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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난날의 추억

정착역이 없는 기차

by 프시케 psyche 2020. 6. 28.

 

 

 

 

 

백화님이 기차에서 내리신 지도 며칠이 지났다

정처 없이 달려가는 기차 안에서

언제

 내릴지 모르는

자신의 종착역도 모른 채

기차에 남아있을 땐

내리는 사람만 우리는 알 뿐이다

누가 타고 누가 내리고

일일이 알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자신과 같은 칸에 앉은

가까운 사람들이 내리는 것을

종종 우리는 목격한다

때로는 안타깝게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먹먹하게

우리의 심정을 억누른 채

우리는 아직도

기차에 앉아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창밖의 풍경을

뒤로 한채

속력을 내어 지나가는 세월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지..

눈여겨볼 풍경을 무심결에

지나쳐 버리지는 않는지

세월을 산만큼 

우리는 창밖의 풍경을 보는데

열정이 다르지만

무엇이든 늘 새롭게 보는

생동감과 열정이 그립아

100년 만에 왔다는

개기일식도 순간 지나가 버리고

우리는 또 뒤로 지나가는 

하늘의 구름 보내듯

또 하루를 무심히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내일 이 기차를 내릴 수도 있는 것처럼

오늘 보이는 창밖 풍경을

마음껏 사랑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위해

눈을 열고 

마음을 열고

온몸으로 창밖을 내다보며

후회하지 않을

오늘을 살아야겠다

이 아침 내게 찾아온 이 시에게

감사해야겠다

얼마 전 기차에서 내리신 백화님께

안녕을 고하며

 

2017년 8월 22일 아침 7시 26분 

QT 후에 읽은 아침의 시

 

 

 

 

 

철도 우화

 

- Erich Kaestner-

 

 

우리는 모두 한 기차를 타고

시간 속을 뚫어 먼 길을 갑니다

우리는 모두 창밖을 내다봅니다

내다보는 데에도 

이제 싫증이 납니다

우리는 모두 한 기차를 타고 달려갑니다

어디까지 가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옆 사람은 잠자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한숨 쉬고 있습니다

또 한 사람은 쉴사이 없이

 지껄이고 있습니다

역 이름이 방송됩니다

해마다 날마다 달리고 있는 

기차는

언제까지나 도착할 종착역이 없습니다

우리는 짐을 풀고

짐을 싸며

무엇이 어떻게 된 셈인지

내일은 어디를 지날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문틈으로 들여다보는 

차장 입가에 애매한 미소가 

감돌고 있습니다

그도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합니다

요란스럽게 기적이 울고

기차는 

천천히 가다가 멈춥니다

죽은 사람들이 기차에서 내립니다

어린아이도 한 사람 기차에서 내립니다

어머니가 비탄에 젖어 웁니다

죽은 사람들은 말없이 

과거라는 이름의

플랫폼에 서있습니다

기차는 다시 달려갑니다

시간을 꿰뚫고

왜 달려가는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일등칸은 텅 비어 있습니다

뚱뚱한 사내 하나가

빨간 빌로드 시트에 

등을 기대고 앉아

괴롭게 숨 쉬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나무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한 기차를 타고

현재에서 미래로 여행합니다

우리는 모두 창밖을 내다봅니다

내다보는 미래도 이제 싫증이 납니다

우리는 모두 한 기차를 타고

달려갑니다

사람들 모두 각기 다른 차 칸에...

 

 

***

 

 

 

 

We are all in the same train

-Erich Kaestner-

 

We are all in the same train

And travel across time.

We look out,

We saw enough,

we all ride the same train.

And no one knows how far.

 

A neighbor is sleeping,

another complans

A third talks a lot.

Stations are announced,

The train that races through the years

Never comes to his goal.

 

We pack out, We pack one.

We find no sense,

Where we will probable be tomorrow.

The conductor looks in the door

And smiles to herself

 

He also knows not where he wants

He says nothing and walks out.

As the train whistles shrill how is!

The train travels slowly and hold still. 

The dead from rising.

 

One child gets out.

The mother cries.

The dead are silent

On the platform of the past.

The train travels, he races through time

And nobody knows why.

 

The first class is almost empty.

A fat man sits proudly

In red plush and breathes heavily.

He is alone and feels that a lot.

The majority is sitting from here on wood.

 

We all travel the same train

The present in-law.

We look out, We saw enough.

We are all in the same train

And many in the wrong coup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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