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할머니
나의 사랑하는 외할머니.. 안녕히
- 프시케-
20여 년 전 외할머님 칠순 때 1990년
왼쪽에 조금 보이는 게 저랍니다
우리 친정어머님 칠순 때 2009년 그때 외할머님은 87세.. 셨네요.. ******
할머니, 할머니..
나의 외할머니..
-프시케--
이제 여름은 서서히
뒷모습을 보이며
새벽 산책길에
제법 선선한 새벽바람이
가을 향을
어렴풋이 내게 선사할 무렵
나는 너무나 사랑하는 나의
사랑 외할머님을
하나님께 천국 여행을
보내드렸다.
얼마 전 어머니께서 다니러 오실 때
같이 오시길 바랐던 차에
외할머님과의 통화에서
"너를 보러 가고 싶지만
비행기 타고 가다 죽으면
어쩌니?.. 혹여라도
미국에 가서 장례를 치르면
어쩌느냐." 하시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한데.
어머니께서 작년에
외할머님이 섭섭해하실까 봐
이야기를 하지 않고 오셨을 때
큰외삼촌이 말씀하시길
어머님께서 이곳에 딸을 보러
갔다는 말을 듣고
그 딸을 못 보고 돌아가실까 봐..
어머님의 이름을 부르며
방문을 걸어 잠그고
대성통곡을 하셨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같이 오셨으면 좋았으련만..
마음만 안타까웠던 그날이
작년 이맘때 딱 일 년이다
어머님께서 작년 9월 8일에
이곳에 들어오셨으니..
첫 손녀였던 나는
외가댁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해
하나뿐인 이모님과
두 외삼촌에게도
늘 귀여움을 독차지하기도 했으며
우리 어머님이나 아버님을
부르실 때 늘.. 에미와.. 아비처럼
늘 내 이름이 앞에 붙었고..
외가댁으로
방학 때 놀러 가면
인기 최고였던 어린 시절
늘 외할머님의
맛깔스러운 손수 만들어 주신
음식들은
어느 왕궁 공주 부럽지 않게
어린 마음에도
세상에 부러울 것 없는 사랑으로
늘 행복했다..
그런 할머님이 떠나신 것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시집갈 때 주신다고 목화를 재배할 당시
목화솜을 고이 따서 솜틀에 가지런히
타서 오래도록 준비해 놓으시고
내가 시집갈 날을 기다리셨던 외할머니
미국으로 온 지 20여 년이 되고
외할머님을 뵌 지는 13년이 되어가니
이렇게 불효한 손녀다 생각하니
더 눈물이 앞을 가린다
조건 없는 사랑의 1호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
이제.. 나의 외할아버님이 가신 후
외할머님마저 떠나셨다..
마음 한 귀퉁이가 허전해
소식을 듣고 일주일은
멍하니.. 외할머님과의
추억만 눈앞에 아른거린다
천진스러운 어린 날의
방학 동안은
늘 외가댁에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의 사랑으로
자랐던 내 유년시절의 기억은
온통 풍성한 시골 풍경의
넉넉한 인심의 외가댁 이웃분들의
따뜻한 미소와 사랑이
가득하게 가슴에서 움찔거린다
뽀얀 피부로 예쁜 모자를 쓰고
새로 산 원피스 팔랑이며
걸어 들어가던
시골길의 누런 흙들..
멀리서 피어오르는
외가댁 초가집 굴뚝 위로
솟아오르던 저녁밥 짓는
연기가 눈 속에 들어와
눈물로 환생한다.
몽글 피어오른
연기로 빚어진
보고 싶은 외할머님의 얼굴에
머금은 주름진
미소가
내 마음속 깊은 곳에
파문을 일으킨다
그리움으로 얼룩진..
오래된 사진첩을 뒤적이듯..
외할머님과의 추억을
저 깊은 세월 속에서
뒤적여
한 장 한장 넘기며
눈물을 삼킨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두 손 모아
자식들과 손자 손녀들을 위한
새벽 기도를 빠뜨리지 않으셨던
그 기도 소리가
긴 파장처럼
소곤소곤
내 가슴속에
울려온다
하나님께 사랑하는 외할머님을
위한 마지막 기도를 드린다
할머니
할머니
나의 사랑하는
외할머니
안녕히..
2012 년 9월 11일 화요일
'가족 > 지난날의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뜻밖의 선물 (0) | 2020.06.26 |
---|---|
웃는 얼굴과 슬픈얼굴 (0) | 2020.06.26 |
혼다시 엄마표 요리 이벤트 - 부부금슬이 좋아지는 자귀나무열매 볶음 -네번째 요리 (0) | 2020.06.26 |
혼다시 엄마표 요리 이벤트 - 동태(Pollock) 찌개 와 2분걸린 고추장 감자볶음-두번째 , 세번째 요리 (0) | 2020.06.26 |
혼다시 엄마표 요리 이벤트 - 미역 취(Goldenrod) 나물 무침-첫번째 요리 - 2012년 8월 24일 금 (0) | 2020.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