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기차역
-박항선-
넓은 스카프 목에 두르고
흰 블라우스 위에 내려온 긴 머리 감춘
챙 넓은 모자
하늘하늘 시폰 긴치마 사각이며
어느 이름 없는 역에 내리리
인적없는 . 그러나 넓은 창이 있는 카페
창가에 앉아
김이 모락모락 나는
헤이즐 넛 커피 한잔 들고
창밖을 보아도 좋으리
통유리 창 넓은 카페 안은
아늑하고 고즈넉하리라..
이왕이면
Chaconne 선율이나
Violin Concerto No 1
혹은 Cello Concerto E Minor Adagio"가
흐르면 좋으리
밖에 사람들이 한둘
노인이면 더 좋고
아이여도 상관없다
자나 가며 힐끗힐끗
챙 넓은 모자를..
혹은 커피를 든 나를
쳐다본들 어떠리..
청승맞다고도
외로워 보인다고 도
누군가를 기다린다고 해도
다 괜찮으리
바람 한 자락 지나가는
내 가슴속 어느 역에
외로움에 서성이는 나뭇잎들 태우고
도착했다,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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