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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소리/오늘은 이런일이.....

가을 기차역

by 프시케 psyche 2020. 8. 31.

 

 

 

가을  기차역

 

-박항선-

 

 

넓은 스카프 목에 두르고

흰 블라우스 위에 내려온 긴 머리 감춘

챙 넓은 모자

하늘하늘 시폰 긴치마 사각이며

어느 이름 없는 역에 내리리

 

인적없는 . 그러나 넓은 창이 있는 카페

창가에 앉아

김이 모락모락 나는 

헤이즐 넛 커피  한잔 들고

창밖을 보아도 좋으리

 

통유리 창 넓은 카페 안은

아늑하고 고즈넉하리라..

이왕이면

Chaconne  선율이나

Violin Concerto No 1

혹은 Cello Concerto E Minor  Adagio"가

 흐르면 좋으리

 

밖에 사람들이 한둘

노인이면 더 좋고

아이여도 상관없다

자나 가며 힐끗힐끗

챙 넓은 모자를..

혹은 커피를 든 나를

쳐다본들 어떠리..

 

청승맞다고도

외로워 보인다고 도

누군가를 기다린다고 해도  

다 괜찮으리

 

바람 한 자락 지나가는

내 가슴속 어느 역에

외로움에 서성이는 나뭇잎들 태우고

도착했다,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