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지나간 자리
- 프시케-
봄이라는 말을 하며 끝내기도 전에
3월은 이른 자목련 향기 가득 안고
터벅터벅 기척도 없이 가 버렸다
보라색 등꽃을 향기
모락모락 아지랑이 헤치며 내 코끝을 스치고
덕우드의 단아한 크림빛 꽃잎도
부활절이 오기 전에 낙화를 할 준비를 하네
바람결 따라
연분홍 벚꽃잎들은
꽃눈이 되어 머리 위에도 어깨 위에도
가만히 내려앉으며 분홍빛 수다를 떨고
노랗게 웃는 민들레가 흔들흔들 손을 흔들면
보르헤르트의 단편 속
그 작은 꽃이 기억나 눈시울을 적신다.
보라색 이름 모를 풀꽃들이
인사하는 아침
점박이 무당벌레 한 마리
토끼풀 잎 위에서 누구를 기다리나..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몸을 굽혀 앉아보는 아침
동그랗게 말린 내 그리움은
3월이 출렁이는 내 생각다리 위로 지나간다
온갖 새들이
지저귀는 나무 위에
유난히 빨간 카디날이 4월을 맞는다
3월이 지나간 그 자리에
초록빛 연한 잎들은
어느새 쑥쑥 새순들은
앞 다투어
싱그러운 4월의 색깔들을 길어 올린다
**
아침 산책길의 단상을 잠시 적어봅니다
2025년 4월 3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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