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빈 의자 되어
아침 산책길에 찍은 빈 의자 들 ***
칼러웨이 가든에서 찍은 빈 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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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웃집 빈 의자일년전 커다란 배나무가 토네이토에 쓰러진후 차지한 빈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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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아침 산책길마다.. 다른 계절에 찍은 빈 의자들.. ***
12월의 빈의자 되어
이제는
다사다난했던 이 묵은해를 보내며
쉴 새 없이 달려오던 길을 멈춰 서며
정리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출발을 위해 다짐하는 모든 이들에게
주위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12월의 빈 의자로 이곳에 있고 싶습니다
지난 열두 달을 주마등처럼 떠올리면서
좀 더 나은 또 다른 한해를 위해
자신을 추스르는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적을 수 있는
새로운 일기장 같은 작은 수첩 안 백지의
빈 의자가 되고 싶습니다..
숨 가쁘게 앞만 보며 걸어온
세상의 모든 부지런한 사람들이
잠시 긴장을 풀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그 고달픈 일 년의 노곤함을 내려놓을 수 있는.
12월의 빈 의자이고 싶습니다..
온갖 참았던 넑두리들도 마다하지 않고
뿌연 눈물 머금은 채 고개 끄덕여 공감해 줄 수 있는
그 고단한 마음속 어딘가를 쉬게 해 줄 수 있는 따뜻한 쉼터의
빈 의자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쇠잔하고 나이 든 몸으로 이제는 다 성장한 자녀들과의
추억을 더듬으며.. 빛바랜 사진 한 장 들고 와
회한의 기억들을 더듬으려 잠시 몸을 내려놓고 생각할 수 있는
12월의 빈 의자이고 싶습니다
즐거울 때나 슬플 때나 오직
자녀들의 행복을 위해 희생한 시름에 찬
깊은 주름 사이사이 숨어있는 외로움에
흐르는 눈물 손등으로 찍으며
어렴풋이 떠오르는 옛 기억들을
데리고 와 속닥 속닥 혼잣말하는 연세든 분의
아득히 먼 기억 속 다 자란 자식 같은 효도의
빈 의자가 되고 싶습니다..
나름대로 일 년을 열심히 순종하며
따라준 많은 천진한 아이들의
짧은 휴식시간 같은
12월의 빈 의자이고 싶습니다
때로는 이해되지 않았던 것 뾰로통하며
싫고 좋았던 것들의 이유를 쉴 새 없이 떠들어대도
미소 띤 눈웃음으로 긍정하며
자랑스레 두 팔 벌려 말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이 아이들의 투서함 같은 넓은 이해의
빈 의자가 되고 싶습니다
오랫동안 보고 싶었던 사랑하는 친구가
문뜩 기다림으로 조바심하며 나를 찾아줄 때
물 묻은 채 두 손 잡으며 망설임 없이 포근히 앉게 해 줄
12월의 빈 의자이고 싶습니다
긴 세월 쌓아 두었던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그리움에 눈물 그렁그렁한 눈으로
떠는 수다에도 나만의 향기로 맞장구쳐 줄 수 있는
갈색으로 피어나는 헤이즐 커피 향 같은 우정의
빈 의자가 되고 싶습니다
혹여 어떤 이유에서건 나를 아프게 한
관계가 소원했던 사람들이
머뭇거리며 어색한 눈빛으로 주저하고 있을 때
선뜻 먼저 다가가 먼저 손 내밀어 앉힐 수 있는 용서의
12월의 빈 의자이고 싶습니다..
용서받기보다 용서하는 일을
먼저 하면서 진정한 사랑을 깨우치듯..
섭섭하고 서운한 것들은 뒤로한 채
다시 찾은 관계 회복을 위해 축복하는 평화의
빈 의자가 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한 해를 마무리하며
한해를 늘 많은 것으로 채워주시고
건강한 일 년을 책임 져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내 모든 일년을 뒤돌아보며
새해의 지혜로운 계획을 위해
조용히 두 손 모아 깨끗한 영혼의 모습으로
기도 할 수 있는 곳 맑은 내 영혼을 닮은
12월의 빈 의자이고 싶습니다..
새로이 밝은 다가오는 새해의 모든 일들을
용서와 인내와 사랑과 온유와 섬김과. 겸손으로
받아들일 희망의 많은 가능성을 위해
할 수 있는 한 모든 사람들을 마다하지 않고 받아주는 사랑의
빈 의자가 되고 싶습니다.
2009년 12월 9일 수요일
***
Happy Holidays !!! 일 년 동안 늘 사랑해 주시고
친구 해주신 모든 친구분들..
아름다운 12월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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