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날개가 있다면 -프시케-
* 엊그제 찍어본 하늘들
언제나보다.. 유난히 토요 산책을 하고 나서
현저하게 나타나는 엔도르핀을 실감한 아침 이랍니다..
아마도 가라앉아있던 마음에 반비례해서겠지요..
오늘도 아름다운 산책길에 바라본
하늘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떠올려보며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 글입니다..
*****
내 마음에 날개가 있다면..
(넓은 마음을 가진 하늘에게)
사람들은 하늘 그대를 보며 무엇을 생각할까?
나는 늘 다양한 모양으로 나를 지켜 봐 주는
그대의 넓은 마음을 생각하곤 하지.
시시 때때 올려다봐도
그대는 늘 다른 모양으로
나를 지켜주는 수호천사의 모습으로
나를 행복하게 하곤 하니까.
내 마음에 날개가 있다면..
그대와 같은 눈높이로 만나볼 텐데..
그대는 외로운 새벽 산책길을 지켜주는
늠름한 내 파수꾼 새벽하늘..
아련한 새벽 공기 위에
아직 덜 깬 초승달의 이불을
끌어올려주며 머리 쓰다듬는
아늑함과 안전함을 내게 주고..
홀로 걷는 새벽 산책길에
무섭지 않게 내려다 봐주는
나의 늠름한 파수꾼이 되어주곤 하지.
내 마음에 날개가 있다면
그대를 가끔은 내 마음이 지켜줄 텐데..
그대는 사랑과 용서의
화평을 가르치는 내 영혼의 어머니 같은 낮 하늘
어떤 땐.. 하얀 솜사탕 같은 뭉게구름과
소곤대는 그대를 보며
또는 점점이.. 수놓아진 새털구름과
가위 바위보를 하며 깔깔대는 그대를 보기도 하고
심지어는 금세 비라도 내릴 것 같은 먹구름의
잔뜩 찌푸린 불평을 들어주고 있는 그대를 보곤 하지
내 마음에 날개가 있다면..
날아가 힘겨운 그대의 영혼을 위해
기꺼이 내 마음의 어깨를 빌려줄 텐데.
아마 그래서 사람들은
그대의 마음이 끝없이 넓다고 하나 봐..
마냥 좋은 순하고 아름다운
하얀 뭉게구름만을 고집하지 않는 그대....
조금씩 비었다 다시 시작되는
모아지지 않은 새털 같은 다른 구름에게도..
흩어졌다던가.. 다른 모습이라던가 말하지 않는 그대....
금세라도 터트릴 분노와 눈물을 머금은
심통난 검은 구름에게도 왜 그러느냐고 버럭
화라도 낼 수 있건만.. 대신
조용히 그 아픈 사연들을 다 들어주는 그대이니까..
내 마음에 날개가 있다면..
날아가 그대의 예쁜 성품에 스티커를 붙여줄 텐데
하얀 뭉게구름과 있을 땐 덩달아 파랗게 웃어주며
흰구름을 더 하얗게 빛내주는 그대
새털구름처럼 군데군데 비어있어도
기꺼이 그 비어있는 곳의 뒷배경이 되어주는 자상한 그대..
뭔가 금세라도 쏟아부을 것 같은
잔뜩 부은 먹구름의 마음을 이해라도 한다는 듯..
같이 회색 하늘이 되어
그 뒤에 침묵으로 서있어 주는 그대..
그리하여 먹구름이 더 도드라지게
검어보이지 않게.. 더 분노하지 않게
뒤에서 힘들고 아픈 상처나 약점들을
보듬어주고 가려주는 배려심 많은 그대
내 마음에 날개가 있다면
날아가 내 마음의 손으로 그대의 등 두드려 줄텐데.
어느 구름에게도.. 편애하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대로인 구름들에게
잔잔한 미소와 함께
같이 있어주기에 능한 그대는
누구도 가질 수 없는
높고 넓은 어머니의 마음을 가졌나 봐..
그 갖가지의 구름들을 올려다보면서도
이래저래 내게 위안을 주며 타이르는 그대..
내 마음에 날개가 있다면
날아가 그대의 따뜻한 등에 업히고 싶은데
그대는 아름다운 나만의 그림 갤러리 저녁 하늘
어느 날 잔잔한 호숫가에 앉혀진 채..
나 혼자만 전용 화폭인 것처럼..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모양으로 붓도 없이
붉은 황혼의 노래를 그림으로 선사하는 그대
내 마음에 날개가 있다면
날아가 그대의 볼에 입맞춤할 텐데.
그대는 환상의 세계로 이끄는 내 보석 같은 밤하늘..
자주 올려다볼 시간이 없어
뜸하게 올려다 봐줘도
한 번도 찡그리지 않은 얼굴로
맞아주는 다정한 그대
반짝이는 보석들을 장식한..
갖가지의 달을 보여주기도 하고
드문 드문 올려다 봐주는
나의 무심함에도 잘 참고 견디며
아름다운 갖가지의 별자리마다의
이야기를 지치지도 않고
밤마다 내게 읽어주는 그대는
어느 참을성 많은 별나라 왕국의
자상한 인내라는 이름의
왕자님인 듯싶기도 한 그대
내 마음에 날개가 있다면
날아가 기꺼이
사랑이라는 이름의 공주가 되어
별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텐데..
언제나
새벽의 늠름한 내 파수꾼처럼.
낮의 깊고 넓은 내 어머니처럼..
저녁의 내 전용 갤러리처럼..
밤의 내 환상 나라의 왕자님처럼
내 하루의 모든 것들을 속속들이
천국 장부에 기록해놓는
그대의 사랑 계좌에. 날로 날로
내 아름다운 이 세상의 사랑 베풂의
잔고가 계속 조금씩 늘어나게 해 줄 그대
내게 날개가 있다면
날아가 내 사랑 잔고에 이자로 붙은 사랑은
얼마나 커다란지 확인하고 올 텐데.
내 마음에 날개를 달아..
언제라도 그대에게 날아가고파..
내 하늘빛 수호천사 그대에게로
내 마음에 날개가 있다면..
2009년 8월 22일 토요일 오후
흰 뭉게구름
가득한 하늘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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