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많이 못썼던 지난해를 생각해서
올해는 시도 많이 쓰고 글도 많이 써야지 했지만
연말의 슬픈 소식
세계와 우리나라에 있는 큰일들
너무 마음이 착잡하다 보니
걸맞게 딱 맞는 심정을 쓰신
이 시가 오늘은 나를 찾아왔다..
과연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도
시를 쓸수 있겠는가?
어쩌면 심정을 이렇게 써 놓으셨을까?
가끔 시를 읽다 보면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시를 써도 되겠는가?
류 시화
시를 써도 되겠는가
세상의 절반이 나머지 절반을 미워하는 이곳에서
시를 서도 되겠는가
신마저 자신을 편애하는 이들에게만 문을 여는 이곳에서
양탄자 짜는 사람처럼 구부정하게 앉아
희망은 절망의 다른 이름이라고
운율 고심하며
시를 써도 되겠는가
모국어의 나라에서 태어나
혀 끝에 투쟁의 단어 올려놓는 법부터 배우며
나는 누구이고 너는 누구인가
서로의 색깔 물으며 금을 긋는 시대에
진실을 알고 있는 척하는 사람들이
내 침묵 오해할까 고뇌하며
나무 아래서 주운 새 키우듯
그리움의 언어로
시를 써도 되겠는가
삶이 내 손등에 손을 올려놓을 때
낯익은 것은 낯설음뿐인 이곳에서
아침마다 꿈이 눈거풀에서 떨어져
발 아래 부서지는 이곳에서
시여, 내가 투사가 아니어서 미안하다 말하며
오갈 데 없는 단어 하나씩 주머니에서 꺼내
그럼에서 삶이여
신성핟, 신성하다 반어법으로 말하며
시를 써도 되겠는가
2025년 1월 14일 화요일
세상에서 가장 슬픈 멜로디
Vitali 의 Chaconne 를 듣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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