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족/지난날의 추억

풀잎 사랑

by 프시케 psyche 2020. 6. 21.

풀잎 사랑

 

 

-프시케-

























 

*내가 만든 풀잎 하트들



오늘도 세차게 내린 어제의 비에도
말갛게 개인 새벽하늘이 아름다운 토요일입니다
오늘은 걷는 것을 한차례 끝내고 나서
엄마들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예쁜 풀잎 하트들을 만들어보았습니다
만들면서 잠시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올려 봅니다



*** 

풀잎으로 만든 사랑


풀잎 하나를 꺾어 들고
자욱한 아침 안개가 희미하게
내게 다가오는 그 기분은 
오래전에 설렘으로 하던 
짝사랑을 떠올립니다

풀잎 한쪽을 동그랗게 말면서
상큼한 풋사과의 향기처럼
달콤함이 내 코를 스치는 기분을
어색하지만 풋풋한 
풋사랑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풀잎 다른 한쪽을 둥글게 접으면서
미풍에 흔들리는 작은 나뭇잎의 떨림처럼
내 온몸을 덮는 기분을
얼굴 붉히던 기억의 저편
첫사랑에 대입해봅니다

양쪽 풀잎이 하트 모양으로 모아지면서
영롱한 피아노 선율처럼 아름답게
내 마음을 파고드는 그 기분을
오랫동안 견디며 이어진
합쳐진 사랑이 대신합니다

풀잎으로 모아진 예쁜 곡선을 묶으면서 
힘들고 어려운 것들도 참고 견디는
인내의 모습으로 쌓여 무르익은 기분을
성숙하고 진실한 단단한 사랑의 끈으로
질끈 묶어버린 풀잎사랑으로 태어납니다

완성된 풀잎 하트 모양을 살며시 건네며
수줍지만 이제는 단단히 묶인 우리의 사랑 앞에
어떤 단점도 어떤 결점도 밖으로 보이지 않는
단단하고 과묵한 철통 같은 침묵의 마음을 
온 마음으로 이해하는 사랑으로
단단히 마음 한편에 모셔둡니다..

이런 사랑이 한 개 완성이 되면
또 다른 형태의 또다른 사랑을 엮으며
풀잎을 엮어 만든 하트 모양의 사랑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수북이 우리의 마음에 모이면
마음속 깊은 곳 탁자 위엔.
이런저런 사랑의 모습이
풀잎 하트 사랑으로
예쁘고 앙증맞은 수반 위에
여러 모양으로 꽂혀
저마다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당당합니다
.
모양과 크기는 다르지만
그때그때 만들어 엮인
사랑의 모습은.. 작으면 작은대로
크면 큰대로 모여진 그 모습 안에
여러 가지의 사랑 모양이
그대로 제 가슴에 수를 놓습니다

이렇게 모아진 사랑의 풀잎 하트들은
풀잎 사랑의 기억을 모은
자잘한 마음의 훈기를 타고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볼 때마다 다른 사랑의 기억으로
우리를 추억 속으로으로 데려다 줄
아름다운 타임머신으로
강에 띄워 봅니다..

풀잎사랑 한 개
풀잎사랑 두 개..
풀잎으로 만든 나의 
아름다운 풀잎으로 만든 사랑들.
한 개 한개
강 위에 띄워..

흐르는 강물에 
예쁜 하트 모양으로 수놓아진
조각배 되어..
조용히 강줄기 위로
실려 내려가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는 
더 많은 사람들의 아름다운 가슴속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또 다른 풀잎 사랑으로 
머물기를 바랍니다..

얼굴 붉히던 짝사랑으로
풋풋한 풋사랑으로
설레는 첫사랑으로.
서로의 마음이 만난 합쳐진 사랑으로


풀잎으로 만든 사랑 한 개
풀잎으로 만든 사랑 두 개
풀잎사랑들
어느 물레방앗간 수레바퀴 위에서
돌고 도는
물레방아 위의 물처럼
영원히 부활하는
끝없는 사랑으로
때로는 용서의 모습으로
때로는 겸손의 모습으로
상큼한 풀잎 내음으로
이 세상을 
시원한 생명수처럼
모든 미움이 가득한 사람들의
마음을 촉촉이 적시게 하였으면 

초록빛.. 사랑으로
언제나 화평의 모습으로
언제나 온유의 모습으로
영원히 빛나게 하였으면.. 

풀잎으로 만든 
내 예쁜 초록 풀잎 사랑들..


2009년 8월 15일 토요일 



비 오는 토요일 

'가족 > 지난날의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이별  (0) 2020.06.22
내 마음에 날개가 있다면  (0) 2020.06.21
묵향이 그리운 날에  (0) 2020.06.21
물과 같게 하소서  (0) 2020.06.21
용서하게 하소서  (0) 2020.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