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의소리/끄적여본글

내 생일에 벌어진 일

by 프시케 psyche 2020. 7. 23.

https://youtu.be/svE_ZZDOrUQ

 

 





** 얼마 전 벌써 꽃을 피운 앞집의 벚꽃 
** 어느해 친구가 사다준 케이크

안녕하세요?

오늘은 날씨가 그래도 많이 풀린
아주 화창한 토요일입니다..
이제 아이들이 뛰는 게임에
인원이 적을 때면 끼워 주는 덕택에
오늘 마지막 골든볼을 제가 넣었던
아주 통쾌한 토요일이었답니다..
사실 커다란 운동장 사이즈로 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상큼한 새벽을 공을 따라 이리저리 뛰다 보면
걸어서 흘리는 땀에 비해
상쾌한 마음이 몇 배 더 크다는 거 아시나요?
옆지기는.. 저보고 주나 마나 선수라 하며
편가를 때.. 저와 가위바위보 하는 
다른 엄마를 택하는.. 아주 짓궂은 옆지기인데다
제가 공을 뺏을라 치면.. 이런저런 웃기는 말로
저를 교란시켜.. 공을 못 뺏도록 작전을 쓴답니다..
그래도 오늘 한골 성공시켰으니..
주나 마나 선수가 아닌
줘도 괜찮은 선수 아닌가요?
옆지기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6년 전 저의 생일에 있었던 
옆지기의 또 다른 흉(?)을 보게 될
짧은 이야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글과 함께 같이 듣고 싶은 신청곡은요??
Eric Clapton의 " Wonderful Tonight!"을
두 분과.. 그리고 스태프 여러분과
애청자 여러분과 듣고 싶어요
오늘.. 듣지 못하실지 모르지만.. 제가 본의 아니게 실명을 거론한..
앙드레 김 선생님께도 이 음악을 선물해드리고 싶어요..

***

나이가 비슷한 몇 부부가
생일을 맞이하여 시작한
생일 파티가 
몇 사람을 거쳐.. 제 차례가 와서
작은 식당을 빌려서
옆지기들이 꾸며주는 이벤트가 있었답니다..
저의 생일은 음력 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인 관계로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기억하기 좋은 날이어서
그날도 초대한 몇 부부들 가족과
그해엔 제 동생 부부도 한국에서 온해여서
꽤나 많은 사람이 모였던 생일이었답니다..
저는 명색이 생일인지라
길었던 머리를 나름대로 
Atlanta에 까지 올라가 미용실 원장님의
세련된 솜씨에 맡겨.. 제법 마음에 들게
자른 턱선까지 오는 Bob Style 단발이었답니다..
초대 손님들이 모여있었고..
저도 한껏 멋을 부리고 
빨간 롱 드레스에.. 드러난 어깨선을
가리느라.. 하얀 잠자리 날개 같은 블라우스로
See Through 이면서.. 넓은 칼라가 있었던 게
화근이었나 봅니다..
각본대로.. 우아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장면이었는데요..
생일의 주인공으로 동생이 저를 소개 하기에
손님들 앞으로 나가려는데..
옆지기가 웃으면서 저한테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 아니..~~ 김 봉남 (앙드레 김 패션 디자이너) 선생님이
여긴 웬일이세요? " 이렇게 말이에요..
좌중이 잠시.. 물을 끼얹은 듯.. 한순간 조용하다가..
모두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차리고.. 폭소를 터뜨렸지만..
저는 그날.. 웃으면서 넘어가긴 했어도..
지금도 두고두고 생일만 되면.. 그 장면을
떠올리며 가끔은 옆지기에게.. 퉁명을 떨지만
그러면서 한 번 더 웃고 지나가는 추억이 되었답니다...
그 당시엔.. 참으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였던 것이
이번 생일을 맞아.. 생각이 나서 이렇게 
애청자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 보내봅니다..
그 후 나중에 옆지기한테 뾰로통해서
왜 그 많은 예쁜 여자배우 이름을 놔두고..
하필 남자분이신 앙드레 김 선생님도 아니고.. 김봉남 선생님이라고
했는지 물었더니요....
그냥.. 재미있으라고 하얀 블라우스와 단발이.. 순간적으로
그분이 떠올랐다는 거예요....
사실 그때.. 저도 그게 그리 마음에 걸리진 않았었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웃음도 나기도 하지만
제가 생각해도.. 단발과 그 하얀 깃넓은 블라우스가..
그분을 연상할 만도 했겠다 하며..
지금도.. 가끔 지인들께 그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면.. 박장대소를 하며 웃는 분들이 있답니다..
어느 분은.. 그 말 때문에 3일을 웃었다는 분도 있었답니다.
그러나.. 저는 알지요...
옆지기의 그 말이 " You Look Wonderful Tonight!!"
이었다는 것을요...
그땐 말 못 했지만... 지금이 그때라면
제가 옆지기에게 이렇게 이야기해주고 싶답니다..
" Your humorous comments are the most wonderful birthday gift!! "

어떠세요.. 재미있으셨나요?
이 글을 들으시는 모든 분들이 저를 연상하실 때..
그분을 연상해 보세요.. 재미있으시죠??
(노래 가사처럼.. 생일날이나 특별한 날엔.. 이런 옷 저런 옷 입어보며
옆지기한테 물어보는 게. 여자들의 마음이잖아요..
조금이라도 더 예뻐 보이려고....
제가 이런 해프닝이 있기 전 옷을 고르며. 부풀었던 모습..
Do I look alright? 에 대한 대답이
이 김봉남 선생님의 모습일지.. 상상이나 했겠어요?? )

****

사실 오는 2월 9일 월요일이 제 생일이랍니다..
한국에서 어머님과.. 동생들은 늘 
정월대보름 명절이라 잊지 않고 꼭 
전화를 해 주심에 늘 감사하고 있답니다..
오늘 제가 제 생일을 축하받으려니.. 좀 쑥스럽지만
꼭 이향숙 님.. 그리고 김영 선생님..
중앙방송 Staff 여러분들과 애청자 여러분의
축하를 받고 싶어.. 이렇게
엉뚱한 푼수(?)를 떨어봅니다..
오늘은 유난히.. 늘 같이 생일을 보냈던
친구들이 그립네요..
그 친구들이 지금 이 방송을 듣는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늘 같이 보낸 생일만큼 다져온 우리의
우정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 사랑해.. 친구들아.."
라구요..

여러분.. 행복한 월요일 되시고요..
오늘 Happy 대보름 되세요!!
오곡밥도 드시고 부럼도 많이 드시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2009년 2월 7일 토요일 오후

캐서린에서 
프시케 드림..

'마음의소리 > 끄적여본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You are not from here  (0) 2020.07.24
봄 맞이  (0) 2020.07.24
사랑이란  (0) 2020.07.22
피아노와 설거지  (0) 2020.07.22
아빠와 아들  (0) 2020.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