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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난날의 추억

여름 한낯 그 오랜 기다림

by 프시케 psyche 2020. 6. 28.

 

 

오래전 보았던

이창동 감독님의 영화

시에서 

이 시가 인상적이었다

이영화를 본 후

시가 더 가까이 내게로 걸어왔다

느낌을 그대로 적어놓은 글

시..

나이가 들어 시를 쓰고 싶어 하는

영화 주인공 미자가 

나와 오버랩되기도 했던

시사회였던가 영화배우 윤정희 씨가

입고 나온 한복을 보며

 

 

 

 

내 한복과 참 같은 색깔이기도 하다 하며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던..

얼마 있으면 추석에

그 색깔의 한복을 입어보아야겠다

이번 추석엔..

파란 저고리에 보라색 치마였던가?

아침 묵상을 끝낸 뒤

몇 개의 시를 읽다가

문득 이 시가 생각나며

한복이 입고 싶어 졌던 아침에

끄적여 본글

 

*** 

 

아네스의 노래

 

-이창동-

 

그곳은 얼마나 적막할까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좋아하는 음악 들려올까요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랫소리 들리고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을 까요

한 번도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을 까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 해야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이제 어둠이 오면

촛불이 켜지고 누군가 기도해 줄까요

 

하지만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검은 강물을 건너기 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상신을 축복하리

 

마음 깊이 나는 소망합니다

내가 얼마나 당신을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 까지도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랫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다시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2017년 8월 24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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