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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난날의 추억

햇살과 정분 난 구름

by 프시케 psyche 2020. 7. 3.

 

 

 

 

 

 

 

 

 

 

정분 난 햇살과 구름

 

 

-프시케-

 

첫 번째 바람이 물었다

" 왜 얼굴이 그래?"

 심드렁한 나무가 이야기했다

"아침부터 하늘이 고장 났나 봐"

 

"그러게 무슨 일인데?"

두 번째 바람이 물었다

 

"내려오던 햇살을 누군가가 

붙잡아 매었는지

아니면 오는 길에 구름과 정분이 났던지.

아침 햇살이 내게 까지 오지 않았거든..

그래서  난 행복하지 않아"

 

 

 

"그럼 고장 난 하늘은 누가 고치지?"

세 번째 바람이 물었다

 

" 글쎄...

아마도 햇살이 구름과 눈 맞아 놀다

싫증이 나면.. 네게 비출 수 있을 거야

 

그래?

 

 

" 너는 어디 갔다 오니?

현관 앞에 햇살을 기다리며

심통 난 얼굴로  서 있던 복숭아나무가

 내게 물었다

 

 

"방금 세 개의 바람이 내게

고장 난 하늘에 관해

소곤거려 주었고,

햇살과 정분이 난 구름이 잠시 

한눈파는 사이

그 햇살은

방금 내가 보고 온

데이지 꽃 위에는  살짝 비추었었노라고

너에게 말할까 말까 망설이는 중이야"

 

 

 

 

 

*******

 

 

한 시간도 채 안 되는 산책에 

목이 마른 다올이 도

심드렁하게 따라나섰던

건희도

내가 복숭아나무와 나눈

이야기를 엿듣지는 않은 것 같다..

 

산책 후 

나른한 오후의 햇살이 

복숭아나무 위에 내려오면

살짝 귓속말로 물어봐야지

 

너는 구름과 무슨 짓을 한 거니?

 

하루 끝에 매달린 내 심술이 도졌나 보다

 

 

 

 

 

 

2018년 5월 18일 금요일

 

 

 

 

 

* 오랜만에 어제는 오후 늦은 산책을 했다..

다울이는 지쳐서

돌아오자마자 뻗었다

누워서도  숨을 몰아쉬기에

한참을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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