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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난날의 추억

바람 구두를 신고

by 프시케 psyche 2020. 7. 8.

 

 

 

아침 물 주고 난 후

 

 

 

바람구두를 신고

 

- 프시케-

 

어느 시인처럼

 구멍난 주머니에 두 손 찔러 넣고

떨어진 낙엽위를 걷을까나..

갈색 챙넓은 모자 눌러쓰고

랭보의 별명인

바람구두를 신고

바람의 시가 되어볼까나..

 

 

조그만 돌을 주머니에 넣고

만지작만지작

보고 싶은 이를 떠올리듯..

그대에게서 불어온 바람 한 자락

내 가슴을 지나게 하고

지난가을 추억을

들어볼까나..

 

 

내게 와 말 걸어주는

하얀  구름에게 털어놓은

내 벅찬 사랑이야기를 

행여나 밤이 되어

별나라에서 온

어린 왕자에게 들려줄까 봐

싱숭생숭..

 

오늘도 반짝거리며

속삭이는 

별들의 비밀 이야기를

얼마나 오래

가슴속 깊이 묻어 지켜 줄까나..

 

 

 누구나 다 아는 

시인 랭보의 비밀 이야기를

혼자 아는 듯

아프고 슬픈 시인의

시를 읊으며

 

가을을 맞을 까나

 

가을틱한 바람구두를 신고

시폰 원피스 자락 휘날리며

가을이야기 뒤덮인

그곳 

나뭇잎 한두 개 떨어진

나무의자 위에 

앉아 랭보를 쏜 

베를렌의 질투의 빛깔은

어떤지

떠올려 볼까나..

 

 

 

오랜만에 지인을 따라

체육관에 가서 

운동을 했더니

온몸이 다 아프다.

가을바람으로 온몸을

어루만지게 하고  싶은 아침..

 

 

 

 

 

 

 

2019년 9월 12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