"

 

" 돕슨의 죽음은 개인적인 문제네.."라고 하자

 

" 아니요 그것 또한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 그가 죽은 이유는 죽은 사람 돕슨만이 압니다" 

 

 

이후 각 친구들은 대학에 진학하게 되는데

토니는 브리스틀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아드리안은 캠브리지에서 철학을 공부하게 되며

콜린은 서식스 대학으로 가고..

엘릭스는 아버지의 사업에 투입된다.

서로는 편지를 주고받는 사이다.

토니는 대학에서 여자 친구 베로니카를 만나 사귀게 되는데

방학 때 베로니카의 집에 방문해

그녀의 가족과 식사를 하기도 하는데

식사 대화에서 나누는 문학 이야기

딜란 토마스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캠브리지에 다니는 베로니카의 큰 오빠 잭이 읊은

"바람이 산들 불고

우드 필드의 신부들은

다가오는 여름 서리를 바느질하리니.".

그러자 베로니카의 엄마 사라는

라킨의 시로 대답한다

"낮에는 하루 종일 일하고

밤에는 반쯤 취하리니

4시까지 깨어서

적막한 어둠을 듣노라면

나는 보노라

때가 이르매

커튼의 끝이 밝아오는 것을"

 

다음날 아침 베로니카의 엄마의

" 베로니카에게 너무 많은 것을 주지 말라"는

의미 심장한 말을 뒤로 한채

베로니카와는 그 이후 서로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헤어지게 된다

그 후 친구 아드리안에게

자신이 베로니카를 사귀게 되었다며

편지를 토니에게 보내온다

어이는 없었지만

그는 잘 사귀어 보라고 

축복의 편지를 보냈다고 토니는 생각한다

 

졸업 후 미국 여행에서 돌아온 후 

아드리안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유를 모른 채..

4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토니는 변호사인 아내와 이혼 중이고

레즈비언인 임신한 딸이 있고 

 라이카를 비롯한 빈티지 카메라 상점을 하고 지내던 중

베로니카의 엄마 사라 여사의 

아드리안과 잘 지내 주어서 고맙다는 말과

400파운드와 아드리안의 일기장이

있다는 편지를 사라의 변호사로부터 받는다

그는 400파운드는 받았지만

편지와 함께 동봉했다는 

일기장을 받지 못하자

변호사를 찾는다

그러나 

베로니카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핑계로 더 이상 도울 수 없다고 하자

일기장을 찾기 위해 

베로니카를 만나려 수소문 해 만나지만

여전히 쌀쌀한 태도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도 나누지 못한 채

다만 편지 한 장을 건네받는데

그 편지 내용을 본 토니는 충격을 받는다

베로니카와 아드리안을 저주하다 못해

둘 사이에서 태어날 아이까지 저주하는

저질스런 내용 게다가

베로니카 엄마가 베로니카를 

아주 음탕하게 표현했다며

엄마를 만나 물어보라는 내용까지 있었던 것이다

충격에 싸인 토니는 

몰래 베로니카를 뒤를 쫓는 중

자폐증인지 장애를 가진 청년과 같이 있는

베로니카를 보자

자신이 보낸 편지대로

자신의 저주가 적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점점 궁금해지는  죄책감에

그 자폐증 청년이 자주 가는 식당에까지 가서

그를 지켜보다가 

그를 보살피는 봉사자를 통해

그 청년이 베로니카의 아들이 아니라

동생이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아니? 이건 뭐야?

라는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랄까?

정말 엄청난 반전 이 있는 

마지막까지 궁금하게 하는

과연

  맨부커 상을 받은 영국 작가

줄리언 반스의 소설에 더 매료되게 하여

책으로 다시 읽고 싶어 하게 하는 영화였다

 

이 소설이 맨 부커상을 탈 때

줄리언 반스는 

비록 150여 페이지의 소설이지만

두 번 읽게 돼는 책이라고 했다는 말에

급 공감을 하게 되

었던 영화다

 

 

**

 

진정 우리의 기억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우리는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건 아닐까?

토니의 고등학교 역사 시간에 나온 이야기처럼

토니의 불완전한 기억의 시점과

불확실한 편지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져야 할 확신 대신에

 왜곡된 기억 때문에...

그 기억에 의해 잔혹하게 농락당한 현실이랄까?

 

 

 

소설이나 영화는

반전이 주는 매력이 있어야

잘된 소설 잘된 영화다...

이영화는 반전도 반전이지만..

매력적인 구절들이 많이 나와서

더 매력적이다

 

 

"얼마나 자주 우리는 우리 인생에 대해

말하곤 하는가?

얼마나 자주 우리는 고치고

꾸미고 교활하게 잘라내는가?

더 길게 살아갈수록

주변에서 우리에게 말해주는 사람이

적어진다

우리의 인생이 우리의 인생이 아니라고 말이다

그것은 그저 우리 인생에 대해

우리가 말하는 이야기일 뿐이다

실제로는 우리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나는 내 마음속에서 생각해 본다

향수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것으로 인해 고통을 받았는지

나는 향수적이라는 생각 한다"

 

이런 대사를 하며

 

토니는 아내 마가렛과 딸 수지가 태어났던 날

그가 한 살이 되던 해..

지난날들을 회상하며

자신이 젊었을 때 얼마나 감정적이었는지를...

이 일을 계기로 미세하게나마

지루하고.. 고집쟁이였던 자신을

돌아보며 달라진 토니의 일상을 보이며

영화는 끝난다

 

 

 

 

 

 

**

 

우리 인생의 역사는 과연

후대에 어떻게 기억될까?

점점 나이 들어가면서 드는

불완전한 기억과

적어 놓았거나 적어놓지 않았거나

불확실한 글들이 만나는 데서

빚어지게 될 어떤 확신?

 

아.. 좀 생각해야 할게 많게 만드는 영화다..

 

 

 

2019년 9월 20일 금요일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