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낙엽.. 그리고 커피 한잔
-프시케-
세월을 떠나보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들
지나간 시간이 돌아오지 않듯
아름다운 날들은 인정하자
젊고 순수한 순간들을
잃어버렸다고 해도
그날들이 아름답지 않다고
말할 수 없듯
걸어온 발자국 위에
뿌려진 웃음 와 눈물은
그냥 그대로 간직하자
한점 한점 검버섯 피는 손등을 보듯
거뭇거뭇한 얼룩이 있는 잎들이
나뭇잎이 아니라고 할 수 없듯
떨어진 젖은 낙엽의
여리고 푸르던 시절을 기억해 주자
보고 싶은 마음을
애써 숨긴다고
그 절실함이 사라지지 않듯
그대를 향한
아리고 슬픈 내 아픈 순간이
신음하지 않고 울지 않는다고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지 말자
저 젖은 낙엽도
그 나름 빨갛게 멍든 가슴을 안고
사랑을 완성하고 떨어지듯
여리디 여린 끝나지 않은 애달픈 사랑
모락모락 김 오르는 커피 향에
실어 수많았던 내 추억의 가을역으로 보내보자
***
비가 추적이는 금요일 아침
떨어진 낙엽과 커피를 보며..
2019년 11월 15일 아직도 비 오는 금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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