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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난날의 추억

호아킨 소로야의 바닷가 산책을 보며

by 프시케 psyche 2020. 7. 3.

 

 

 

 

호야 킨 소로야의 그림과 함께한 

바닷가 산책

 

 

 

-프시케-

 

 

하얀 포말을 품은 바다는 내 잠을 설치게 했다

긴 앞잠금 단추가 담긴 흰 드레스를 입고

하얗게 난 백사장 ..

마치 호아킨 소로야의 그림에 나오는

바닷가 산책이라도 연출하듯..

챙 넓은 흰 모자 위에 너울거리는 

시폰 스카프를 드리우고

앞 트임 사이로 비집고 나오는

발만 그림과 틀리다

 

아직 아무도 걷지 않은 해변을 걷다

멈춰 선 뒷짐진 

손에 들려진 

하얀 샌들에선 모래가 아직 서걱대고

아무도 없는 빈 해변에 서서

등위에 너울거리는 긴 머리 날리며

바다와 마주 서서

한참을 이야기했다

자맥질을 해 바다 깊숙이 들어갔던

파도가 방긋 웃음 짓고

또다시 저 깊은 심연으로 사라진다

혹여나 밀려올지 모를

인어공주를 기다리듯

망연히 바라보는 망망대해

인생의 매 순간

과연 후회 없이 살았는지에 대해

무채색의 내 심장이

빨간색이 아니라

하얀색이 된 느낌이다

 

잔잔한 파도를 눈에 넣고

깜박이며 내보내는

짠 눈물이 볼을 타고 내리면

보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한 그리움이

바다 위에 둥둥 떠있을 것 같아

손을 내밀어본다

잡히는 건 오직 그리움을 덧입은

회한이 잡혔다 그대로 흘러내린다

방금 전 씻은 얼굴 같은 

바다 바람을 잡아본다

모자람이 채움보다 더 인간답다고 

늘 자위를 하면서도

모자람을 채우기 위한

그 무수한 고픔을 향해

난 무엇을 했을까?

내 사연을 안고 스쳐 지나간

그  수많은 바람은

지금 어디에 머물까?

마셔도 마셔도 

목마름을 부르는

바닷물의 짠맛은 

그 많은 목마름을 채우지 못한 채

어떤 죄책감을 갖고 속죄하고 있을까?

말라붙어 소금이 될 때까지

앙금으로 남은 후회처럼

가슴 한쪽 아리게

서걱서걱 거친  알갱이로 나를 단죄하고

밀려갔다 내 앞으로 다가온 

또 다른 파도는 

내게 더 이상 웃지 않고 

저만치 밀려갔는가 싶더니

 

등 뒤로 떠오르는 햇살이

바다와의 대화를 시샘하자

모래 위를 살짝 적시며

짜디 짠 바닷물에 

신경 쓸 것 없다고

살짝 내  발목을  간지럽힌다

 

 

2018 7월 30일 월요일

 

 

 

* 그림은 구글에서 업어왔어요

제가 좋아하는 그림이라..

Joaquin Sorolla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