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풀꽃들이 내게 하는 말
아침 산책길에 찍었던.. 키 작은 풀꽃들이에요.. 너무 작아서 잘 안 나왔어요.. 이름은 모르지만.. 너무나 예쁜.. 풀꽃이지요? *** 풀꽃들이 주는 위안 -프시케-
아침 일찍
나선 산책길엔..
오늘은 또 어떤 것에서
어떤 아름다움을
발견할까 하는 기대는
늘 아침 산책이 내게 주는
커다란 기쁨입니다
아.. 오늘은 정말
올망졸망 빼꼼히 얼굴 내민
갖가지 색의
작은 풀꽃들이 나를 유혹합니다.
누구랄 것도 없이 비슷한 키로
무수히 피어있지만
서로 자리다툼하지 않고..
서로 더불어 어깨 나란히 할 줄 아는
소박하면서.. 작은 몸집에도
넉넉한 사랑이 풍요로운 풀꽃들을 봅니다..
행복한 아침을 선사한
풀꽃들에게.. 금방이라도 몸 낮춰
입맞춤을 해주고 싶습니다..
누구를 기다리는 걸까?
다 같아 보여도
그 많은 송이마다의 표정이 있겠지?
가까이 다가앉아
하얀 얼굴 반짝이는.
표정들을 살핍니다..
지나가는 바람에..
살랄 살랑 흔들리는 얼굴들이
너무도 천진한 하얀 풀꽃들..
이름은 몰라도..
가장 낮은 모습으로 피어나
다른 사람들을 올려다보며
섬김의 모습으로 더 앙증맞은
이 하얀 풀꽃들로부터
나를 낮출 줄 아는 겸손을 배웁니다.
저만치서.. 또 한 무리의 풀꽃들이
보랏빛 별 모양으로
내게.. 미소를 짓습니다..
그냥 지나쳐도 뭐라 하지 않겠지만
쪼그리고 앉아 한송이 한송이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더 먼저 손 내밀지 않고
이름은 몰라도
다소곳이 자기의 순서를 기다릴 줄 아는
그 보랏빛 참을성이 더 아름다운
보랏빛 풀꽃들로부터
조용한 참을성을 배워봅니다..
동글동글 노란 얼굴로
나란히 어깨동무하며..
저마다 입 벌려
밝은 희망의 소리로 노래합니다..
노란 병아리들이 입 벌 린
모습처럼.. 귀여운 모습으로..
이름은 몰라도
희망을 노래하는 모습이
들어주는 이 없어도
노란 금방울 소리가 낭랑한
노란 풀꽃들로부터
즐겁게 사는 법을 배워봅니다.
어느 곳에 선..
잔디 위에 띄엄 뛰엄..
머리의 한쪽 끝이 잘려 나간
반쪽인 풀꽃들을 봅니다..
잔디를 깎으며.. 덩달아
상처를 입은 이쁘지 않은 모습임에도..
아직도.. 그 모습 그대로..
씩씩하게 웃으며 서있는
이름은 몰라도..
꼿꼿이 선채로..
스스로 치유하며
극복하는 아자 아자..
파이팅 소리가 빛나는
상처 입은 풀꽃들로부터
스스로 극복할 줄 아는
자기 승리를 배워봅니다.
커다란 울타리 나무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아
나무의 그늘에.. 햇볕을 마음대로
보지 못해도..
그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고
그대로 눈웃음으로 웃는
자신이 그곳에 있음을
인정하는
이름은 몰라도..
언제 어느 상황에서도
자기의 소신대로
자기를 지켜나가는
그늘 속 풀꽃들에게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으로
만족하는 법을 배워봅니다
오늘 아침도..
나에게 또 다른
하루의 과제를 완성케 하는
이 작은 풀꽃들에게
감사를 해야겠습니다..
왜 우리는 꼭 화려한 장미이기를 바라는 건지..
꼭 일등이어야 하는 사회
꼭 이겨야 하는 사회
꼭 남들보다 부자여야 하는 사회
비록 작은 풀꽃들이라도..
저마다의 자리에서
누가 인정을 해주든 안 해주든
묵묵히.. 자신의 위치를 지키면서
작은 풀꽃으로 있는 행복이
화려한 장미로 있는 행복과는 다른
평범한 소박한 행복이 있음을..
화려한 장미가 화려할 수 있는 건..
소박한 풀꽃들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걸..
모두 아름다운 장미라면..
그 아름다움이 어디에 견주어 질까?
보잘것없이 풀꽃처럼 사는 내가
장미를 꿈꿀 수 있는 행복을 주기 위해서..
장미가 풀꽃을 꿈꾸진 않을 테니까...
상큼한 아침 바람이
풀꽃들을 통해
나 자신을 조용히 반추해 보라고
내 볼을 스치며 속삭 이는 말
겸손한 하루
인내하는 하루
즐거운 하루
승리하는 하루
만족하는 하루
가 돼라 합니다
평범한 일상의 기적을 통해.
풋풋한 위안으로
내 하루를 빛내주는
풀꽃들
2010년 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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