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빈다
- 나태주 -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
미쳐 만끽할 시간도 없이
저만치 손을 흔들고 있는 시월이...
챙 넓은 모자 쓰고
떨어진 낙엽을 밟을 시간도 없이
브라운 코트 깃을 올리고
멜랑콜릭 한 분위기를 연출할 시간도 없이
10월의 마지막 날엔
스모키 마운틴으로 가
곱게 물든 단풍을 보기로 해 놓고
그 마저 못하고 말았다
얼마 남지 않은 이 시간에
어쩌면 갈 수도 있지 않을까
가는 희망을 걸며
오늘...
저 먼 곳에 있는 스모키 마운틴에게 말한다
가을이다...
아프지 마라..
2022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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