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보았던
이창동 감독님의 영화
시에서
이 시가 인상적이었다
이영화를 본 후
시가 더 가까이 내게로 걸어왔다
느낌을 그대로 적어놓은 글
시..
나이가 들어 시를 쓰고 싶어 하는
영화 주인공 미자가
나와 오버랩되기도 했던
시사회였던가 영화배우 윤정희 씨가
입고 나온 한복을 보며
내 한복과 참 같은 색깔이기도 하다 하며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던..
얼마 있으면 추석에
그 색깔의 한복을 입어보아야겠다
이번 추석엔..
파란 저고리에 보라색 치마였던가?
아침 묵상을 끝낸 뒤
몇 개의 시를 읽다가
문득 이 시가 생각나며
한복이 입고 싶어 졌던 아침에
끄적여 본글
***
아네스의 노래
-이창동-
그곳은 얼마나 적막할까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좋아하는 음악 들려올까요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랫소리 들리고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을 까요
한 번도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을 까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해야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이제 어둠이 오면
촛불이 켜지고 누군가 기도해 줄까요
하지만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검은 강물을 건너기 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상신을 축복하리
마음 깊이 나는 소망합니다
내가 얼마나 당신을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 까지도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랫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다시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2017년 8월 24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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