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영준이가 아버지 날에 만든 팬케익
아침상입니다
안녕하세요? 이향숙 님
오늘도 기온이 100도를 넘는다고 했지만
아침 녘에 새벽 공기와 함께
이슬을 밟으며.. 복분자와 데이트한
아주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복분자 덕에 운동은 못했지만
열매를 따는 작업 또한 운동이 되는 것을 깨달으며..
흠씬 흘린 땀으로 상쾌한 아침이었습니다..
오늘은 Father's Day를 맞아
옆지기에 대한 글을 또 올려봅니다
이글과 듣고 싶은 음악은요 Beyonce Knowles의 He still loves me
를 이향숙 님.. 김영 선생님,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과 사랑하는 애청자분들과
듣고 싶습니다
***
사슴... 그리고 쓰레기통이 준 선물
저는 사실 빗길 운전이나
밤 운전에 많이 익숙한 편이 아니라
이 두 가지 운전을 가급적 피하는 사람 중에 하나랍니다..
그래도 커다란 사고는 내지 않지만
가끔 집에서 나갈 때..(특히 급하게 나갈 때..) 뒤로 나가다가
몇 년을 동그랗게 키워놓은 키 작은 정원수를 밟아놓기도 했었고
Parking lot의 앞 구분대를 넘어서 차 밑동을 찌그러트렸다던가
하는 작은 사고 빼고는 그래도 대형사고 없는 저였지만
얼마 전.. 비교적 저희 집에서 먼 편인 정오네 집에 다녀오다가
예쁜 사슴 두 마리가 데이트하는 장면이 목격되었는데요
옆에 타고 있던 옆지기는 브레이크를 밟으라고 했지만
당황하기도 했고.
끼~~ 익 소리 나는 것으로 두 사슴을 방해하고 싶지도 않았고
늦은 시간에 뒤에서 잠든 아이들이 앞으로 갑자기 쏠릴까 봐
브레이크를 세게 밟는 대신..
어~ 어~~ 하면서 지그시 밟는 바람에.. 그만.. 암사슴을 살짝 건드려서
넘어뜨린 사고가 발생을 했답니다..
이 녀석이 그래도 제가 천천히 밟은 덕분데.. 넘어졌다가 벌떡 일어나서 숲 속으로 달려갔지만
크게 다친 것 같지 않아 안심을 하기도 전에..
옆지기는 얼른 밖에 나가 차가 어느 정도 손상이 되었는지
체크를 합니다..
다행히.. 옆지기는
" 우~와.. 이만하기 천만다행이다.. 대부분 사슴을 치면.. 차가 찌그러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유리를 깨고 사슴 다리가 달려들어 운전자나 앞좌석의 사람들이
많이 다치는데..... 정말 운이 좋은 거야..
그런데 왼쪽 헤드라이트가 완전히
깨졌네..." 하며.. 차에 탄 후.
하이빔 라이트를 켜는 법과 브레이크는
돌발 시에 빨리 밟아야 하는 것이라며
운전강의를 듣고 온 후 며칠 후에
옆지기는 헤드라이트를 주문해서 직접 고쳐놓았습니다.
그래도 잔고장 없이 5년을 여러 방면으로 우리와 동행했던
우리의 Family Van을 기특하다고 한번 어루 먼저 줍니다.
이 일이 있고 몇 주가 지나지 않아
아침에 건희가 일어나서 갑자기
" 엄마.. 아빠 차가 갑자기 찌그러졌는데.. 아빠가 우는 꿈을
꾸었어.."라고 하는 것입니다..
별생각 없이 듣고 지나간 다음날
아침에 영준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도중
마침 쓰레기 수거로 유난히 길 앞으로 쑥 나와 있던
이웃의 쓰레기통 모서리를 받았는데
오른쪽 백미러 전체가 목이 부러지고.. 거울은 온데간데없고
축 늘어진 백미러 잔해를 대롱대롱 매달고 오는 길에
땅에 떨어져 있던 깨진 거울을 집어서 집으로 와서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 있잖아.. 나 사고 쳤어.."라고 하자
누워있던 옆지기는 큰 사고가 난 줄 알고
눈이 휘둥그레져서 벌떡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더니
이리저리 둘러보고
"운전 좀 조심하지.. 얼마나 빨리 달렸길래
대부분 백미러는 꺾이거나. 뒤로 젖혀질 수 있게
유동성이 있는데.. 이건 똑 부러졌네.." 하면서
구시렁거립니다..
사실 주택가라 살살 달려야 하는 거 알면서
시간이 좀 늦은 것 같아 약간 over speed 한건 사실이라
반성을 하고 있는 중이었지만
시침 뚝 떼고..
" 다른 집들은.. 쓰레기통을 안쪽으로 올려놓는데..
유난히 그 집만 앞으로 나와있을게 뭐람?? "
그러면서.. 괜스레.. 다른 사람을 탓하는 척합니다...
죄지은 마음에 옆지기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차한테도 영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 백미러도 며칠 후.. 직접 주문해서
새것으로 갈아 끼운
옆지기의 손재주도 영 신기한 게 아닙니다..
그런 후 2주 후엔 또 낚시터에서
일행과 함께 돌아오려고 시동을 거는데..
배터리가 나가서 시동이 안 걸리는 사건이.
다행히 있었던 점프 기계로 옆 차의 도움으로
시동을 걸어 돌아오긴 했지만..
연달아 한 달 사이에.. 차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 지 2주일 후
옆지기는 수요일 저녁 갑자기
올 시간인데도 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데
전화가 벨이 울렸습니다
" 오늘 당신 주려고 새 차를 한대 구입했는데.."
" 당신은 오늘 나 뭐 해줄 건데?"라고 합니다..
아니 갑자기 왠 새 차를.? 하고 말하려는데
옆지기는 이야기합니다
" 일전에 차도 시동도 안 걸린 적도 있고.
행여라도 당신이 운전하다..
중간에서 서버리리기라도 하면
안될 것 같아서 며칠 골라서. 한대 뽑았지.. 뭐.."
"아니.?. 무슨 날도 아닌데.? 웬 차 선물?"
"그리고 무슨 차를 타고 싶은지 묻지고 않고?"
하며. 그렇게 덤덤하게 말을 하긴 했어도..
"가뜩이나.. 낼모레면.. Father's Day인데..
오히려 내가 선물로 차를 받네!"
하면서.. 미안해지기까지 했답니다
속으로는.."그냥 있는 차 타도 되는데."
그러면서 옆지기의 자상함을 고마워하긴 했지만
막 뛸 듯이 기뻐하며 좋아하진 않았었지요...
여늬 사람들처럼.. 차에 그렇게 욕심이 없기에..
굴러가기만 하면.. 그냥 타고 다니는 정도의 관심밖에 없다가
그래도 새 차를 타보니.. 사람 마음이 그리 간사해지는 거라는 걸
느끼기도 했답니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좋은 차 타령.. 새 차 타령을
하는 거구나를 생각하며 웃어봅니다
새 차에서 나는 특유의 가죽 냄새와.. 시원한 에어컨디션에..
음향도.. 서라운드로 멋지게 들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그전차보다는 밖에 소음도 안 들리고 스무스하게
비행기로 달리는 기분 같다고 스스로 즐거워하며
혼자서 괜히 기분이 좋아 슬면서 미소 짓는 저도
영락없는 속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Father's Day에.. 무얼 선물할까 하다가
아이들과 조그만 선물을 사서 포장을 해놓고 기다리면서..
생각지도 않게 받은 새 차 선물에
새삼 옆지기의 엉뚱한(?) 마음 씀씀이에 감사를 하고 싶어 지기도 하고
아버지 날에.. 자동차 선물 받은 저의 감사를
이렇게.. 부족한 글로나마 전해주고 싶습니다..
오늘 쑥스럽지만 자주 표현하지 않던 표현을
해보고 싶습니다..
" 여늬 아버지도 그러시겠지만.. 언제나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서슴없이 하는 당신의 가족사랑이 고맙습니다"
"우리가 엮어놓은 가정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지켜야 될
부모의 책임이며 가족을 위해서는
최선을 다하는 이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좋은 아빠이고 싶어 하는 당신은 정말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들의 좋은 아빠입니다 "
"아빠!! 당신을 사랑합니다!!"
" We love you!!"
"Happy Father's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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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20일 토요일
캐서린에서
프시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