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 카스텔라와 할머니 생각
- 프시케-
일전에 냄비 카스텔라를 만들 때
계란 흰자 거품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볼품없는 카스텔라가 탄생했다
사실 처음 한 것이었기에
그래도 맛은 제대로 났던 것에 만족했다
그 후 몇 차례의
거품 만들기
일명 머랭 치기를 위해
부단히 도 연습했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이제 순서며
재료의 양까지 다 외우게 되었다
카스텔라 만드는 사람마다
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나는 이번에 밥통으로 하는 카스텔라를 위해
인터넷 써칭으로
네이버의 한 블로거님의 밥통 카스텔라 레시피를
따라 하게 되었다
머랭 치기의 순서와.. 계란 흰자 양.. 그리고
세 번에 나누어 넣어야 하는 설탕의 양
게다가 거품기를 쓰는 속도와 시간에도
다 순서가 있음을 알았다
아침이고 밤이고
몇 번의 카스텔라를 만들어 놓고
옆지기와 건희에게
맛있느냐고 묻는 말에
옆지기는 자신이 만들어 놓고
자신이 감탄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고 말했지만
카스텔라는 정말로 맛있다고 했다
카스텔라를 먹으며
옆지기는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이야기했다
늘 할머니께서 카스텔라를 만들어 드리던
할아버지가 언제나처럼
카스텔라를 후식으로 다 드신 후
뇌졸중으로 쓰러져
돌아가셨다는 말을 하며
할머니 할아버지가 보고 싶다고 하셨다
지금 살아계시면
손주 며느리가 만든
카스텔라를 맛 뵈어 드렸을 텐데 하며
아쉬워하는 옆지기를 보니
요즘 부쩍 옛 추억이 생각나나 보다
어제는 어렸을 적 삼촌들과 있었던
아주 오래된 추억을 에피소드 1,2,3... 20개까지 적어
작은 아버님들과의 단톡 방에 올렸더니
그 오래된 기억들을 아직도 하고 있느냐며
놀라셨다고 한다
어제저녁으로 메밀국수를 먹은 후
한 개 한개 에피소드를 써놓은걸
읽어주는데..
정말로 기억력이 엄청 좋은
옆지기의 에피소드 릴레이에
나도 놀랐다
옆지기는 옆지기대로
옛 추억.. 그리고 보고 싶은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작은 아버님들과의 추억으로
읽어 주면서도 목이 메어 한다
우리도 이제.. 나이를 먹어가나 보다
이 카스텔라를 시할머니 할아버지께
드려보지 못한 게 아쉬웠다..
우리 할머니
- 프시케-
우리 할머니는 항상
이 없는 얼굴로 활짝 웃으셔도
그렇게 귀여우실 수가 없으셨다
아흔이 다 되신 우리 할머니는
언제나 손주들과 항상 같이 일어나
움직이셨다
우리 아버님은 둘째 셨지만
언제나 우리집에 계시는 걸 좋아하셨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우리 집에서 사시다 돌아가셨다
키가 작으신 할머니는
언제나 흰 모시 한복을 입고 다니셨다
흰머리 곱게 빗어
비녀를 꼽고 다니셨던
우리 할 머니
항상 웃는 할머니의 모습을
언젠가 뵌 큰 고모님이
우리 할머니를 많이 닮으셨다
할머니가 좋아한 음식은
다 생각 나진 않지만
언제나 고추짱아찌를 잘게 썰어
무친 것을 좋아하셔
우리에게도 자주 만들어주곤 하셨다
지금도 나는 입맛이 없을 때
즐겨 먹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 간장식초에 담근 고추장아찌다
할머니도 단것을 좋아하셨는데
호두과자를 좋아하셨다
나도 그것 때문인지
천안의 명물인 호두과자를
지금도 한인마트에서 보면
사서 먹는다
호두과자의 맛이
어찌 보면 카스텔라에
호두를 넣은 맛같을 것 같은 생각에
눈에 선한 우리 할머니의
미소 띤 얼굴이
밥통으로 만든
내 카스텔라 위로 오버랩된다
우리 할머니가 많이 보고 싶다
시할머니도 보고 싶다
2020년 6월 1일 월요일
'Cooking Time > Food I Mad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혼다시 엄마표 요리 이벤트 - 동태(Pollock) 찌개 와 2분걸린 고추장 감자볶음-두번째 , 세번째 요리 (0) | 2020.06.26 |
---|---|
혼다시 엄마표 요리 이벤트 - 미역 취(Goldenrod) 나물 무침-첫번째 요리 - 2012년 8월 24일 금 (0) | 2020.06.26 |
김치찌개 KimchiJjigae Receipe for Princess Iris- How to Make Quick Kimchii Jjigae (0) | 2014.06.23 |
Fretzel (0) | 2013.11.05 |
신 짜파 부대 구리 찌개 (0) | 2013.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