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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퀘렌시아 (quérencia)

by 프시케 psyche 2023. 1. 18.

 

 

 

 

 

https://youtu.be/8FkNCCaqU0w

 

- YouTube

 

www.youtube.com

 

투우장 한쪽에 소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구역이 있다.

소만 아는 그 자리를

스페인어로 퀘렌시아 라고 부른다.

퀘렌시아는 회복의 장소이다.

명상에서는 이 퀘렌시아를

인간 내면에 있는 성소에 비유한다.

명상 역시 자기 안에서

퀘렌시아를 발견하려는 시도이다.

투우를 이해하기 위해

수백 번 넘게 투우장을 드나든 헤밍웨이는

퀘렌시아에 있을 때 소는

말할 수 없이 강해져서

쓰러뜨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썼다.

삶은 자주 위협적이고 도전적이어서

우리의 통제 능력을 벗어난 상황들이 펼쳐진다.

그때 우리는 구석에 몰린 소처럼

두렵고 무력해진다.

그럴 때마다 자신만의 영역으로 물러나

호흡을 고르고 추스르고 살아갈 힘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숨을 고르는 일은

곧 마음을 고르는 일이다.

가장 진실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퀘렌시아이다.

나아가 언제 어디서나

진실한 자신이 될 수 있다면,

싸움을 멈추고 평화로움 안에 머물 수 있다면,

이 세상 모든 곳이 퀘렌시아가 될 수 있다.

신은 본래 이 세상을 그런 장소로 창조했다.

당신에게 퀘렌시아의 시간은 언제인가?

너무 멀리 가기 전에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와야 한다.

 

출처: 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