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는 시도 많이 썼던 것 같다
유난히 눈을 좋아하고
특히 진눈깨비를 좋아하는 작가
"흰'이라는 소설에도
진눈깨비가 나온다
눈을 소재로 한 소설도
많은 것 같다
진눈깨비와 눈썹..
오늘은 문득 한강 작가의
시
"캄캄한 불꽃의 집" 을
소리내어 읽어보았다
***
캄캄한 불꽃의 집
한 강
그날 우이동에는 진눈깨비가 내렸고
영혼의 동지(同志)인 나의 육체는
눈물 내릴 때마다 오한을 했다.
가거라 망설이느냐
무엇을 꿈꾸며 서성이느냐
꽃처럼 불 밝힌 이층 집들,
그 아래서 나는 고통을 배웠고
아직 닿아보지 못한 기쁨의 나라로
어리석게 손 내밀었다
가거라 무엇을 꿈꾸느냐
계속 걸어가거라 가등에 맺히는
기억을 향해 나는 걸어갔다.
걸어가서 올려다보면
가등갓 안쪽은 캄캄한 집이었다
캄캄한 불빛의 집 하늘은 어두웠고
그 어둠 속에서 텃새들은
제 몸무게를 떨치며 날아올랐다
저렇게 날기 위해 나는
몇 번을 죽어야 할까
누구도 손잡아줄 수는 없었다
무슨 꿈이 곱더냐
무슨 기억이 그리 찬란하더냐
어머니 손끝 같은 진눈깨비여
내 헝클어진 눈썹을 갈퀴질 하며
언 뺨 후려치며 그 자리
도로 어루만지며 어서 가거라
* 출처/ 한강 작가의 글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학과 지성)에서
2025년 2월 8일 토요일
'마음의소리 > 오늘은 이런일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너벨 리 - 에드거 앨런 포우 (7) | 2025.03.12 |
---|---|
봄꽃을 입고 사랑안으로 들어가다.. (26) | 2025.02.27 |
음력 정월 대보름이 생일 일때 일어나는일.. (16) | 2025.02.12 |
날개가 나오려는 걸까? (10) | 2025.02.07 |
바닷가를 서성이는 그리움-자작시 (4) | 2025.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