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날씨는 여전히 높은 여름날씨였지만..
아침일찍 마시는 공기와 젖은 이슬을 밟은
상쾌한 토요일입니다..
더운 날씨에도 열심히 운동을 하는
아이들이 건강해 보여서 참 좋습니다
거의 땀을 비오듯 쏟고 나면
땀난 만큼 상큼한 기분을 운동하시는분들은
알겠지요?
사실 저는 벌써 2주째 운동을 안하고
한눈을 팔고 있답니다..
오늘 제가 쓴 아래의 글이 그 이유랍니다..
딸기 따며 신은 제 장화예요..
딸기꽃이랍니다
너무 예쁘지요?
듬성듬성 안익은 딸기도 보이고
이렇게 까맣게 익은 딸기도 있어요.
정말 먹음직 스럽지 않나요?
몽글 몽글 작은 알갱이가 너무 탐스럽고
살짝 잎을 들추면.. 오롯이 모여있는 딸기들
큰 부자라도 된듯 딸기가 보이면 신이 나고..
따온딸기를 예쁜그릇데 담아보고
빨간딸기도 같이 놓으니..어우러지긴하죠?
위에서도 한번 찍어보고
너무 탐스러운 산딸기.
자세히 보아도..이렇게 탐스러울수가..
****
산딸기(Black Berry ) 를 따며..
벌써 2주째..토요일 땀을 흠뻑 흘릴수 있는
황금 운동을 마다하고 산딸기 따기에 푹 빠져있답니다..
전번주에 벌써 작은 병에 반병을 따다
산딸기차를 위해 흑설탕에 재어놓았는데
그렇게 귀한 딸기를 따며..온통 얼굴에 물것이 물어
우둘 두둘..얼굴이 말이 아니랍니다..
왜그랬을까요?
언젠가 말씀드렸듯이 아침엔
쌀뜨물 앙금과 우유등으로 얼굴을 씻고 온덕택인지
자잘한 물것들이..제가 딸기따는 동안 제이마를
총공격을 하고 말았답니다..
졸지에 30여곳이 붉게 톡톡 튀어나온데다
양쪽 볼에 서너군데..턱밑과 목에도 듬성 듬성
물린자국으로 제 얼굴이 어떻게 되었는지 상상이 되시나요?
작년에는 별로 느끼지 못하던 물것( 깔때기 라는 곤충) 이
올해는 유난히 준비없는 저를 공격하고 만것이지요..
산딸기 있는곳엔 뱀이 있다하여..예쁜 핑크장화와
장갑..모자는 준비했는데..
그만 물것이 있다는것을 미쳐 준비못해서
온통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것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다시
산딸기 따기에 도전을 했답니다..
오늘은 뜨물과 우유로 세수하는것도 건너뛰고
살짝하던 화장도 오늘은 맨얼굴에 썬탠크림만 바르고
모자와.. 긴팔..장갑..장화..거기에 한가지 더
얇은 씨쓰루 머풀러까지 준비를 했지요..
가장 중요한 벌레쫒는 스프레이 Off 도 잊지 않았답니다..
신기하게도 만반의 준비를 한 탓인지..
지난주 저에게 와 아는체 했던 녀석들은
끝까지 나타나주지 않아서 오늘도 많은 양은 아니지만
작은 양의 산딸기를 딸수 있었답니다.
따온 딸기는 차로 마시려고 작은 병에
흑설탕과 재어 놓았습니다.
향좋은 Blackberry Tea..를 위해서지요...
참으로 좋았던것은
이 산딸기 따는 일에서 저는 몇가지
재미있는것을 배우고 왔다는 거랍니다.
사실 외진 곳이라..옆지기는
그쪽으로 혼자가는것을 극구 말리기도 했지만..
이유는 혹여라도 나쁜 사람들이 와서
납치해가면.. 꼼짝없이 소리도 못지르고
후회할 일이 생긴다나요?
그리고 뱀이 있을지 모르니...위험하다고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엄마 한분과
그분은 딸기 따는것보다는 걷는것이 좋으시다고
제가 보이는곳에서 왔다 갔다 걸으시고
저혼자 따는 작업에 들어갔답니다..
얼듯 보면..빨갛게 반쯤익은 것들만 보이고
검게 익은 것들은 잘 안보이지만
가까이에가서 다른 잎들을 들추면..
까맣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익은 열매들의
겸손함을 보며..기분이 좋았더랬습니다..
우리 사람들도 이렇겠구나..하는 생각을 해보았답니다..
아직도 설익은 빨간 딸기들은 저마다.. 얼굴을 똑바로 들고
뭔가를 자랑하듯.. 뻣뻣하게 있는걸 보니
혹여.. 아는것도 많지 않은 제가.. 너무 시끄럽게
나서는 이 빨간 딸기 같지 않을까 하며
자신을 돌아보게 했지요
하나같이 검게 익은 딸기들은 보이지 않는
나뭇잎 뒤에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익은것을 결코 자랑하지 않고 있었던것을 보며
많이 배우고 아는것이 많은 사람들일수록..
침묵할줄 알며..나서지 않는것임을..
그러나..저처럼 익은 딸기는 굳이 얼굴 내밀지 않아도
뒤져서라도 딸수 있다는것을.... 여물대로 여문 열매는
농부가 알아서 수확을 한다는것을..
익지 않은 딸기들이 제아무리 고개들고 외쳐대도
아직 더 익어야 한다는것을 가르쳐 줍니다
아~~ 그래서 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이고
인격이 쌓인 사람들은 나서지 않아도 보이지 않는
침묵속에서도 그사람의 인품을 나타낼수 있다는것을 ..
동글 동글 맺힌 산딸기의 검은 알갱이들이
속이 꽉찬 인품의 인격의 사람같은 품위가 느껴져서 기분이 좋은날..
그 인격의 산딸기와 마주앉아 이야기를 하는것 같은 착각의 시간도
아무런 생각없이.. 익은 딸기를 찾기위에 잎을 들추는 일이
그렇게 재미있을수가 없습니다..
이래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순수함을
한번 더 새겨봅니다..
가끔씩 가시에 긁히기도 하지만
우리의 인생에서도 그렇듯이
이와 같은..어려움과 험난함 속에서도
말없이 속을 채워가며 자신의 인격을
익혀가는 그 지혜로움이 아름답습니다..
그 무성한 가시넝쿨속에서..말없이 침묵하며
자신을 성숙시켰을 익은 산딸기의 인내를 닮고 싶습니다.
다른생각없이..아주 근사하게 수양된 멋진 친구와
침묵의 아침 데이트를 한 아주 행복한 아침이었습니다.
오늘도
이 잘익은 산딸기(Black Berry) 가 준 귀한
겸손의 속삭임으로
잘 영글지 않은 화려함 보다는
잘익어 고개숙인 검은 산딸기의 모습처럼
잎뒤에 숨어 내색하지 않아도 금새 발견될수 있는
속이 꽉찬 잘익은 산딸기 같은
인격을 간직하고 싶습니다
****
2009년 6월 27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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