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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스크랩] (international school) 부자들의 천국, 대한민국

by 프시케 psyche 2012. 3. 30.

서울에 영어수업 중학교가 생긴답니다. 이름하여 국제중학교. 하니 않하니 말이 많더니 서울시 교육위원 양반들이 내년 신학기 설립으로 결정을 내렸답니다.

 

대원중(대원외고 계열인가요?)과 영훈중(역시 영훈초 계열학교?)을 국제중학교로 만들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과목을 영어와 한국어 bilingual로 수업을 한다는 군요. 연간 수업료는 대원중 683만원, 영훈중은 719만원이랍니다. 요즘 환율이 엉망이지만 희망환율 미달러당 1천원으로 치면 영어권 나라의 값싼 사립학교 학비정도입니다. 영어에 목매달고 있는 한국의 많은 부모들을 감안하면 전국최고의 명문 중학교로 급부상할 것이 확실시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학교가 더 많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서울의 2군데가 아니라 전국의 외고와 자사고 신입생수보다 2~3배는 더 많이 뽑아 조기유학수요를 대체하는 것이 국익을 위해서도 훨씬 좋을 것입니다. 적어도 외국으로 새는 달러는 막을 수 있을 테니까요.

 

문제는 이 학교의 수업료가 학부모의 부담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랏돈이 들어가는 모양입니다. 그러다보니 국민의 세금으로 특권층 자녀를 교육시킨다는 공평성 문제가 불거져 현정부에 대한 일반시민들의 반감을 더욱 크게 불러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정부지원을 받지 않으려면 학교재단에서 돈을 많이 내거나 아님 학부모 부담이 더욱 증가할 텐데 그렇게 하면 또 귀족학교라고 반발이 클 것입니다. 많은 고심끝에 이런 절충안이 나왔겠지만 이럴땐 귀족학교라고 욕을 먹더라도 원칙적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돈의 크기완 상관없이 한국에서 이중국어 교육을 받고자 하는 수요가 엄청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요가 많은 만큼 두 학교만이 아닌 자격요건을 갖춘 다른 학교에도 개방을 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교육열이 세계 최고수준의 나라에서 무조건 평준화만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미 외고, 과학고, 자사고 등등해서 평준화의 큰 틀조차 깨졌습니다. 예전 이름을 날리던 경기, 경복이 대원외고, 한영외고, 서울과학고, 한성과학고로 각각 이름만 바뀌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나의 모교 진주고를 대체하는 경남의 고등학교는 어디야??) 그리고 각 도마다 외고, 과학고, 자사고가 곳곳에 산재해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의 학부모들은 더 이상 이런 엘리뜨 명문학교의 출현을 원치 않습니다. 내 아이가 갈 수 없으니 배가 아픈 것이죠. 영어를 중심으로 한 교육수요는 엄청난데 엘리뜨 학교는 제한적이니 자꾸 해외로 나가는 것은 아닐까요?

 

저의 친척 조카중에도 이런 아이가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외고 입학이 막히니 미국의 1년 교환학생을 마치곤 캐나다 사립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은 한국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경제력은 되는데 한국에서 엘리뜨가 될 수 없으니 차선으로 영어권 나라로 향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문제는 단순히 영어때문에 외국으로 가는 학생이 적지 않은 이상, 이들을 한국내에서 교육할 수 있는 학교들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제가 걱정하지 않아도 오래지 않아 그렇게 되겠죠. 앞서 지적했듯 외고수만큼 국제중학교도 생길 것입니다.

 

이중국어 교육을 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교사를 구하는 것인데 덕분에 영어권 교포 대학생들에게 새로운 취업기회가 생길 듯 합니다. 제가 대학원을 다니던 80년대 중후반 영어로 수업을 하던 한국교수가 몇 분 계셨습니다. 그냥 영어로 준비한 강의안을 말하고 끝내는 식이라 지금 생각하면 영어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1980년 대학입학때부터만 쳐도 벌써 영어공부, 사용경력이 28년입니다. 회사 다닐때 영어로 발표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특히 파워포인트로 발표할때 긴장을 하면서도 내 실력에 비해 너무 잘했다고 생각할 때가 많았습니다. 대학원때 영어로 수업하던 한국교수분처럼 영어로 자료를 만들고 이 자료를 외워 영어로 말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영어실력이 없으면 이런 자료를 만들지 못하고 발표도 할 수 없지만 이 능력과 네이티브처럼 알아 듣고 말을 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입니다. 지금 아이들은 워낙 어릴때부터 영어공부를 많이 해 저와 같은 부모세대와는 차원이 다르지만 영어만 고려할 경우 네이티브 선생님이 가르치지 않을 경우, 큰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처음 이 기사를 보곤 사실 정부에 대한 욕밖에 나오지 않아 한바탕 대정부 공격을 하려고 했으나 글을 쓰다보니 한국교육에 대한 저의 평소 생각들로 도배가 되었습니다. 제가 촌에서 좀 알아주는 고등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인지 고교 평준화에 대해 강력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말많은 국제중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면 좋을 듯 합니다.

 

끝으로 제가 살았고 아직도 아파트가 있는 경기도 광명이 고교 비평준화지역입니다. 중2였던 큰 녀석이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 중간에도 들지 못하는 소위 '농땡이 학교'로 가면 어떨까 적잖이 고민도 했었습니다. 당시 진주도 그랬고 지금의 광명도 마찬가지지만 공부 못하는 학교 학생들은 진짜 학생처럼 보이지 않더군요. 오히려 그럴수록 더 바르고 열심히 살아야 사회의 인정을 받을 것 같은데도 말입니다.

 

그러나 사회구성원 모두가 공부를 잘 하고 착할 필요가 없으니 어렸을때부터 현실을 인식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입니다. 줄만 서만 들어가던 농땡이 학교 출신중에서도 잘 사는 사람이 적지 않고 망가진 명문학교 출신들도 부지기수이니까요.

 

결국은 학교나 공부가 아닌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제중, 특목고, 조기유학, 일류대 등등의 뱃지에 크게 연연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저는 이런 뱃지가 저의 상징이자 자존심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세상은 각기 다른 사람들이 저마다 최고의 인생을 위해 개성껏 사는 곳이 아닐까요?

 

시월 눈으론 16년만의 큰(15센티) 눈이 내렸다는 런던. 9층 아파트 창에서 내려다 보는 주변의 지붕위엔 하얀 눈들이 가득합니다. 푸른 하늘과 밝은 햇살 그리고 사방에 깔린 하얀 눈들을 보니 세상만사가 다 우습게 보이는군요. 세상사, 너무 힘들고 어렵게 살지 마세요. 한 발짝만 뒤에서 보면 아무 것도 아닌데...

출처 : London Live
글쓴이 : roni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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