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족/지난날의 추억

그림자놀이

by 프시케 psyche 2020. 6. 25.

 

그림자놀이 II

 

-프시케-

 

 

 

 

 

그림자 놀이 II

 

 

-프시케-

 

 

 

 

건희와 나

 

 

 

건희와 두손을 맞잡고

 

 

 

 

 

 

 

 

 

 

 

2009년 9월 5일 축구장에서 건희와 같이 걷던 분들과의 그림자놀이

 

 

 

다리를 미끈하게 펴고.. 케리 부룩!~~~ 케리부룩~~ 예쁘게 걸어요

 

 

 

 

의자에 앉아서 

 

 

 

겨울 아침 산책

 

 

 

뚜벅뚜벅 낙엽 위를..

 

 

앉아보기도 하고

 

 

손을 들어 봅니다

 

 

허리에 손도 올려보고

 

 

긴 의자 끝에 앉아서

 

 

다리를 꼬고 앉아보고

 

 

 

 

의자 위에 다리를 죽 펴서 앉아보고

 

 

 

손 모양만 다르지요?

 

 

 

한쪽 다리를 세우고..

 

 

 

무슨 포즈일까요?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그림자는 제모습 그대로

 

 

따라 합니다

 

 

해를 가려보기도 하고

 

 

 

축구 골대 망에 저를 넣어보기도 하고

 

 

걸음 폭을 좁혀보기도 하고

 

 

허리를 굽혀 보기도 하고

 

 

 

손가락질도 해보고

 

 

어깨를 짚어보기도 합니다

 

 

팔을 뻗어보아도

 

 

손가락을 펴보아도

 

 

그대로 따라 하는 내 그림자

 

 

I Love You

 

 

하트도 만들어 보고

 

 

팔짱을 끼어 보기도 합니다

 

 

 

축구골대에 기대기도 하고

 

 

다리 한쪽을 들어 올려보아도

 

 

그림자는 그대로 따라 합니다

 

 

2010년 2월 20일 축구장에서의 그림자놀이

 

 

민희와 나

 

 

민희도 내가 서면

 

 

같이 제자리에 멈춰 섭니다

 

 

키가 커 보이기도 하고

 

 

민희는 염소 같아 보이기도 하지요?

 

 

2011년 1월 어느 날  민희와 산책길 그림자놀이

 

 

 

발차기도 해봅니다

 

 

알통 자랑도 해보고

 

 

다리를 든 포즈인데.. 꼭 민희 등에 발을 올린 것 같지요?

 

 

태권도 포즈도 해보고

 

 

올해 3월 어느 날 그림자놀이

 

 

춤도 춰보고

 

 

 

 

이런 춤도..

 

 

 

황야의 무법자?

 

민희가 옆에서..

 

 

2011년 4월 민희와 아침 산책길의 그림자놀이

 

 

상투를 튼 머리..

 

 

2011년 5월 어느 날 축구장에서 들꽃을 꺾으며 그림자놀이

 

 

****

 

 

 

그림자놀이 II

 

 

-프시케-

 

 

 

 

 

 

오늘 아침도 여전히

내린 이슬 위를 장화 신고

두 바퀴쯤 돌았을 때

영준 이와 연습하고 있던 옆 지기가 

오라고 손짓을 했다

커다란 원 안에서 둘이

공을 주고받을 때

그 공을 빼앗으면

상금을 준다고 했다

장화를 신은 채로

어깨에 메고 있던 카메라와

빈 병을 주우려 했던

플라스틱 백을 내려놓고

열심히 빼앗으려 했으나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일부러 약 올리려고

둘이서 짜고 공을 거의 눈에 안 보이게

패스하는 바람에

그러잖아도 요즘 아이들 방학이라

게을러진 아침 산책 때문인지

몸이 무거워져

뛰는 게 보통보다 몇 배 힘들었다

그러잖아도 지난주부터 안 보이는 

카메라 칩이 혹시나 지난주 여기에 떨어졌나 하고

눈을 아래로 향한 채 뒷짐 지고 산책을 하다

땀을 함 박으로 흘린 아침이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열심히 토요일마다 쫓아다녔고

한때는 같이 끼워 주기도 해 같이

공을 차기도 하다

얼마 전 같이 공을 차던 정오 엄마가

나오지 않게 되면서부터

같이 공을 차는 것을 멈춘 지 오래다

얼마나 땀을 흘렸는지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다

그러고 보니 엄청 둔해진 내 몸이

정말로 걱정이다

돌아오는 노동절 날 갈지도 모르는

바다에서 용기를 내어

수영복을 입어볼까 생각 중인 데

이렇게 한 달 반만 하면

배가 좀 들어갈 수 있을지 은근히 기대해 본다

                                                 간신히 한번 빼앗았다가 도로  

공을 돌려주었더니

빼앗아서 가지고 있어야 한다면서

                                                    무효라고 옆 지기는 우긴다

 

어찌 되었든

몇 분 더 열심히 뛰어다니다 보니

숨이 목까지 차올라

더는 못 뛸 것 같아 그만두고

 숨 고르기 운동을 하고

공 하나를 가지고 슬슬 걷기 시작했다

나와 같이 공을 차며 쫓아오는 

그림자와 함께 걷는데

몇 해 전 산책길에

또는 축구장에서

그림자놀이했던 생각이 나

열심히 공과 함께 걸으며 

따라오는 그림자와 함께

상념에 잠긴다

 

어떤 때 우리는 늘 혼자인 것 같아

외로워하기도 한다

 

군중 속의 고독이라고 하듯

늘 아이들과 북적이다가도

문득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기도 하고

아침 산책길의 혼자만의

고독의 시간을 즐길 때도 있지만

 

간혹 혼자인 것이 외롭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나 오늘 나를 따라오는 그림자를 보며..

늘 내 뒤를 따라다니는 그림자가

내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하고

늘 나를 지켜봐 주시는 그분인 듯

안심이 되는 것이다

내가 하는 대로 그대로 따라 하는

내 안의 속 사람 같은 느낌이 들 땐

겉 사람과 속 사람이 다르지 않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내가 걸으면 같이 걷고

내가 바닥에 앉으면 같이 앉고

내가 공을 차면 공을 차고

내가 의자에 앉아 쉬면 같이 쉬고

두 손 들어 하트 모양을 만들며

저도 따라 내게 하트 모양으로 인사한다

내가 하는 모든 모습에

한 번도 대응하지 않는다

그대로 같이 있어줌으로

있는 그대로 나를 받아들여 준다

죄 많은 나를 몇 번이고 용서해 주며

사랑해 주시는 그분처럼

나의 가장 비밀스러운 친구 같은

 내 그림자

나를 앞서기보다 늘 뒤에서

나를 지켜봐 준다

내 마음속 나를 지켜주는 그분의 존재처럼

그림자는 은근히 나를 지켜주는

침묵의 경호원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해가 없는 흐린 날엔 안 보이지만

그래도 내 그림자로 숨겨진

내 바로 옆에서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든든하다

마치 그분이 늘 내 곁에 같이 걷고 계신 것과 같은

안도감이 있다..

흐린 날 햇살이 안 비추어도

그 구름 뒤에 햇살은 언제나 웃고 있다는 것을 알듯이

가끔 그림자 없는 흐린 날 걸으며

자꾸 뒤돌아보며 그림자를 찾는 나의 어리석은

불안감이..

때론..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바로 옆에 계신 그분을 인식하지 못하고

두리번거리며 뭔가를 찾는 

믿음 없는 나의 모습처럼

부끄러워진다

흐린 날은 볼 수 없지만

여전히 내 뒤를 따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발자국이 두 사람의 것이었다가

한 사람의 발자국을 보며

그분께 어디 가셨기에

내 발자국만 있느냐고

불평하는 어리석은 사람처럼

혹시 다른데 간 건 아닐까

불안해한다

그분이 힘들고 어려울 때

나를 업고 가셨듯이

그림자도 내게 있는 모든

해 없는 흐린 날에

나를 업고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림자로 표현하는 

모습들 위에

늘 내 속 사람을 지키시는

그분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내가 사랑하는 강아지 민희와 

집 동네 산책길을 산책할 때도

사랑하는 딸 건희와 같이 

운동장을 산책할 때에도

내 발뒤꿈치에 딱 붙으셔서

묵묵히 가는 길마다 같이 

걸어주시는 그분의 아름다운

동행처럼

언제나 위안과 평안을 준다

마음이 쓸쓸하고 외로울 땐

이렇게 그분과 같이

내 일거수일투족을 

침묵의 언어로 지켜주는

 내 그림자 

가끔 나를 위해 시간을 할애해 주시는

아름다운 그분의 사랑과 함께

아침마다 

그림자놀이로

순간의 외로움도

달래주는 좋은 친구가 된다

마음이 울적하거나 어려운 순간에라도

이 그림자놀이는 

아침마다 기도로  만나는

 그분과의 묵상과 같을 때가 있다

언제나 내가 행하는 행동과 같은 것을

그대로 갚아주시는 내 모든 기도의 

 응답처럼

내가 먼저 하는 모습 그대로를

내게 그대로 되돌려 주는

내 그림자놀이처럼

 

"자신이 남에게 대접받기를 원하는 것처럼

남들에게 똑같이 하라."라는 말씀이

그림자놀이가 

오늘 아침 내게 가르쳐준

커다란 교훈이다

 

 

***
지난 포스팅 2009년 7월 12일 
그림자놀이 I


http://cafe.daum.net/happylifelovewe/1nun/2070 

 

 

'가족 > 지난날의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마음의 쉼터  (0) 2020.06.25
비밀의 문  (0) 2020.06.25
족욕 503일째  (0) 2020.06.25
날개가 나오려는 걸까?  (0) 2020.06.25
내곁을 급히 떠난 샤넬 코코 향  (0) 2020.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