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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소리/오늘은 이런일이.....

취한 배 대신 대추한알

by 프시케 psyche 2020. 11. 3.

 

 

 

취한 배 대신 대추 한알

 

랭보가 베를렌에게 처음 편지와 함께 보낸 시

 취한 배를 노트에 필사했다가

밤새 다시 컴퓨터로 필사를 열심히 했건만..

25 연의

100행의 시를

다 써놓았다가

컴퓨터 코드가 빠지는 바람에

다 날아갔다..

다른 것들은 자동으로 저장이 되더니

왜... 이 긴 시는

저장이 안 되었단 말인가?

ㅠㅠㅠ

 

 

아마도

다시 한번 더 음미하며

나의 인내심을 시험하려는

랭보의 깊은 뜻일까?

그래..

다시 또 써보는 거지 뭐

어차피 어려운 시라

여러 번 읽고 써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있는 그대로 느껴야 하는 시

취한 배..

 

차라리

장석주 시인의

짧은 시

대추 한 알을 써서

날렸다면

이렇게 속상하지는 않았을 것을..

 

 

대추 한알

 

장 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절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낱