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쿨장미
우리 집 우체통에 한창 피어있는 넝쿨장미
***
오월 까지.. 이른 봄부터 만나는
아침 산책길 꽃 친구들..
.
이른봄에 만나는
수선화와 스타 재스민
자목련과 벚꽃
배꽃과 덕 우드
진달래와 철쭉
Coreopsis & Indian Hawthorne
아카시아와 등꽃
스타 재스민..
보라, 노랑, 아이리스
* 이외에도 다른 꽃들도 많지만.. 이것만 올렸습니다..
***
몽글몽글 꽃피기 전 넝쿨 장미
한송이 처음 핀 꽃
지난 5월 23일.. 주일날.. 우체통 옆 아이리스
엄마와 나란히.. 장화를 신고
화병에 꽂으려.. 바구니에 꽃을 담았어요..
꽃바구니를 든 아이리스..
땡땡이 핑크 폴카닷 장화도 신고,..
열심히 뭐라고 중얼거리며.. 걸어오는 아이리스
와 이쁘다..
우리 집 천사 수반에도 꽂아주고..
여기저기 보이는 화병마다 다 꽂아봤어요.. **** 넝쿨장미가 해주는 이야기
-프시케-
5월이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넝쿨장미가
우리 집 우체통을 꼭 안고 서 있습니다
우체통을 둘러싼 작은 꽃들이
올 졸망 피어 있습니다.
무수히 많은 각각의 장미 송이는
저마다 각자 한 마디씩 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아침이면 나서는 산책길엔
이른 봄부터 줄곧 지금까지
갖가지의 꽃들이 내게
사랑을 전해 주며 아침인사를 합니다.
제일 이른봄 노란 수선화를 시작으로
예쁜 아치를 장식하며 피어나 노란 재스민
뾰족하게 예쁜 꽃망울 터트리는 자목련과 함께
노란 병아리처럼 피어나는 코레옵시스 등
온 동네를 꽃 비 내리게 하는 활짝 웃는 벚꽃들과
그 벚꽃이 꽃 비 만들어 흩날릴 즈음
여지없이 몽글몽글 하얗게 피어나는 배꽃들
솜사탕처럼 이곳저곳을 수놓은 듯 배꽃들이
자지러지게 한바탕 웃고 나면
부활절을 전후해서 피어나는 덕 우드의
십자가 모양 하얀 꽃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하듯
덕 우드가 어째서 굵지 않은 나무로 서 있는지의
전설을 연상하게도 하며 들여다보게 하는
꽃잎 끝에 붉은 점들이 못 박힌 자국이라는
그 꽃들이 내게 호기심을 자극하는가 하면,
한국에서나 볼 수 있는 아카시아와 등꽃의
향기로 내 아침 산책길을 향수에 젖게도 하고
어느새
이곳저곳에서 철쭉과 진달래가 내 아침 산책길을
꽃분홍색으로 연분홍으로 때론 청순한 흰색으로
나의 아침 마음을 싱숭생숭 부풀게 합니다.
그러고 있는 사이 어느 집 담장에서는
앙증맞은 모습으로 하얗게 드러낸 스타 재스민의
우아한 향기의 향연은 나의 온 아침 산책길을
꿈속 같은 향기의 나라로 안내합니다.
수시로 킁킁거리며 흠뻑 들이마시는
그 향기들은 어느새 내 환상 속 요정들과
손잡고 물 흐르듯 향기에 젖어듭니다.
이렇듯, 온통 향기의 잔치 속 환상에서 깨어날 즈음엔
우아한 보랏빛 아이리스 잔치야말로 내게
커다란 기쁨을 주는 꽃이랍니다
행복한 웃음으로 내 예쁜 딸 아이리스를
닮은 탓일까요.
보라색으로 때로는 노란색으로 분홍색으로
가끔은 하얀 아이리스로 늘 지날 때마다
내게 손짓하며 애교를 떠는 모습이
실제의 내 딸이 아닌가 착각을 할 정도로
벌써 아직 시작하지도 않은 하루가
온통 보랏빛 행복입니다.
한두 송이 아이리스의 꽃잎이 말라갈 무렵
우리 집 우체통 옆의 넝쿨장미는
한 송이 두 송이 피우기 시작한 후
온통 빨간색으로 우체통마저도 취해
그 풍성한 매력에 눈을 지그시 감은듯한
착각에 빠지게도 합니다.
연방 오가며 나누는 인사로
하루하루 늘어가는 꽃송이만큼이나
행복이 커지는 내 우체통 옆의 넝쿨장미를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내게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귀 기울여 봅니다.
올망졸망 비좁게 앉아서도
뭐가 그리 좋은지 방글방글
웃는 그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이때에도
비좁은 자리 어깨 나란히 하며
밀어내지 않고 더불어 사는 풍성함으로
서로의 마음을 풍요롭게 감싸주는
함께하는 법을 이야기합니다.
교회로 가는 음식 위에서도
생글생글 웃음으로 빛을 내주는 넝쿨장미
식탁 위의 조그만 화병 속에 꽂혀도
화사한 미소로 식사를 행복하게 하는 넝쿨장미
가끔은 선물하는 케이크 위에서도 예쁘게
다소곳이 앉아 웃음 짓는 넝쿨장미
그 넉넉한 웃음 속 향기로
자신을 던져 다른 것들을 아름답게 해주는
조연의 역할이 주는 미덕을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장미임에도
때로는 그 어떤 것을 아름답게 장식하여
장식품으로도 만족하는
예쁜 함박웃음을 보며 출발한 산책길부터
돌아오는 길에도 여전히 활짝 웃으며
내게 윙크하는 어여쁜 넝쿨 장미
아침 이슬 머금은 그 해맑은 얼굴에서 나오는
그 모습으로 깨끗한 하루를 시작하는 법을
이야기합니다.
희미한 안갯속에서도 움츠리지 않는
당당한 모습으로 꽃 피우며
그 모습으로 불투명한 미래일지라도
늘 자신 있는 날들로 시작하는 법을
이야기합니다.
빗물에 흠뻑 젖어서 젖은 꽃잎으로까지
내게 눈웃음 주는 그 의젓함이
세상을 살아갈 때
햇볕 쬐는 맑은 날이 있으면
또 이런 궂은날도 있노라고
그 궂은날을 견디는 법을
이야기합니다.
오늘도 아침 웃음 한껏 머금은
넝쿨 장미가
긍정적으로 사는 법에
실패하지 않는
씩씩한 하루 가 되라고
슬퍼도 웃는 법과
때로는 주연보다도
주연을 돋보이게 하는
조연이 되어주는 법을
속닥속닥 귓속말로
내게 건네며
내 어깨를 두드려 줍니다.
오늘 하루도 힘내자!
즐거운 하루!
그러면서..
수요일엔.. 빨간 넝쿨 장미를...
2010년 5월 26일 수요일
'가족 > 지난날의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족욕 120일째 (0) | 2020.06.24 |
---|---|
하늘과 별을 이불삼아 (0) | 2020.06.24 |
우리집 넝쿨장미 보러 오세요-넝쿨장미 가 주는 이야기. (0) | 2020.06.24 |
당신은 아시나요? (0) | 2020.06.24 |
강영우 박사님께 드리는 글-스승의 날을 맞아 (0) | 2020.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