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성큼....
-프시케-
오랜만에
옆지기와 골프를 위해 Field에 나갔다
하늘이 정말 가을 하늘이다
선선한 바람과
고운 잔디의 초록을 보니
가슴이 확 트인다
정말 따갑긴 하지만 가을 햇살을 맞으니
조용하고 싱그러운 주위 풍경에 매료되었다
난 늘...Tee off를 하거나 Hole 안에 공을 넣는 것 보다도
초록 풀냄새.. 들꽃.. 하늘.. 바람.. 구름.. 나무..
이런 것들을 보는 기분이 더 행복하기도 하다
정말 가을이 성큼
내 눈에... 내 귀에.. 그리고 피부에 와 닿는다
카트가 달리며 다음 Hole로 옮겨가는 동안
얼굴에 와 닿는 부드럽고 신선한 바람이 정말 시원하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가을 햇살 또한 모든 것을 여물게 하는
그 고마움이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오랜만에 Field 나가 잘 맞지 않는 Golfing Time 에도
18홀을 도는 내내 자연과 함께했던 그 시간이 풀냄새처럼 싱그럽다
가을에 올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어느 시인처럼
마음속 행복한 시어들이 이곳저곳
내 마음속 깊은 곳으로 산책하는 것을 만끽한 하루다
당신이 가을에 올 것이라면
-에밀리 디킨슨-
당신이 가을에 오신다면
나는 여름을 훌훌 털어버릴 거예요
반은 미소를 지으며 그리고 반은 콧방귀 뀌면서
주부가 파리를 그렇게 쫓아내듯이
내가 당신을 1년 안에 볼 수 있다면
나는 매 달을 공처럼 돌돌 감을 거예요
그리고 각 서랍에 그것을 넣을 거예요
숫자가 섞일 것이 두려우니까
단지 수세기 늦춰질 것이라면
나는 내 손 위세 올려놓고 그것을 셀 거예요
빼고 또 빼면서 하면서 내 손가락이
밴 디먼의 땅에 떨어질 때까지
이생이 다 했을 때
당신과 내가 함께 있을 것이 확실하다면
나는 그 목숨 껍질처럼 벗어 멀리 던져 버리고
영원한 그것을 맛볼 거예요
하지만 불확실한 날개의
길이도 모르는 시간이
언제 나를 쏠지 모르는
도깨비 꿀벌처럼
나를 쿡쿡 찌르네요
2019년 9월 3일 화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