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Coffee와
아름답고도 슬픈
10월의 밤
-프시케-
Black Coffee 그리운
10월의 밤
-프시케-
비 온 뒤의 어둑어둑한
밤하늘 사이로
아직 차지 않는 반달이
까칠하게 내려다보는
10월의 밤
여기저기 나부끼는 가을 잎들이
앞 다퉈 을씨년스럽게
고독을 나르는
10월의 밤
아름다운 님의
미소처럼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Black Coffee 향 속에
차오르는
그리움 한잔..
가을비의 빗살무늬들은
자동차의 불빛 사이를
곧고 신비로운 몸짓으로
아스팔트 위로 사뿐사뿐
내려앉고
무지개 여신의
재촉으로
은은한 달빛 주위를
맴도는 솜털 같은 달무리와
함께 마시는
Black Coffee 한잔
옷깃 살며시 헤집으며
다가오는
수줍은 그리움을
검 은향으로
감싸 주는
향긋한
Black Coffee향이여
스산한 가을바람은 딴청 부리며
떨어진 나뭇잎 하고만 소곤소곤 정담을 나누고
내게 곱게 눈 흘기는 그리움 한 조각 두둥실 떠있는
밤하늘의 작은 별들도
코를 벌름 거리는 먼 곳까지 향그러운
진하디 진한 Black Coffee 향이여
정겨운 어머니와의
도란도란 수다 도식 어가는 커피잔 위로 생기를 얻고
무르익어 가는 밤 내 어린 시절의 기억들에 몰래 귀 기울이며
창가의 나무들 도시 샘 하게 하는 밤
이 밤이 지나면 조금은 더 영글어 있을
아침 산책길의 도토리를 떠올리며
밤새워 두런두런 이야기의 실타래를 끝없이 풀어대는 밤
아름다운 Piazzolla의 Le Grand Tango 선율은
갈색 향기 가득한 Black Coffee 잔속에 애잔하게 젖어들고..
내 어머니의 푸근한 젖가슴 같은 풍성한 이야기보따리가
몽글몽글 여물어 가는 밤
두꺼운 머그잔 을지나 전해져 오는
따뜻한 Black Coffee 의 온기를 감싸 안네
스러져간 한 전설과의 아쉬운 작별
하얀 사과꽃 한송이 떠난 영혼 위에 살포시 올려놓는 밤
평소 즐겨 입던 검은 티셔츠들을 연상케 하는
칠흑 같은 Black Coffee 향이여
못내 떠나지 못하는 핼쑥하게 야윈 미소로 간신히 부여잡은
슬픈 이 세상의 야윈 손 어깨에 올려놓고
아쉽게 떠나며 밟아 보는
슬픈 마지막 탱고의 스텝과 함께
진하디 진한 검은 멜로디로 아득하고 깊기만 한
10월 의 밤하늘을 노련하게 미끄러져 가네
Black Coffee 와어느 아름답고도 슬픈 10월 의 밤..
2011년 10월 6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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