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비구비 고갯길을 따라...
-프시케-
지난 8월 11일에 기숙사에 데려다주고 난 후
3주 만에 건희를 만나러 갔다
데려다주고 오는 날부터 보고 싶어 하는
딸바보 옆지기의 성화도 성화지만
달아주고 온 커튼이 너무 빈약해 아쉬웠던 터라
2 패널의 커튼을 8 패널로 늘려 달아주려
커튼을 챙기고
조금 추워지면 입을 긴팔 몇 개와
중간중간 끓여먹는 라면 때문인지
수저세트가 필요하다고 한다
네 세트를 가져달라기에
아예 다섯 세트인 한 박스를 가져갔다
어렸을 적부터 교회를 같이 다닌 친구 희은이가
같은 대학에 가있기에
둘이서 자주 붙어 나니며 공부도 하고
같이 라면을 끓여 먹기도 하고 한국 주전부리를 한다고 했다
룸메이트인 윤서하고는 벌써 친해져서
늘 셋이서 같이 먹고
아빠가 바리바리 아마존에서 오더해 부쳐준
한국 과자들을 먹으며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기숙사 안에 조그만 카펫을 사다 깔아줬더니
한국식으로 그곳에 앉아 조그만 테이블을 놓고
먹거나 공부를 한다고 했다
희은이는 노동절 연휴라 집에 갔고
윤서도 연휴라 집으로 가서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 중이라지만
숙제로 내준 프로젝트를 끝내려고
기숙사에 남아있으니
엄마 아빠가 오는 게 시간을 아낀다기에
학수고대하던 옆지기와
주일 예배를 본 후
구불구불 고개를 넘어
(미국에서 이렇게 구불구불 고갯길은 처음이다...)
건희를 보러 갔다
갈비가 먹고 싶다는 건희를 데리고
대학 근처 D92 바비큐 한식집으로 갔다
갈비와 냉면을 시켜 먹었다
계란찜이며.. 치즈와 콘.. 그리고 버섯을
가장자리에 놓은 갈비구이를
정말 맛있게 먹었다
윤서와 희은이도 같이 있었으면
같이 먹었을 텐데..
다음 기회에 같이 먹기로 했다
식사 후 떨어진 물과 희은이가 잘 먹는다는
사과 주스를 사 가지고 기숙사로 들어가
빈약한 커튼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잠시 볼 수 있어서 행복한 순간을 뒤로하고
돌아서 오는 시간에
붉게 물든 저녁노을과 함께
벌써 건희가 보고 싶어 졌다
오늘 길에 본 키 큰 나무들이
노을에 잠겨 더욱 고즈넉해 보이는 저녁...
이 길을 어느 숫자만큼 왔다 갔다 할까를
이야기하며
구불구불 고갯길을
붉은 노을을 뒤로 뒤로 가르며
노을 속에 아른거리는 씩씩한
건희 얼굴을 뒤로하고
집으로 오니 오랜 시간 기다리던 다올이 가
꼬리를 흔들며 등을 대고 누워
쓰다듬어 달라고 애교를 떤다
2019년 9월 1일 저녁 건희를 보고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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