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잔뜩 싸들고
어머님 오신 날
-프시케-
며칠을 설레며
어머님 오시는 날을 손꼽다
오시는 날 새벽부터 일어나
부산을 떨며
마음이 콩닥콩닥 기쁜
발걸음이다
동생과 함께
공항으로 가는 내내
옛날 어릴 적 이야기를 주고
받는 시간에
어느새 공항에 도착했다
1시간여 기다린 끝에
Family Service로
휠체어로 나오시는 어머니의
눈시울이 금세 빨갛게 물드시는 것이
보인다
애써 감추시는 모습에
내 눈시울의 눈물을 꿀꺽 삼킨다
다행히 너무 많이 늙지 않으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7년 전 다녀가셨을 때 보다
내려앉은 눈꺼풀만 빼면
피부 좋으시기로 소문난
어머니의 얼굴은 그다지 변하지 않으셔
한결 마음이 놓인다
어머니의 표현은
그다지 수선스럽지 않으셔서
그저 손만 잡고 웃으신다
공항에서 오는 내내
한국의 동생들 소식과
이런저런 친척분들의 근황을
보고 하신다
앞으로 계실 짧은 시간 동안
어머니와의 추억을 많이 쌓아야지
하는 마음은
굴뚝같은데
이것저것
멸치, 김, 치약, 커피,
된장 고추장까지 뭉치 뭉치
싸 오신 어머님의 정성스러운
포장을 뜯으며
또 눈물이 글썽
이곳에서 사도 충분한
속옷이며, 건희 영준이
옷까지 챙겨 오신
어머님의 사랑
동생이 챙겨준
얼굴 마사지 팩이며
작은 한복 노리개며
저고리 동정까지
알뜰히 챙겨 오신
그 사랑이
가슴 따뜻하다
건희가 다녀올 때
바리바리 싸주신 게
엊그제인데
또 뭉치 뭉치 가져오신
어머님의 주름진 손길이
다정스럽다
지나가는 말씀으로
이번이 마지막 여행이 되실 것 같다는
그 말에
밤새 베갯잇 적시며 잠든
오시는 날 밤이었다
오신 기쁨과
짧은 시간밖에 남지 않은
슬픔이 엇갈린다
2018년 10월 30일 화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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