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비 내리던날1 <6>안개비 내리던 날 https://youtu.be/a9pTtV0N1SA 안개비 내리던 날 -조 사 익 (趙司翼)- 작은 빵집과 꽃 가게가 아래층을 채우고 있는 둔탁한 소리를 내는 통나무 계단을 열서너 번 오를 즈음. 그 옛날 이름 없는 무명 화가가 가난을 그리다 간 흔적과 건반에 올려 보지도 못한 악보가 먼지 낀 다다미 방바닥에 나 뒹구는 모습을 연상케 하는데 긴 한숨을 타고 뿜어져 나오는 담배연기가 생성과 소멸의 반복 속에서 창밖 안개비 속으로 사라져 가는 풍경을 건네며 나를 맞이하는 시인의 모습이 아름답다 전시회에 내걸었던「하늘 시인」이라는 포스터와 릴케의 「장미」라는 글이 빼곡한 그림 한 장이 송판때기 벽을 채우고 있을 뿐 호사스러운 풍경들은 그 어디에도 없건만 왜 이렇게 내 마음은 따뜻하게 전율하는 것일까 향 진한 .. 2023. 5.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