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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편지들/방송으로 영준에게 보낸 편지

이런일 있어보셨나요?

by 프시케 psyche 2020. 7. 29.

 

 

https://youtu.be/Td9qeCz3CMY

 

*정오 엄마가 만드신 장어초밥
너무 예쁘지요?



김해영 님


안녕하시지요??
어제까지 비가 오더니.. 이제 그쳤네요..
화사한 화요일입니다..
겨우 마음이.. 환해진 오늘..
이런 일 있어보셨나요?
지난주 있었던 일을 적어봅니다.

***



주일에 있었던 일..
(No Matter What Happend, it was solved..! )



주일예배 후..
주일학교 청소년부 남학생들은 모두
각 학교에서 다음날 있을
축구 Try Out을 위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축구를 좋아하는 정오 엄마와
저는 가끔 아이들 틈에 끼어서 축구를 하곤 합니다
운동장이 넓은데도.. 그날은 다른 곳 잔디가 쉴 수 있게
못 뛰게 되어있는 운동장 말고 개방해놓은 몇 개의 운동장이
꽉 찼습니다.. 아마도 다음날 있을 Try Out 때문인 듯싶습니다
오랜만에 뛰어보니.. 날씨도 좋고 아주 상쾌한 기분으로
운동을 마칠 즈음.. 세상에나!!!
우리 영준이가 다리를 접질려 다리를 삐게 되었답니다..
맙소사.. 내일이 바로 Try Out인데.. 기다려오던 내일을 위해
열심히 한다는 게 그만.. 비가 온 관계로 운동장이 젖어있는 상태에서
축구화가 너무 깊이 박힌 바람에.. 턴을 하려는 마음과는 달리
발은 미쳐 빠져나오질 못하고 옆으로 꺾이고 말았습니다..
옆지기는 늘 같이 운동을 하다.. 마침 오늘은
다른 볼일이 있어 운동을 같이 못하고 볼일을 본 후
축구장으로  오고 있던 중
바로 그 사건이 있는 순간 전화가 걸려온 것입니다..


축구가 끝나고. 일전에 먹었던
장어 초밥을 맛있게 먹는 아이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재료를 사 가지고 오던 옆지기의 마음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습니다.
아파하는 영준이를 일으켜 세워 걸려보니
걸을만하다고는 하지만..
하루 자고 나면.. 발목의 붓기와.. 통증은 더할게
분명합니다.


아.. 왜 이런 일이..!! 하면서
별로 아프지 않다고 하는 영준이를 보고
조금은 안심하고 옆지기가 사 온 장어로
음식 솜씨 좋기로 소문난 정오 엄마의
맛깔스러운 손끝으로 탄생한 근사한
장어 초밥을 아이들과 즐겁게 먹었지만
마음은 내일 있을 Try Out 때문에 왠지 무거웠습니다..
그래도 너무 예쁘게 만든 장어초밥을 보며 먹는 시간에는
잠시 잊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정오네가 돌아간 후.. 찬 어름 찜질에다.
늦게까지 삔 곳을 진정시키면서도
하나님께 기도를 합니다..
내일 Try Out에 참가할 수 있을 만큼만
낫게 해 달라고요..


어떻게 되었냐고요??
아침에 일어나니..
발도 못 디딜 정도로 아프다고
걷지도 못하는 거 있죠..
오.. 하나님.. 하면서.. 너무 실망을 했지만
표현은 할 수 없지만 마음은 무겁습니다..
옆지기도 축구 Try Out에 참여하는 것을
불가능할 것이라는 눈치입니다..
아침 일찍 일단 축구 코치께 이메일로 자초지종을 써 설명한 다음 
그 편지 사본과 며칠 전에 해두었던 신체검사 한 서류와 함께 
영준이를 데리고 학교로 갔답니다..
코치분을 만나 오늘 말고 Re-try out을 할 수 있는지를 여쭸더니
만일 의사의 진단이 일주일 이상 더 치료해야 하면 힘들고
일주일 이내에 괜찮아질 수 있는 정도면 생각해 보겠노라고까지만
이야기하고 의사 선생님 소견서를 받아오겠다고 말씀을 드린 후
잔뜩 실망한 얼굴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해에 등록을 못하면.. 다음 해에는 너무 늦는다고 하는
옆지기의 말을 들으면서 걱정된 얼굴로
집에 도착해보니..
코치님께.. 메시지가 와있는 거 있죠..
일단.. 뛰지는 않더라도.
오늘부터 시작하는 연습에 참가를 하되 의사소견서를
기다려보고 괜찮은 상태라면 
다음 주쯤 영준이에게 Try Out 할 기회를 주시겠다고 합니다..
참여도 못해보고.. 기회를 잃을 뻔한 것보다
이렇게 시도해 볼 기회가 생긴 것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병원에서 찍은 X-ray 결과도 1주일 정도면 괜찮다고 합니다
요즘 별로 이쁜 짓도 하지 않은 저의 기도를 들어주신 것 같아.
얼마나.. 죄송하면서도 한쪽으론 마음이 흐뭇한지..
그러잖아도 주일에 있었던 어떤 언짢은 일로도 마음이 무거워 
제자신을 되돌아보며 이런저런 생각으로 마음이 착잡했었는데
그나마 그 코치님의 메시지로 제 언짢은 기분이 
훨씬 좋아진 순간이었습니다.

이일을 계기로... 생각을 해봅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예상치 않았던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고 
그 일들이 가져다주는 실망과 고통 또는 희망과 기쁨.
이런 일들이 교차하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모양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떤 일이든.. 나쁘게든.. 좋게든 그 순간은
지나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던 날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느끼는 것은
매 순간순간 이루어지는 그 순간들의 어떤 일에 따라
마음의 평안이 왔다가도 가고 슬픔의 순간이었다가 기쁨의 순간이 되는
참으로 간사한 사람의 마음을 경험하기도 한순간이었음을
지금 이 순간 이렇게 글로 고백하며 되내어 봅니다


영준이는 오늘부터.. 연습에 참여하고 있답니다
(뛰지는 않고 벤치에서 볼 수 있게 해 주셨지요..) 



여러분은 이런 일을 경험하신 적 있으신가요?
큰일을 하루 남겨놓고.. 일어나는 예상치 않은 일...
힘들 것 같았던 일들이.. 거짓말 같이 해결되었을 때
안될 것이라고 포기하는 것보다.. 일단 최선을 다해보는 것..
얼마나 열의가 있는지가 또한 일을 잘 해결할 수 있는 
한 방법이라는 것을 또 배우기도 합니다

그중에서 잘하는 친구들이 추천되어 선수로 팀에
가입이 되는 것이지만.
설사 가입이 못된다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며
기회를 잃지 않게 된 것에 크게 감사하고 있답니다..


이쁘고 맛있는 장어 초밥을 위해
재료를 사다 준 옆지기와 정말 깔끔하고 정갈하게
만들어 주셨던 (저는 옆에서 완벽한 조수를 했지요..)
정오 엄마께도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기회를 허락해준
영준이 학교 축구부 Head Coach 이신
Coach Burch 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이분들과 같이 듣고 싶은 음악은요...



Boyzone의 "No Matter What"을 김해영 님과
이 방송을 들으시는 애청자 여러분과 같이 듣고 싶어요..





행복한 수요일 되세요..




2010년 2월 2일 화요일 
캐서린에서 
프시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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