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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난날의 추억

by 프시케 psyche 2020. 7. 9.

 

 

 

 

 

 

 

 

 

 

 

 

 

 

 

 

 

 

 

 

 

 

 

 

 

 

 

 다올이 의 말없이 요염한 포즈

 

- 프시케-

 

 

아침에 출근을 하려고

화장을 하며 거울 앞에 서면

다올이 녀석은 옆에 납작 엎드려

" 아 , 또 나가는 시간이구나" 

라는 표정으로 흰자를 조금 보이는

불쌍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언제나 혼자 집을 보게 해

미안하다

아들 영준이는

혼자 집에 있게 하느니

늘 같이 놀아줄 사람이 있는 곳으로

입양 보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러면 의례히 

" 다올이 가 가면

엄마 아빠가 외로워..'

라며 말을 돌리지만

어떤 땐 정말 미안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주일 교회 가기 전

잠깐의 시간 동안

짬을 내 같이 눈을 맞춰주면

이렇게 요염한 표정으로

사진 찍게끔 포즈를 취하고

올려다보는 눈이

너무 예쁘고 귀엽다..

말을 못 하는 녀석이지만

얼마나 우리의 마음을 잘 읽는지 모른다

밤에 같은 침대에서 자지만

화장실이 가고 싶으면

늘 내손을 두드려 나가자고 하고

얼마나 영특한 지 모른다.

말을 하지 못해

말실수도 안 하고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으니

얼마나 좋을까..

시바타 토요 할머니의 시중에

말에 관한 시가 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다고 느낄 때

시인은 그 사람의 마음속으로 찾아가

지우개와 연필로

말을 고친다는...

요즘 부쩍 

말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별 뜻 없이 한 말도

듣는 이에 따라

잘못 해석해 듣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아프게 와 닿아 상처 받을 수도 있을 것이기에

오늘 시바타 할머니의 시를 읽으며

나도 말을 조심해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다올이 처럼 늘 말없이도

소통을 할 수 있는

침묵을 때론 배워야겠다..

 

시바타 도요 할머니의

"말"이라는 시를 읽으며

문득 어느 주일 아침에 찍은 다올이 의

요염(?) 한 포즈의 사진이

생각나서...

 

 

 

2020년 2월 8일 토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