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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난날의 추억

젯스키를 발가락에 얹다

by 프시케 psyche 2020. 6. 21.


 * 작년에 제가 찍은 파나마 시티 비치와 갈매기


* 젯 스키를 타고 돌고래를 보는 사람들



제가 파나마 시티 비치에서 일어난
작은 에피소드를
이야기 해드리려 합니다.




****

젯스키를 발가락에 얹은 사연.





해마다.. 짧은 연휴를 위해
바다가 없는 조지아주에 사는 덕에
늘 별 변화가 없으면
파나마 시티 비치로 여행을 갑니다.
갈 수 있는 날짜가 짧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곳으로 이곳을 
선호합니다.
늘 우리는 가면 묶는 콘도는
16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은 곳이지요
통유리가 길게 나있는 전망 좋은
그 콘도를 요즘 새로 지은 
콘도에 비에 오래되긴 했지만
정이 들어서 인지..
늘 이곳을 애용한답니다.


언제나 빼놓지 않고 젯 스키를 타게 해주는 옆지기 덕에
늘 저는 옆지기의 앞에 앉아 뒤에서 운전을 해주는 
젯스키를 타곤 했었답니다.
그런데.. 그만.. 재작년 이후의 작은 에피소드 후
젯 스키를 무서워하게 되었지요.
영준이를 뱃속에 갖기 전
옆지기는 신혼초 누구든지 하게 되는 기선 제압(?)용으로 
이 젯 스키를 이용하기도 했었답니다
저를 태우고 수평선이 아득한 저 먼 깊이의 바라로 가선
검푸른 바다 위에 시동을 끄고.
앞으로 열심히 사랑하고 말을 잘 듣는다고 약속을 하지 않으면
그곳에 내려놓고 오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고.
영준이가 뱃속에서 6개월이었는데도
무서운 줄 모르고 젯 스키를 타기도 했지만
거의 다 들어와서 젯 스키가 뒤집히는 바람에
젯 스키를 잡고 구명조끼를 한 줄도 모른 채
아등바등 옆지기를 웃기기도 했던 철없는 예비
엄마였기도 했었지요.
그래도 그 이후.. 꼭꼭 타던 젯 스키를
바로 재작년에 있었던 
"젯 스키 발가락 위에 얹다"..라는 
에피소드 때문에.. 중단을 하고 말았답니다.

그러니까 2007년도 여름.
아마도 독립 기념일 때였을 거예요
친구 가족과 간 여행에서
백설탕 같은 모래 위 무지갯빛 파라솔 밑에서
불어오는 미풍과 파도소리를 벗 삼아 친구와
수다를 떨던 중
옆지기가 6살인 건희를 젯 스키에 태우고
바다로 나갔다가.. 건희가 빠른 속도와 
짠물이 눈에 튀기는 게 무서웠는지
내리겠다고 했고.. 옆지기는
영준이와 건희를 바꿔 태우려고 
저희들이 있는 파라솔 앞 모래톱에 젯 스키를
세우고 아이를 교체하고 떠나려는데.
이 젯 스키가 출발을 못하는 거예요..
그러자.. 같이 동행했던
친구 옆지기와 친구 아들.. 이렇게 밀어서 내보내려
돕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파도에 밀려
출발을 못하고 몇 번을 힘들게 시도하다가 실패하는 걸 보고.
졸래~ 쫄래~ 다가가서.. 도와준답시고
젯 스키의 옆구리 쪽을 잡는 순간
아니.. 이게 웬일이래요.
파도가 젯 스키를 휑하니 밀어버리고
앞을 향해있던 젯 스키가 옆으로 방향을 바꾸더니
저를 확 덮치면서 제 오른쪽 엄지발가락 위로 젯 스키가
올라왔답니다.
졸지에 젯 스키를 엄지발가락에 얹은 모습이
되고 만 거지요..
엄지발가락 안쪽은 찍겨 베이고..
발가락이 꺾여서 통증은 있고.. 피는 나오고
그것도 못 본 채..
옆지기는 다친 줄도 모르고 영준이와 쌔~엥하니 바다로 
나가버린 거예요.
저는 눈물이 날만큼 아파하고 있는데 말이에요
열심히 바다 위를 질주하고 있는 모습.. 상상이 가세요?
친구와 같이 응급처치를 하고 발가락을 손으로 붙잡고 앉아서
야속한 표정으로 신나게 젯 스키 타는 걸 
보고만 있었답니다..
다친 걸 모르니까 그렇게 타고 있었겠지요.
물속이라 다치지 않았는 줄 알았다는 거예요.
그런데.. 뼈는 부러지지 않았지만
그날이 마침 돌아오는 날이기도 했고
돌아와서.. 병원엔 안 갔지만
몇 달을 절뚝거리며 발가락에 힘을 못주고 다녔답니다
제가 발레리나가 아니길 얼마나 다행이었겠어요..
평생 춤도 못 출뻔한 거지요..
얼마나.. 젯 스키가 밉던지.
그이후..젯 스키만 보면..얼굴을 외면하며
젯스키 미워!! 하고 쳐다보지도 않는답니다.



***






2009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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