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Ike
-프시케-
그는 유리에 붙은 포스터의
여인들과 대화를 한다
세 여인이 나란히 붙어 있다 보니
4자 대화에도 끄떡없이 이어간다
키가 서글서글한 그 남자
어떤 여인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그는 혼자서도 이야기를 한다
누군가가 앞에 있기라도 한 듯
혼자 따져 묻고
혼자 결론을 내린다
어떤 문제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나는 아침마다
사탕이며 Breathe Refresher를
한 개씩 그에게 주었다
언제나 반갑게 인사를 하며
마다치 않고 받아 입에 넣는다
아무도 주지 않은 듯..
그 변변치 못한 사탕에도
웃음 짓는 그는
무엇을 가장 받고 싶어 할까?
그는 간혹
아이들에게도
놀림을 당하거나 맞기도 한다
아무도 편들어주지 않는다
경찰도 이제는 그의 존재를 아는 듯
별반 취하는 조치가 없다
아침이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앉아 있는 그는
세 여인과도 대화할 수 있고
혼자서도 1인 2역 대화를 할 수 있다
언제나 웃는
서글서글한 그의 눈매가 서럽다
내가 준 사탕에 대해
내가 준 Breath Refresher에 대해
그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자랑을 한다
이제는 그를 볼 수 없다
그곳을 지나가지 않은지
벌써 3개월이 지났다
딸내미가
Prom Propose 선물로 가져온
맛있는 초콜릿을 보니
생각 나는 그 사람, Ike
한 번도 이런 건 준 적이 없는데
그때 일부러라도 사다 줄걸
그랬나 보다.
그는 아직도
그리운 눈동자 글썽이며
그곳에 앉아 사탕 주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그의 이름은 Ike!
2018년 4월 25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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