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찍은 앞뜰의 란타나 꽃
꿈에게 삼켜져 버린 내 아침의 시
-프시케-
잠에서 덜 깬
의식 속의
내 자아 속에
타인의 시들이
말을 건다
오직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
위안이 있다..
간혹
나도 그럴 때가 있다
타인들의 아름다움..
타인들의 모든 것들에
나의 모든 것을 잊은 채
위안을 받을 때가 정말 있다
타인의 시에서
타인의 칭찬에서
타인의 모습에서
타인의 미소에서
타인의 마음에서
타인의 그림에서
색다른 대화가
타인의 시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나도 커피 한잔 타들고
무작정
그 시가 마련한 탁자 위에
조용히 앉아
홀짝홀짝 그 대화를 들으며
꿈으로 씻긴 게 아닌
꿈에게 삼켜져 버린
어떤 아침을 깨우곤 한다
꿈에게 빼앗겨버린
내 아침의 시를
찾기 위하여..
*****
배가 고플 때..
아직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처음 대할 때와 같은 기분이 든 시..
시가 고파서 였을까?
허겁지겁 걸신들린 사람 마냥
이 시를 우걱우걱
음미할 틈도 없이
먹어버렸다 아침 대신
아...
이 포만감..
체하지 않을까?
좀 더 천천히 맛을 음미하며 먹을걸...
하게 만드는 시
많은 글 쓰는 이들은
어떤 단어들을 사용해야 할까
고민한다..
간혹 타인이 이미 사용한 단어들에
매료되는 때가 있다
타인의 시가 내게 말을 걸 때
그렇다
****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
-아담 자가예프스키-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
위안이 있다, 타인의
음악에서만, 타인의 시에서만
타인들에게만 구원이 있다.
고독이 아편처럼 달콤하다 해도
타인들은 지옥이 아니다,
꿈으로 깨끗이 씻긴 아침
그들의 이마를 바라보면,
나는 왜 어떤 단어를 쓸지 고민하는 것일까,
너라고 할지, 그리고 할지,
모든 그는 어떤 너의 배신자일 뿐인데,
그러나 그 대신 서늘한 대화가 기다리고 있는 건
타인의 시에서 뿐이다
2018년 8월 24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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