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묵상
-양 광모-
뉘우침으로 얼굴 붉어진 단풍잎처럼
뉘우침으로 목까지 빨개진 저녁노을처럼
가을은 조금 부끄럽게 살 일이다
지나간 봄날은 꽃보다 아름다웠고
지나간 여름날은 태양보다 뜨거웠으리
그럼에도 뉘우칠 허물 하나 없이 살아온 삶이라면 또 얼마나 부끄러운 죄인가
믿으며, 가을은 허물 한 잎 한 잎 모두
벗어 버리고 기쁜 듯 부끄럽게 살 일이다
이윽고 다가올 순백의 계절 알몸으로도 거리낌 없이 부끄러운 듯
기쁘게 맞을 일이다
양광모 『그대 가슴에 별이...』 중에서
* 시인님의 시
가을날의 묵상을 읽으며
아침을 맞는다
가을은 열매에 따라 좋은 결실의 계절
뿌듯할 것 같은데
시인님은 부끄러워 할 일이라고 한다
봄 여름을 어찌 보냈느냐에 따라
자랑스러울 수도 부끄러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요즘 애도의 기간
누군가를 탓하고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전에
우리 모두 반성하고
모든 것들을 부끄러워하는 시간이 되려고 합니다
가을을 부끄러워 하며
또 나의 지난 계절을 부끄러워하고
앞으로 올 계절에게는
부끄럽지 않기를 바라는
하얀 희망을 담아
오늘은 이 시를 읽어 봅니다..
오늘도 멋진 가을 되세요 여러분
2022년 11월 8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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