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모자들이에요
* 제가 좋아하는 빨간 모자
* 챙 넓은 바닷가 모자..
* 바닷가에서 썼던 줄무늬 모자도 거의 16년이나 되었지요
* 손뜨개 하얀 모자 낡았어요..
* 맨 마지막이 20년도 넘은 아식스 스키 모자..
안녕하세요? 문지은 님..
자주 오지 못했습니다
시간 때문이랍니다..
첫 그네 사연을 못 들어서.. 아직도 다시 듣기
기다리고 있습니다..ㅎㅎㅎ.
먼 곳이라.. 가끔 버퍼링이 생겨.. 늘 고생하지요..
오늘도 오랜만에 끄적 여 본글을 올려봅니다..
오늘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글과 듣고 싶은 음악은요?
Patricia Kaas의 "Black Coffee" 들을 수 있을까요??
문지은 님과.. 김해영 님.. 애청자 여러분과 함께 듣고 싶습니다..
모자를 좋아하는 여자
아주 어릴 적
어머님은 방학이면..
외할머님 댁에 저를 혼자 보내시곤 하셨습니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꼭 시골 외할머님댁에 갈 때면
예쁜 원피스와 모자를 사서 씌워 주시곤 하셨지요..
날아가지 않게 하기 위해
하얀 고무줄이 달려 턱밑으로 고무줄이 당기곤 했어도
그 모자를 벗지 않고
외할머님 댁까지 쓰고 갔었던
어릴 적 추억이 다시 살아나
저는 지금 아주 어릴적 소녀가 된듯합니다.
얼굴이 작은 사람이 원래 모자가 잘 어울리지만
이상하리 만치 모자를 좋아해..
어른이 되고 나서도.
쓸 일이 없는 사람이면서도
이런저런 모자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모자를 사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에 있을 땐.. 해외 지점으로 출장 겸 휴가를 갈 때면
가끔 옷과 매치를 시킨다고..
옷과 맞춰 사서 쓰곤 하기도 했었고.
여행지에서.. 특이한 모자들을 보면 사기도 했지만
실제적으로 미국으로 오기 전까진.. 그런 모자들을 쓸 기회가
여행을 할 때 말곤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미국 오기 얼마 전.. 회사를 통한 클럽 내..
부산 하얏트 호텔에서 초청을 받은 적이 있는데
달맞이 고개의 카페며.. 해변을 간다 하여
승마 바지 같은 흰 바지에 부츠를 신고 빨간 쟈켓을 입고 썼던
모자 위에.. 바람이 심하게 불었던 날씨 덕에..
얇은 실크 머플러로 모자를 고정시킨 후
애마부인이란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모자를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미국에 온후.. 햇볕이 유난히 강한
죠지아의 날씨 덕에
햇볕을 가리기 위한 손뜨개질을 한 챙이 작은 모자를 비롯해..
이런저런 챙모자와.. 털보자.. 골프모자.. 운동모자들
를 모으기도 하면서
바닷가를 갈 때면.. 해변 원피스와 맞는 색깔의
빨간 모자와 보랏빛 모자를 준비하기도 했고..
옆지기와 데이트할 땐.. 작은 밀짚 모자에
빨간 리본을 매고 써보기도 했던..
얼굴이 작지 않은 탓에 어울리지도 않는 모자를 쓰며
스스로.. 모자로 큰 얼굴을 가리는 거지.. 뭐..
하며.. 스스로 위안하기도 하면서..
모자를 참 좋아한 젊은 날들이
새록새록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아이를 갖고.. 더 모자 쓸 일이 없어지더니..
불어난 몸에. 바닷가에 갈 때도
나실 나실 몸에 맞는 예쁜 원피스를 입는 일도
드물다 보니.. 모자 쓸 일은 더욱더 줄어들자..
모자들은.. 챙 넓은 모자는 모양이 변할까 봐
가끔 벽장식용으로 쓰게 되는 것 빼고는 점점
옷장 깊숙이 자취를 감추어버린 모자들...
가끔 골프를 칠 때나 운동을 할 때.. 앞챙만 있는 모자들을
쓰곤 하던 즈음..
어떤 블로거님의 피아노 소품 감상후..
그리고 빨간 모자와 빨간 부츠가 어울렸던 어느 시인님의
사진을 보고.. 갑자기 모자가 그리워져..
이렇게 먼지 묻은 모자들을 꺼내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모자를 보며.. 모자마다 얽힌 추억들을 하나 둘 떠올리며
내내 행복했던 순간들이 새롭습니다.
싱가포르을 여행하면서 새들을 어깨에 올려놓으며
썼던 원피스와 세트였던 모자에서 아직도 새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태국에서 사원을 방문하면서. 짧은 흰 주름치마와 입었던
흰 손뜨개 모자는 아직도 제가 아끼는 모자랍니다
하와이 여행 중 썼던 챙 넓은 노란 모자는 지금은 다이닝룸
벽의 소품으로 변신해 있기도 하고
얼마 전 스케이트장에서 썼던 흰 털모자를 비롯해
오래전 한국에서 처음 스키 타며
내려오다.. 넘어진 추억이 묻어있는 아식스 줄무늬 털모자는
아마도 20년도 더 된 모자지만 간직하고 있답니다.
영준이가 뱃속에 있기 전 빨간 원피스와 빨간 모자를
쓰고 찍었던 빛바랜 사진을 앨범에서 다시 꺼내 보기도 하고
같이 여행 갔던 프랑스 아빠와.. 한국 엄마의 아이였던 6살짜리
바네사와 같이 수박 파라솔 앞에서 찍었던 사진 속 줄무늬 모자 쓴 사진을
다시 들여다보며.. 그 아이가 딸인 줄 알아 많은 이들이 물어보기도 했던
추억들.. 과감하게도 감색과 흰색이 섞인
옆줄무늬 원피스를 입고.. 꽃 달린 줄무늬 모자를 쓰고 찍은 사진을
볼 때는.." 아 정말 용감했던나.." 하며
미소 짓기도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욕심이 많아.. 영준이와 건희에게도 유난히 모자를 씌우기를 좋아해
어릴 때부터.. 모자란 모자는 다 씌워 보기도 하며
늘 모자와 세트로 있는 옷을 사기도 했던.. 극성 엄마.
영준이는 남자아이라 모자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고
이제는 점점 커지면서
어렸을 적 엄마가 하는 대로 잘 써주었던 건희에게
오늘 아침에도.. 차가운 날씨 핑계로..
하얀 모자와 하얀 머플러를 매어 보낸 저는
정말 극성 모자 팬 엄마겠죠??
2010년 2월 10일 수요일
캐서린에서
프시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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