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의소리/끄적여본글

너무나 짧았던 만남

by 프시케 psyche 2020. 7. 30.

 

 

 

 

https://youtu.be/fIQmyBrPFjM

 

 

김해영 님..

늘 사연 소개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부득이하게 급하게 글을 올립니다
왜냐하면 오늘 92/18/2010 목)도 저희 교회의 왕비 클럽 회원님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이글과 듣고 싶은 음악은..
Lara Fabian의 " Adagio"를

김해영 님과.. 애청자 여러분.. 그리고 오늘 생신을 맞은
박명미 왕비님과 같이 듣고 싶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박명미 왕비님.!!"



*** 눈과의 너무나 짧았던 만남***

-프시케-


눈이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기대는 했지만
아직도 눈이 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
잔뜩 찌푸린 하늘을 보며
약간을 실망한 기분으로
애꿎은 하늘만 바라보다..
오후쯤.. 한두 송이 내리는 가느다란
눈에.. 성이 차지 않다가..
미리 눈 올 것을 대비해
학교에 가지 않은 영준이와 건희는
연신.. 밖을 내다보다가 점점
굵어지는 눈송이에
눈에는 반짝반짝..
입은 함박만 해 집니다..
영준이는 여자 친구에게 준다며
미리 준비한 커다란 밸런타인 곰돌이와
곰돌이만 한 카드를 들고
데리러 오기로 한 학교 친구를 기다리며 서성이다가
아빠와 함께 도착한 학교 친구가 오자
커다란 곰돌이와 카드를 건네며 좋아하는 모습에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 참 ~~ 좋을 때다.."
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하는 많은 연인들..
오래전 한 번쯤 해보았던 설레던 약속들이
떠오르며.. 미소 지어 보기도 합니다..
젖은 길에 내리자마자 녹기만 하던 눈이
드디어 날씨가 추워지면서
제법 쌓이는 듯합니다....
건희와 저는 사진 한 장이라도 더 찍으려
기적소리 내며 지나가는 기차도 찍고.. 부산을 떱니다..
그럴 즈음.. 옆지기는 전화로 
길이 얼기 전에 집으로 들어가라고 전화가 옵니다...
부랴 부랴 챙기며 집으로 가기 전
한컷이라도 더 찍으려.. 우왕좌왕..
벌써 차를 다 뒤덮어 버린 눈에
창 앞에 두껍게 쌓인 눈들을 빼꼼히 쓸어내리고
집을 향해 출발을 합니다..
음악을 틀고.. 운치 있는 눈 오는 풍경을 감상하랴..
길이 미끄러워.. 조심조심
거북이 속도로 운전하는 마음은
한편으로 아이처럼.. 기쁘기도.
또한 편으론 눈길 운전에 서툰
내 운전 솜씨 때문에 겁나기도 한
묘한 기분이었답니다..
아..! 얼마 만에 내리는 함박눈인가??
정말로 탐스럽게 내리는 눈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하고
음악과 어우러진 차 안의 분위기는 정말로 환상적이었답니다
비록 옆지기가 아닌.. 건희와 함께였지만..
딸과 함께하는 이런 분위기도 정말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길가에 길게 늘어선 복숭아밭을 지나다..
복숭아나무에 내려앉은 눈들이 너무 예뻐
그 와중에 손 시린 것도 참으며.. 내려서 사진을 찍습니다..
건희는 Snow Angel을 만든다며
눈 위에 누워 양손 양발을 저으며 열심히 천사를 만듭니다..
날씨는 점점 더 추워지고.. 입술이 파래진 건희를 태우고..
다시 운전을 하며 내리는 눈에 흠뻑 취해
옆에 있는 건희더러.. 내리는 눈을 동영상으로 찍으라 하고
저는 또다시.. 느림보 운전을 하며.. 조심조심 기어갑니다
가는 길에 벌써 미끄러져 옆 숲으로 차 한대가 굴러있습니다..
경찰관이 안내를 하며.. 불빛을 비추는데.. 무섭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엉금엉금 기어서 집으로 도착..
아직 도착하지 않은 옆지기를 기다리며
또 집 앞에서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은 채
건희 공주 우산을 쓰고 건희와 저는 뒤시럭을 떨며
사진을 찍습니다..
그때 도착한 옆지기는 곧 길이 얼 것을 대비해..
영준이를 데리러 가야 한다고 합니다..
친구 집에서 열심히 준비한 식사도 미처 못한 영준이는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애꿎은 얼어붙는 추운 날씨에.. 불만인듯한 모습입니다..
돌아와 눈사람이라도 만들까 했지만..
춥기도 하고 너무 어두워 
아침 일찍 만들기로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음날.. 당연히 길이 얼어
아무 데도 못할 것으로 착각!! 느긋하게 게으름을 피우다가
눈사람도 못 만들고 영준이와.. 건희
민희(강쥐)를 데리고. 사진 몇 컷만 급하게 찍고.. 
일하고 돌아오면.. 만들기로 하고
그래도 쌓여있는 눈을 뒤로하고
돌아와서 만들기로 한 눈사람을 어떻게 만들까
구상을 하며. 하루 종일 쌓여있을 눈을 상상했지만
빨리 가서 눈사람을 만들려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이게 웬일이래요?.. 언제 눈이 왔느냐는 듯이
깨끗이 녹아있는 길과.. 나무.. 들판을 보며
정말 꿈속에서 눈이 왔던 양...
너무나 짧았던 눈과의 만남이었음이..
지금도 믿어지지 않아..
결국 눈사람도 못 만들고..
더 많은 눈과의 즐거운 시간도 못 가진 채..
그렇게 오랜만에 온 눈과 제대로 사귀지도 못한 채
아쉬운 이별을 하며 
정말 언제 올지도 모를 또 다른 함박눈을
목 길게 빼고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끄적여 봅니다..

오늘도 아름다운 목요일 되세요!!


2010년 2월 18일 목요일 

캐서린에서
프시케 드림..

'마음의소리 > 끄적여본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왕관을 쓴 생일파티  (0) 2020.07.30
언제나 사랑받고 있어요  (1) 2020.07.30
한복을 입으며-천년학  (0) 2020.07.30
아침산책  (0) 2020.07.30
모자를 좋아하는 여인  (0) 2020.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