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편지 쓰는 마음
-프시케-
오늘로 열여덟 번째 편지를 보냈다
영준이의 훈련의 4주 정도를 지났다
영준이 처럼
해병대 장교훈련 학교에서 훈련을 하는
대부분의 많은 부모님은
Facebook에 서로 Group을 만들어
정보 교환을 하며 격려하며
기도하면서 불안함과 걱정을
덜고 있다
중간에 탈락한 자녀를 가진 부모는
그 상황이 어려울 텐데도
돌아온 것을 포스팅하며
기도를 부탁하고
또 거기 모인 부모님들은
하나같이 자기 자식이
다친 것처럼 자기 자식이 탈락한 것처럼
서로 기도하며 슬퍼해 주고
용기를 준다
자녀들이 보낼 편지들을 기다리거나
혹여 훈련하는 모습이 포스팅되지 않았나 하면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리기도 한다
저 위의 크게 보이는 영준이 사진을
찾았다고 하니까
다른 엄마들이 나보고
럭키라고 부러워한다
아직까지 사진 한 장도 못 찾은 엄마도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비록 귀퉁이에 작은 모습으로 나왔지만
지금까지 꽤 여러 장 찾은 나는
정말 운이 좋은 경우이다
아무리 조그맣게 나와도
엄마나 아빠는 과연 자기 아들을
쉽게 찾게 되는 것이다
정말 콩알만 한 사진도
보면 금방 알아보니 말이다
이런 사진들을 올리면서
기다리는 마음을 표현하는 엄마도 있다
나도 매일매일 하루에 한 번씩
편지를 쓰며 기다리기는 했지만
3주가 끝나고 영준이 전화를 받고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너무 힘들고 지쳐서 편지를 쓸 시간이 없다고 한다
얼마나 힘들게 훈련하는지
그 소리에 눈물이 났다
그냥 격려하느라 엄마가 편지는 쓰는데
답장은 하지 말라고 했다
첫 번째 전화를 받은 후
일주일이 지난 다음 전화받았을 때
또 한 번 눈물을 흘려야 했다
처음에 전화할 땐 이야기하지 않더니
어디 아픈 데 없느냐고 했더니
지금은 괜찮지만
처음에 가서는 감기 몸살로 고생했다고 한다
전국에서 몰려온 후보생들이
감기를 달고 온 사람도 있었을 거고
땀범벅에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훈련하느라 혹은
강한 훈련으로 몸이 힘들다 보니
감기와 몸살이 걸렸던 듯싶다
그 말을 들으니 또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지금에 와서 이야기하는 건
처음에 이야기하면
엄마가 마음이 아플까 봐
어느 정도 지난 다음에 이야기하는
영준이의 마음이 또한 기특했다
훈련도 잘 받고
옆에서 친하게 지내던 동료 하나가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집으로 돌아갔다며
마음 아파하는 영준이의
목소리에 진한 아쉬움이 배어 있었다.
하루하루 Facebook에 올라오는
탈락자의 소식을 들을 때면
영준이가 탈락한 것처럼
영준이가 아픈 것처럼
마음이 정말 아프다.
힘든 과정을 반이나 마친 친구가
다쳐서 집으로 가야 하는 마음..
엄마가 아들이 집으로 돌아왔다고
Facebookdp 포스팅하기도 하고
아들이 Obstacle Course에서
3분 미달로 탈락했다고 하기도 하고..
혹여 타락자의 명단에
아들의 이름이 오를까 노심초사하면서
기다리는 부모님의 마음
이제 남은 훈련이
어려운 것들만 남아있다
이 훈련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기를 바란다
두 번째 Liberty Time 즈음에
영준이 사진을 Facebook에서 발견하는 동시에
영준이가 사진을 보내왔다
또 눈물이 왈칵 나왔다
어릴 적 교회에서 친구들과 천진난만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2주 반 정도 남은
아들 영준의 훈련이 무사히 끝나길 기다리며
오늘도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를 한다
영준아
모쪼록 훈련 잘하고 돌아오길 바란다
아자 아자 파이팅!!
2018년 6월 26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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