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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소리/오늘은 이런일이.....

캄캄한 불꽃의 집 - 한강

by 프시케 psyche 2025. 3. 8.

 

https://youtu.be/GAAo52zk6gs

 

 

 

 

 

한강 작가는 시도 많이 썼던 것 같다

유난히 눈을 좋아하고

특히 진눈깨비를 좋아하는 작가

"흰'이라는 소설에도

진눈깨비가 나온다

눈을 소재로 한 소설도 

많은 것 같다

진눈깨비와 눈썹..

오늘은 문득 한강 작가의


"캄캄한 불꽃의 집" 을

소리내어 읽어보았다

 

 

***

 

 

 

 


  캄캄한 불꽃의 집 


           한 강 


그날 우이동에는 진눈깨비가 내렸고 
영혼의 동지(同志)인 나의 육체는 
눈물 내릴 때마다 오한을 했다.

가거라 망설이느냐 
무엇을 꿈꾸며 서성이느냐 
꽃처럼 불 밝힌 이층 집들, 
그 아래서 나는 고통을 배웠고 
아직 닿아보지 못한 기쁨의 나라로 
어리석게 손 내밀었다 

가거라 무엇을 꿈꾸느냐 
계속 걸어가거라 가등에 맺히는 
기억을 향해 나는 걸어갔다.
걸어가서 올려다보면 
가등갓 안쪽은 캄캄한 집이었다 

캄캄한 불빛의 집 하늘은 어두웠고 
그 어둠 속에서 텃새들은 
제 몸무게를 떨치며 날아올랐다 
저렇게 날기 위해 나는 
몇 번을 죽어야 할까 

누구도 손잡아줄 수는 없었다 
무슨 꿈이 곱더냐 
무슨 기억이 그리 찬란하더냐 

어머니 손끝 같은 진눈깨비여 

내 헝클어진 눈썹을 갈퀴질 하며 
언 뺨 후려치며 그 자리 
도로 어루만지며 어서 가거라 


* 출처/ 한강 작가의 글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학과 지성)에서 

 

2025년 2월 8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