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말이 주는 위안..
-프시케-
영준이가 어렸을 때
나는 아이와 숨바꼭질 아닌
장난기로
몰래 옷장 안에 숨곤 했었다
아주 어린 나이니
열심히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있을 때
몰래 옷장안에 숨는다
그러면 이상한 낌새를 차린
영준이는
처음에
"엄마?"
이러고 부른다
" "
아무대답이 없으면
조금 큰 소리로
"엄마~~?"
" "
그래도 대압을 안 하면
그다음엔
"엄마~~~ 으아앙~~"
하고 울음보를 터트리면
"까꿍! " 하면서
나타났던 날이 생각난다
오늘 어떤 분의 글을 읽었는데
어머니에 대한 시였는데
처음에 시작하는
엄마라는 단어를
엄청 많이 써놓은 걸 보자
갑자기
어린 아들과 장난치던 생각이 났다
이 이야기를 옆지기한테
했을 때
나보고 짓궂은 엄마라고
놀려댔던 기억이 난다
아이가 놀래라고
어린애를 그렇게 걱정하게 만든
엄마를 나무랐다
정작 영준이에게 물었더니
그 숨바꼭질은 생각이 안 나는데
아주 어린 나이
Walker를 타던 나이 때
엄마가 나가면서 문을 닫은 적이 한번 있었는데
(나는 기억이 없다)
엄마가 문 닫고 나간 게
그렇게 무서웠다는 말을 들었다..
그렇다
옆에 엄마가 없다는 것
엄마가 없을 때 느끼는
그 허전함과 두려움..
우리는 모두 어머니에 대한
푸근함과 안도감으로
늘 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따뜻하고
아늑하다
어떤 시인은
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이 난다고 했다
세상에
엄마라는 단어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의미를
포함할 수 있는 지를
알 수 있다
내가 엄마라고 불리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생각해본다
과연 나는 내 아이들에게
엄마다운 엄마였을까?
늘 부족하고 서툰 엄마
우리 아이들에게만큼은
좋은 엄마이고 싶었지만
글쎄..
아이들이 그렇게 생각해줄지는
미지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 엄마는
정말 좋은 엄마
예쁜 엄마
착한 엄마였다
우리 엄마의 엄마
외할머니도
내겐 정말 잊을 수 없는
자상하고 멋진
외할머니셨는데
나는 과연?
베고니아 향 그윽한
우리 엄마의 미소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듯
위로가 되는
엄마라는 말..
오늘도 엄마의
유머러스한 말투가
귓전에서 맴돈다
이번에 엄마가 오시면
여행도 하고 도토리도 줍고
(사실 일전에 오셨을 때
도토리 줍던 동네의 도토리나무는 새로 이사 온
주인이 잘라 버렸다.)
수다를 실컷 떨어야지..
영준이가
눈에 보이지 않는
엄마를 불렀던 그때처럼
나도 영준이 흉내를 내며 엄마를 불러 본다
엄마~
엄마~
엄마!
엄마?
그리운 엄마...
******
* 엄마 10월에 오신다
정말 많이 보고 싶은 엄마..
지난 2011 다녀가시고
다시 7년 만에 오시는
엄마..
영준이가
엄마가 없을 때 엄마를 부르듯...
나도 요즘 엄마가 보고 싶어
자주 불러 보았다
2018년 9월 21일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