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며
삶의 수레바퀴
-프시케-
어느덧 한 해가 저문다
늘 한해의 문턱에선 작정을 하며 계획을 세워도
연말 즈음엔 제대로 이루어진 게 없다
영혼의 메마름
상상력의 게으름
해야 할일들은 많은 것 같은데
그냥.. 흐느적거리며
한 해가 다 가버렸다
덜컹덜컹 내 삶의 수레바퀴는
삐걱이며.. 어디로 가는 걸까?
무엇을 향한 열정의 마음도
황폐해진 영혼 속
한 점의 먼지처럼
숨소리 조차 있는지 모르게
나지막이 훌쩍인다...
정열의 색이 퇴색되어
빛바랜 슬픈 기다림의 색으로 변했다
더 이상 사랑이 아닌 모습으로
어느 곳에 있는지 조차 모를
그 이름.. 사랑이 가엾다
길마다 외롭게 서있는 나목의 모습에서
바 삭이는 내 마음속 감성이 옷깃을 여민다
안으로 안으로 삭여서
이제는 단단한 화석이 되었을
그 숱한 슬픔들이 모여
어느덧 눈물로도 녹이지 못하는
단단한 그리움이 되었다
떨어져 오래된 나뭇잎들은
누구도 쳐다봐 주지 않을 만큼
초췌해진 갈색인 채 삭막하게 마른 겨울을 떠돌 뿐
다시 태어날 그 어느 곳으로 든 가야 하건만
정처 없이 바람 따라 방황하고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생의 바퀴는 쉴 새 없이
같은 속도로 돌건만..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내 환상의 날개가 힘을 잃었다
아무리 날갯짓 해도 날아오르지 못하는
병든 내 아픈 환상의 날개여
점점 더 느리게 휘청거리는 내 발걸음들
목적지를 향한 이정표의 흔적이 더 이상 또렷하지 않다
영혼을 지탱하던 순수와 사랑과 감정들이
제각각 천방지축.. 더 이상 협조하지 않는다
간간히 한 맺힌 넋두리만 늘어놓으며 투덜거릴 뿐
더 이상의 아름다운 어휘로 나를 감동시키지 못한다..
점점 더 가슴을 뜨겁게 하는
그 용솟음같이 치밀어 오르던 사랑의 목마름은
어디로 간 것일까?
의식은.. 안갯속을 걷듯.. 숨었다 나타나는
사물들에.. 소스라치듯 놀라 뒷걸음치며
낯선 길 위에서 주저앉는다..
무엇이 힘들게 하는지
마음속 더듬이로는 감지하면서..
정작 그곳으로 돌아가..
활기차게 다시 시작을 해야 하건만..
더듬이가 감지한 그곳과는 더 거리가 먼
반대 방향으로 더 멀리멀리..
뒷걸음치는 작은 불평들의 반항들이
쉼 없이 아름다움을 위해 지탱하던
그 활활 타오르던 화려한 불꽃들을 식히려 한다
메말라가는 눈물들로 인해
삶의 짜디짠 악착은 고사하고
점점 허약해져 가는
채워지지 않는 감성의 샘물은
가슴을 더 이상 설레게 하지 않는다
어제도 오늘도
전주도 이번 주도
전달에도.. 이번 달에도
작년에도 금년에도
꿈으로 뭉친 하루, 한주,
한 달.. 한해
늘어만 가던 그 불꽃 튀는 에너지는
힘없이 늘어지는 내 피부만큼이나
탄력을 잃었다
알 수 없는 두려움 앞에 서있는
텅 빈 마음의 미래도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일들에
몸을 싣고 부평초처럼
고여있는 삶의 수면 위에서
물결 따라 이리저리 떠다니고 있다
갈피를 못 잡고 비틀대며
서성이던 그리움의 그대 앞에서
그만 되돌아와야 한다
이제는 낡고 오래된 첫사랑의
환상을 거두고 오래된 방황을 멈추어야 한다
사무치게 그립던 사랑이어도 옛사랑일 뿐..
옛것은 고이 보내야 한다
새로운 희망이라는 멋진 그대와 만나야 한다
가파른 산등성이를 오르며
정상에서 나를 두 팔 벌려 맞이할
설렘의 그대를 위해서
마지막 이별의 날에 와있는 이 순간만은
아직은 미지인 새로운 사랑
그대를 맞기 위해 무릎 꿇고 기도 하리라..
꺼져가는 불꽃을 위해
흐느적거리는 내 삶을 위해.
희미해진 내 추억을 위해
메말라가는 영혼을 위해
벗은 나목 가지 위에 싹이 돋듯..
고달픈 삶을 지탱케 하는
한 줄기 빛의 힘으로
쇠잔해 축 늘어진
내 상상력을 위해
생수 같은 한 줄의 말씀을 부여잡고라도
눈물로 부르짖으며
범사에 감사하며
항상 기뻐하며
쉬지 않고 기도하리
더 활기찬 삶의 소생을 위해
녹슨 수레바퀴에..
성령의 기름을 쳐 가며
처음에는 삐꺽거릴
그 무거운 삶의 수레를
밀면서 끌면서 아직은 따라가리
또다시 지쳐 쓰러진다 해도
그래도 걸어가리
새로운 한줄기 희망을 위해
소망의 천국을 위해
옛사랑이여 안녕
지금이 내 생애의 가장 젊은 날
푸르고 활기찬 희망과 행복을 안고
내 삶의 수레바퀴는
지치지 않고 굴러가리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블로거 친구님들..
2011 년 신묘년에도
늘 건강하시고
변함없는 사랑으로
좋은 시간 나누기를 기도 합니다
2010년 12월 31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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