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엔 구름이 가득하고
금세라도 비가 내릴 듯한 날씨다
이불을 털어 뒤 포치에 내어놓고
(다올이 가 침대에 올라와 자는 날은
늘 이렇게 이불을 털고 햇볕을 쬐어준답니다)
햇볕이 나지 않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이 아침
이 시가 문득 내게 말을 걸어온다
평소 좋아하는 시이기도 하지만
왠지
내 부족함으로 인해
피우지 못한 꽃봉오리들은 없는지
내 게으름으로 인해
시들어버린 것들은 없는지..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많은 그 어떤 것들에게
오늘 아침 갑자기
미안해진다
그때 그 일이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들이
내가 주는 따뜻한 시선 하나로
피어날 예쁜 꽃이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 현종-
나는 가끔 후회를 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더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2018년 8월 18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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