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HFEROznuoJM
* 국화 말리는 중..
* 오늘 아침에 찍은 Shape of My Heart 나뭇잎
안녕하세요? 이향숙 님..
오늘 아침 안개가 자욱한
정말 환상적인 새벽을 맞은 기분이
여전히 남아있는 아침입니다..
일전에 읽어주신 사연들은 늘
고맙게 듣고 있었답니다..
늘 김영 선생님의 안부 인사에 힘이 나곤 한답니다.
누군가에게 안부를 묻는 것..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새삼 느껴보는 날..
오늘은 제가 저에게 써본 편지를 보내드려 봅니다..
늘 누군가 나에게 편지를 쓴다면...
그 받는 기분이 행복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편지를 쓰곤 한답니다..
이 글과 함께 듣고 싶은 신청곡은요..
Sting의 Shape of My Heart를.
두 분과.. 저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과 제가 사랑하는 모든 분들
그리고 늘 수고해주시는 Staff 여러분 애청자 여러분과 듣고 싶습니다..
안갯속을 걷다...
(내가 나에게)
-프시케-
날씨가 많이 쌀쌀해져서..
초겨울 같은 느낌으로 안개 낀 운동장에서
하얀 입김 불어내며
걸어본 아주 상쾌한 아침이란다..
안갯속에서 운동하는 기분..
오래전.. 한강의 중지도
테니스장에서
물안개 낀 새벽에 치던 날들의
그 새벽이 생각나.. 너에게 글을 쓴단다....
그때 너는 참 멋졌는데..
안개는 확실히 우리에게 신비한
아름다움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행복한 아침이었어..
갑자기 안갯속으로 숨었다 나타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어느 시인의 싯귀절이 생각나는 거 있지..
나무 뒤에 숨는 것과 안개 뒤에 숨는 것이
얼마나 다른지..
그 시를 왜 그리 좋아하는지 모르지만..
나무 뒤에 숨으면..
인기척과 함께 곧 들키고 말지만..
가까움은 안개에 가려지고
먼 거리는 안개에 채워진다는.....
산다는 것에 비유한..
서로 가까이 있음을 견디지 못하고
멀어져 가는 사람들과
막상 멀어져 가면.. 그 멀어져 가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표현한 그 시가
오늘 아침 유난히 내 마음에 와 닿는 거 있지..
우리의 삶 속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다 고독하다잖아....
왠지.. 안갯속에선
그 고독조차도 들켜지지 않는
가림의 신비를
그 시인은 말하려 했나 봐..
안개가 우리 곁에 오래 머물 수 없듯이
사람 사는 것을
너무 멀지도 않게 너무 가깝지도 않게
적당한 간격으로 서서
서로를 바라봐야 하는 것의
미덕을 이야기하려 한 것일까??
안갯속에서 혼자인 것도
여럿인 것도 없다고 역설로 말하는
그 말이 나는 늘 마음에 와 닿는단다..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보면
여럿이 부대끼며 사는 것 같으면서도
알고 보면 늘 혼자이듯..
삶의 고독과.. 외로움을 역설하는 것
그것도 어쩌면 삶의 한 모습 같지 않니??
오늘..
안갯속을 걸으며.
잠시 생각에 잠기며
행복한 신비감에 빠졌던
이 아침이 행복해...
유난히 짙은 이 안개와 함께
사라졌다.. 보였다 하는
일루젼이 내 변덕 많은 마음 같다는 생각도 해봤어..
사람 마음속에는 자기만의 길이 있다잖아?
혼자만 걷는 자신의
삶의 오솔길이
이런 안개 낀 날엔 유난히
뚜렷하게
그 길은 아름다운 길이 되곤 하지..
산다는 건 그런 것 같아..
같은 길을 가면서도
그 길을 꽃길처럼 이 길은 내 길이야 하면서....
즐거이 걷는가 하면
불평하며.. 좁느니.. 돌길이니.. 투덜거리며
또 다른 길이 자기 길이었던 것처럼.. 후회하며
걷는 사람도 있다는 것...
이왕이면.. 같은 길을 걸으면서도 내가 심은
아름다운 꽃과 더불어 가는
아름다운 길을 걷고 싶어 난...
산다는 것은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구상하고
그 그림을 그려가며 완성해가는 는 것이 아닐까?
나중에 삶의 끝에서 완성된 그림을 보았을 때..
그 화폭엔 적당한 행복과 용서 사랑 겸손
또는.. 불행과 시련.. 미움.. 질투.. 고통.. 들이
골고루 균형 있게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그림이야 말로
아름다운 그림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가까이 가서 보면.. 고통만이 보일 수도 있고
아님.. 때론.. 행복만 더 좋은 색깔로
칠해져 있는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지..
그러나.. 한 두어 발짝 물러나 그 그림을 본다면
그 밝은 행복의 색깔도
불행과 시련의 다소 어두운 색깔 때문에
더 빛난다는 것을 볼 수 있잖아..
그래서.. 누구의 삶도 가까이서 보면..
잘못 칠해서 덧칠한 부분도.. 자기가 원하던 것을
그리지 못한 미완성 부분도 있게 마련일 거야..
그러나.. 조금 떨어진 발치에서
전체적인 조화를 보며.. 덧칠한 상처나..
미완성된 후회 같은 것은 눈감아주는..
우리의 삶을 바라보는
또 다른 현명한 방법인 것도 같아...
행복해 보이는 것...
불행해 보이는 것..
아마도 이것은 그 삶을 바라봐 주는
사람의 마음과도 연관이 깊겠지??
과연 내 삶이 내 화폭에 행복하게 그려질까??
사실 행복은 찾아다니는 게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가는 거라고 하잖아,,.
설사 오늘 행복이 안 그려졌다고.. 완성되었을 때
행복의 모습이 없으리라는 법은 없겠지??
지금은 행복한 것 같지 않았던.. 그 어떤 것이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행복이었던.. 일들도
많을 거라 생각해..
그래서.. 안개가 끼었을 때..
안개 낀 공원을 거닐어 보는 것...
이런 이 청명한 가을날...
길바닥에 떨어져 있는 고운 빛깔의
낙엽을 주워 보는 것......
수북이 쌓여있는 낙엽을 사박사박 밟아보는 것도..
생각하기에는..
작은 행복으로 우리 가슴에 와 닿게 하는 건
내 몫이어야 하지 않을까?
나 자신을 위해.. 또는 다른 사람을 위해
행복 만들기에.. 게으르지 않는다면..
최소한의 내가 만든 내 행복은
내가 만끽할 수 있으리라 믿으며..
오늘도 기다려지는..
어디선가 날아올 가을 편지를 기다리며..
내가 먼저 누군가에게.
가을 편지를 보내고 싶어서
이 글을 너한테 쓰는 거야.
살며시 내 갈색 가을 이야기를..
내 삶의 화폭 어디쯤에 그려질...
안개 낀 이아침을..
빈 작은 벤치에 앉아..
오래도록 앉아 너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어서.....
안개 낀 어느 멋진 가을날 아침
나에게.. 내가.....
2008년 11월 1일..
*****
아침을 행복하게 해 줬던
새벽안개가 아름다워
괜히.. 마음이 들떠있었던 날인 것 같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다른 사람들에겐 편지를 써왔어도
한 번도 나 자신에게 써 본 적이 없어
오늘은 제가 제자신에게 한번 편지를 써봤답니다..
여러분도..
두 달밖에 안 남은 이해가 가기 전에
자신에게 편지를 한번 써 보시지 않으시겠어요??
주소를 쓰고 우표를 붙인 후.. 우체통에 넣어보세요..
아름다운 가을 편지를..
각자 자신이 이런 편지를 받는다면
엄청 반가워하고 행복해하지 않을까요??
아름다운 11월 시작하세요.. 여러분...
2008년 11월 1일 토요일
캐서린에서
프시케 드림..
'마음의소리 > 끄적여본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시케는요 (0) | 2020.07.20 |
---|---|
외롭니, 친구야? (0) | 2020.07.20 |
그 미어지는 그리움으로 (0) | 2020.07.20 |
쪽두리꽃을 닮은 올케에게 (0) | 2020.07.20 |
어머니 ..당신을 사랑합니다 (0) | 2020.0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