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할머니의 시
"아들에게 I "을 읽으며..
-프시케-
시바타 토요 할머니의 시는
시원한 약수물을 마신 듯
마음이 시원해진다
찌든 마음이 치유되는 듯하다
오래전
아들에게 편지 쓰는 일을
즐겨한 적이 있다
그것도 일주일에 두 번
아이가 틴에이져일 때
방송국에 편지를 보내
간접적으로 듣게 했었다
그렇게 한 후
이메일로 다시 보내고
그리고 아들이 해병대 훈련을 받는
3개월 내내
하루도 빠지지 않고
훈련 스케줄을 옆에 놓고
편지를 쓰곤 했다
옛날 추억이 담긴 사진을
직접 손으로 그려
그 추억을 떠올리며
힘들어하지 않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으로..
아들 영준이에 비해
딸 건희한테는
그렇게 많은 편지를 쓰지 않은 듯하다
영준이는 아들이다 보니
학교 생활할 때도
걱정이 많이 된 것은 사실이다
혹여 친구를 잘못 사귀지는 않을까
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을 하지 않을까
왕따를 당하거나
인종차별을 받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유난히 많았고
건희는 아무래도 여자아이라
덜 걱정이 되었던 것 같다
(사실 여자아이들도 걱정될 텐데..
ㅎㅎㅎ)
여자아이들이
정신연령도 높고 뭐든
잘 알아서 뭐든 야무지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ㅎㅎㅎ
(영준이 들으면 섭섭하려나?)
왠지 오늘은
시바타 토요 할머니의
"아들에게 "라는 시를 읽다 보니
예전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아마도 영준이가
장교가 되었으니
훈련이 끝나고
해외에 근무를 한다면
이 엄마는 또 다른 노파심에
편지를 쓰지 않을까 싶다..
영준아.. 건희야.
언제나 엄마는 너희를 사랑한단다..
영준이와 건희한테 편지를 써 봐야겠다
아들.. 딸..
힘에 겨운일이 있으면
엄마를 떠올리렴..
다른 이와 맞서 싸우면 안 돼
훗날 자신이 미워진단다...
라면서..
2020년 2월 7일 금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