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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난날의 추억

괜한 생각..그 게으름의 모순

by 프시케 psyche 2020. 7. 1.

 

 

 

오늘 아침 내게 절연당한  virginia creeper vine

 

 

 

작년 여름 벽을 장식한 

 

 

 

 

 

 

 

 

 

 

 

 

 

 

 

 

괜한 생각.. 바쁨속의 게으름

 

 

-프시케-

 

 

 

키 작은 Boxwood Shrubs 위로 

뾰족 자라나온 

Virginia Creeper를 보았다

자신이 자라야 할 곳이 아닌 곳에

뿌리를 내린 탓에

그만 내게 절연을 당했다

아무 데서나 쉽게 자라는 이 녀석들은

아마도 솔잎과 함께 따라온 듯하다

밑동을 잘라야 더 자라지 않을 듯싶어

밑동을 찾아 자르며 생각을 했다

새순으로 나온 

어린잎이 앙증맞아

카메라 들이대며 찍어대다가

어느 날 

잘라놓은 관상 나무 위로

빼꼼히 솟아올라

 언짢은 내 눈에 띄어

잘라내는 나의 이 이중성에 대한 생각

벽을 타고 온 벽을 덮었을 때

그 자체로 운치가 있다고 감탄을 하다가

결국은 겨울철 메말라버렸을 때

다 거두어 내기도 했던 이 넝쿨을

오늘 아침 하필

내 눈에 띄어 

거절을 당하지 않았는가?

흠..

있어야 할 곳에 있지 못한 죄로..

미안타...

작년 여름 나의 눈을

즐겁게 하던 그 모습은 잊고

다른 나무의 해방 꾼이 된 너를

거절해야만 하는 나의 모순을..

너는 아는가?

 

벽을 타고 나를 즐겁게 하던

너의 그 모습과

나무에게 한 갓 잡초에 불과한

그 낯선 다름을

 

내가 나로서 나 자체로 빛날 때와

나보다 더 중요한 것들에 섞여

어떤 사소함으로 그곳에 있었을 때

이런 기분일까?

내게 잘려나간 이 넝쿨의 느낌이..

 

왠지 내게도

나도 모르는 어떤 생각이

잡초에 불과한 작은 사소함으로 내 본분 위에

 자라고 있지는 않은지..

때로 어떤 나무는 

이 넝쿨에 영양분을 빼앗겼는지

가지가 마르기도 하지 않던가

 

나의 본질적 내가 아닌

이렇게 쓸데없이 자라고 있는

엄한 잡초 넝쿨 같은 잡념이

가슴 가득 기어올라

마음이 답답해 옴을 느낀다

 

정작 해야 할 일들은 태산인데

몸만 바쁘다..

바쁘면 자신이 중요하다고

착각한다고 했던가?

뭘 위해 바쁜지를 모를 때

간혹 나는 그 바쁨 속의

허둥댐 속에서도 

 초조해하는 나

쉬고 있으면서도 개운치 않은 

나를 보며

갑자기 지금은 생각나지도 않는

러셀의 책 한 구절이 생각나는 건?

그 사람들의 생각을 지배하고

꿈까지 지배한다는 

그  두려움일까?

마음은 늘 너저분한 잡생각이

나의 해야 할 어떤 일 속 깊은 곳으로부터

내 생각의 벽을 타고 스멀스멀

아..

바쁜 것 같은 나날의 

내 게으른 잡생각의 모순이여..

 

 

 

 

 

 

 

 

2018년 4월 19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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