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물 주고 난 후
바람구두를 신고
- 프시케-
어느 시인처럼
구멍난 주머니에 두 손 찔러 넣고
떨어진 낙엽위를 걷을까나..
갈색 챙넓은 모자 눌러쓰고
랭보의 별명인
바람구두를 신고
바람의 시가 되어볼까나..
조그만 돌을 주머니에 넣고
만지작만지작
보고 싶은 이를 떠올리듯..
그대에게서 불어온 바람 한 자락
내 가슴을 지나게 하고
지난가을 추억을
들어볼까나..
내게 와 말 걸어주는
하얀 구름에게 털어놓은
내 벅찬 사랑이야기를
행여나 밤이 되어
별나라에서 온
어린 왕자에게 들려줄까 봐
싱숭생숭..
오늘도 반짝거리며
속삭이는
별들의 비밀 이야기를
얼마나 오래
가슴속 깊이 묻어 지켜 줄까나..
누구나 다 아는
시인 랭보의 비밀 이야기를
혼자 아는 듯
아프고 슬픈 시인의
시를 읊으며
가을을 맞을 까나
가을틱한 바람구두를 신고
시폰 원피스 자락 휘날리며
가을이야기 뒤덮인
그곳
나뭇잎 한두 개 떨어진
나무의자 위에
앉아 랭보를 쏜
베를렌의 질투의 빛깔은
어떤지
떠올려 볼까나..
오랜만에 지인을 따라
체육관에 가서
운동을 했더니
온몸이 다 아프다.
가을바람으로 온몸을
어루만지게 하고 싶은 아침..
2019년 9월 12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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